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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와 운조루

 

지리산은 우리나라 3대 명당 중 하나인 금환락지(金環落地)를 품고 있습니다. 해발 1506m 노고단에서 섬진강과 만나는 구례 들판, 특히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 일대가 그곳으로 예로부터 난세를 피해 사람들이 모여들었던 역사가 깊습니다. 일제강점기 인구 급증 기록(1918년 350명 → 1922년 744명)과 순천 장씨 부자 가문의 대규모 이주 구전이 이를 증명합니다. 옛 비기에는 이곳에 터를 잡으면 문무를 겸비한 후손이 번성하여 만 호가 살 수 있는 길지라고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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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적으로 한반도를 절세미인 형국으로 보았을 때, 구례 금환락지는 미녀가 무릎 꿇고 앉으려는 자세에서 금가락지를 풀어 놓은 옥음(玉陰)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이는 풍요와 부귀영화가 마르지 않는 생산 행위를 상징하며, 토지면(土旨面)**이라는 지명도 본래 '금가락지를 토해 냈다'는 토지면(吐指面)에서 유래했습니다. 지리산 선녀가 금가락지를 떨어뜨린 곳이라는 전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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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환락지의 풍수적 형국은 노고단 용맥이 섬진강을 감싸 안은 전형적인 배산임수이며, 강 건너 오봉산이 안산입니다. 이곳은 또한 도선국사가 풍수지리의 이치를 깨우쳤다는 우리나라 풍수지리의 탯자리이기도 합니다. 금환락지 일대는 다섯 가지 아름다움이 있다 하여 오미동(五美洞)이라 불렸는데, 오봉산의 기묘함, 오성을 이룬 사방의 산, 풍족한 물과 샘, 윤택한 풍토, 살기 좋은 터와 집을 의미합니다. 난세에는 지리산으로 몸을 숨길 수 있는 쌍학지지(雙鶴之地) 청학동으로 비정되기도 했습니다.


구례 금환락지의 대표적인 양택지는 운조루(雲鳥樓)입니다. 아흔아홉 칸 기와집 운조루는 삼수공 유이주(柳爾胄)가 7년에 걸쳐 지은 대저택입니다. 유이주는 무관 출신으로, 낙안군수 재직 시절 금환락지 명당에 매료되어 이곳으로 이주를 결정했습니다. 운조루 터는 '금거북이가 진흙 속에 묻혀 있다'는 금구몰니(金龜沒泥) 명당으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로 집터를 팔 때 돌거북이가 출토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이 때문에 거북이가 마르지 않도록 부엌 자리에 안방을 배치해야 할 구조였으나 거북이가 나온 곳을 습기 많은 부엌자리로 배치했다고 합니다.


오미동 구만리 들에는 금구몰니 외에도 다섯 가지 보물이 쌓여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다는 오보교취(五寶交聚) 명당이 함께 있어, 이곳 사람들은 서로 자기 집터가 명당이라고 주장하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이처럼 구례 오미리 일대는 풍수지리가 살아 숨 쉬는 땅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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