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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송병운
ㆍ작성일	2010-09-01 (수)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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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씨앗을 심는 친구
꿈의 씨앗을 심는 친구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목요야간반 송 병 운

조금은 분주한 월요일 오전, 친구 S의 전화를 받았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 앞을 지나는 길이라며 커피 한 잔 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평소 자주 만나는 친구인지라 의아해 하면서 들르라고 하였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더니만 집안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조그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말을 하였다. 어려운 가정에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학생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달에 100만 원씩 내놓겠다는 것이었다.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기에 깜짝 놀랐고, 적어도 5년 이상 계속할 것이라는 말에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되었다.

사업을 하는 친구로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지만 때로는 지나치게 검소한 생활을 하여 부자라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필요 이상의 낭비를 싫어하여 사치스러운 복장은 물론이요, 음식을 남기거나 불필요한 전기가 켜져 있으면 나무랄 정도였다. 그러다보니 돈이 많으면서 너무 궁색을 떠는 게 아닌가 하여 싫은 생각이 들곤 했었다.

몇몇 친구 내외와 덕진공원에 간 적이 있었다. 연못을 가로지르는 구름다리 한 가운데 휴게실이 있다. 우리는 휴게실 옆 벤치에 앉아 아이스크림과 음료수를 마시는데 주변이 과자 봉지나 아이스크림 포장지 등으로 상당히 어지럽혀 있었다. 갑자기 그 친구는 매점에 가더니 검은 비닐봉지를 얻어와 주변의 쓰레기들을 담았다. 다른 사람들이 불쾌해 할 수 있다는 말을 하며 청소를 하는 것이었다. 교직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미처 그런 생각을 못하였던 내가 부끄러웠다. 그날 이후 그에 대한 이미지가 바뀌게 되었다.

그는 어려운 환경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었다. 가난 때문에 제대로 학교를 다니지 못했던 것이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진학 대신 목공소에 들어가서 기술을 배워 목수가 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엿한 건축자재회사를 운영하는 성공한 사업가가 되었다. 가난과 배움에 마음이 아팠던 그 친구는 돈이 없어 제대로 공부를 못하는 학생을 돕고 싶다며 소위 피눈물 나게 고생하여 번 돈을 흔쾌히 내놓으려는 것이다. 꿈의 씨앗을 심을 줄 아는 친구다.

홀어머니를 모시면서 세 명의 동생들을 거두며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면서 이렇게 좋은 집에서 좋은 음식을 먹으며 호강해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하시더라는 것이다. 제대로 먹이지도 입히지도 못했고, 공부도 시키지 못한 어미인데 이렇게 호강해도 되느냐며 눈물을 흘리시더란다.
“어머니,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어려움에 처했던 엄마들 중에는 자식들을 고아원에 보내거나 길거리에 버린 사람이 숱하게 많았는데, 어머니는 우리 4남매를 버리지 않고 모두 키워주셔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형제들이 흩어져 사는 고통도 겪지 않고 살았으니 세상 어느 어머니보다 훌륭하십니다. 어머니, 고맙습니다.”하며 달랬다고 하였다.

이런 말을 하며 목이 메어 눈물을 글썽이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아직은 이 세상이 아름답다고 생각하였다. 뉴스를 통해 돈 때문에 불효를 저지르는 폐륜아들의 소식을 접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내 옆에는 참으로 존경받을만한 어머니와 아들이 있다는 생각으로 마음이 훈훈해졌다.

돈이 많다고 효자노릇을 하거나 남을 돕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기에 진솔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꿈을 투자하는 아름다운 그 친구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 2010. 9.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