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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최기춘
ㆍ작성일	2010-07-07 (수)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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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세이돈 신전에서
포세이돈 신전에서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반 최기춘

포세이돈 신전을 찾은 날은 2010년 4월 13일로서 터키와 그리스 관광 마지막 날이었다. 포세이돈 신전은 아테네에서 서해안 도로를 따라 버스로 약 한 시간거리(69Km)의 수니온곶 산 절벽위에 있었다. 8박 9일 일정의 여행이 끝나감에 따라 지치기도 했지만 가는 곳마다 흥미진진한 신화와 더불어 아름다운 경관이 여행길의 피로를 잊게 하기에 충분했다. 아테네에서 수니온곶까지의 해안선은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영국의 시인 바이런이 그리스의 아름다움에 반해 그리스 독립군에 지원 입대했다는 사실이 실감났다. 호메로스는 에게해를 포도주색 바다라 했다지만 내가 바라다 본 에게해의 바다색은 하늘빛과 같았다. 날씨가 화창해서인지 바다는 하늘색으로 더욱 맑고 깨끗하였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기거하는 곳임을 실감케 했다. 현지 가이드는 그리스 국민들의 환경의식도 높지만 바다를 관리하는 공무원들의 숨은 노력이 더 크다고 하였다.

포세이돈 신전에서 바라다 본 에게해는 더욱 아름다웠다. 포세이돈 신전에서 바다를 바라보노라니 금방이라도 포세이돈이 삼지창(三枝槍)을 들고 바람과 풍랑을 일으킬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하였다. 포세이돈 신전은 B.C 440~444년에 완공했다고 한다. 지금은 다 무너지고 17개의 기둥만 남아있지만, 도리안식 건축양식으로 6.1M 높이의 거대한 대리석 기둥만으로도 2500여 년 전 그리스 인들의 발전된 사회상을 상상할 수 있었다. 다 무너지고 기둥만 남아있는 신전을 구경 하려고 세계인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우리 일행이 그곳에 갔을 때도 지구촌 곳곳에서 온 사람들이 북적대고 있었다. 나라는 금융위기를 당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리스인들은 여유로워 보였다. 그들의 여유로움은 유구한 문화유산에서 나오는 듯했다.

이태리에서 온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면서 우리일행에게 카메라를 건네며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우리 일행 중 카메라를 잘 다루는 친구가 사진을 찍어 주었다. 학생들이 '아리갓또'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우리들은 곧바로 큰소리로 '대한민국'과 '김연아'를 연호했다. 함께 간 일행들도 사태를 파악하고 함께 연호했다. 이태리 학생들도 우리를 따라서 '대한민국'과 '김연아'를 따라 불러 서로 마주보며 한바탕 웃었다. 지구촌 어디를 가도 '대한민국'과 '김연아'를 아는 듯했다. 그리고 우리들과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해서 기념사진도 찍었다. 짧은 영어 실력이지만 함께 간 일행들이 손짓몸짓으로 우리나라를 알렸다. 이태리 학생들도 한국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는 듯했다. 한국에 가보고 싶다는 말도 했다. 이태리 학생들은 물론 그곳에 온 여러 나라 관광객들에게 우리나라를 알렸다는 생각이 들어 가슴 뿌듯했다.

아테네로 돌아오는 길에 전망 좋은 이름 모를 한적한 바닷가에서 내려 발을 벗고 바닷물에 발을 담구고 걷기도 했다. 외국여행 중에 맨발로 바닷가를 거니는 맛도 신선했다. 여행의 피로가 풀리는 듯했다. 그리스의 한국인 현지가이드는 고국 여행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했다. 언제 다시 에게해에 또 오겠냐면서 멋진 추억을 많이 만들라고 성화였다. 우리들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즐겁게 해주려는 노력은 물론, 외국 여행을 하면서 외국인들과 상대할 때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나라를 대표한다는 자긍심을 갖자고 한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아내는 고추장이며 김이랑 우리나라에서 가지고 간 물건들을 아까워하지 않고 가이드에게 주었다. 공항에서 헤어질 때는 여행객들이나 가이드나 모두 눈물이 글썽글썽했다. 외국으로 시집을 보낸 딸과 작별하는 모습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