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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공순혜
ㆍ작성일	2010-01-09 (토)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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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과 함께 한 새해 새아침
클래식과 함께한 새해 새아침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반 목요반 공순혜

밝은 햇살이 물밀듯이 거실로 밀려들어 온다. 어디선가 까치소리라도 들릴 듯 상서로운 기운이 펼쳐진 아침이다. 마당 동백나무에는 아직도 눈이 얹혀있는데 금방이라도 봄의 전령사가 문을 두드릴 것 같다.
때마침 KBS-FM에서는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이 울려 퍼지고 있다. 나는 ‘베토벤’이 시냇가에서 ‘전원’을 작곡하고 있는 그림을 보고 있다. 그림은 나무와 풀이 우거진 시냇가에 ‘베토벤’이 힘없이 털썩 주저앉아 한 손에는 연필 또 다른 한 손에는 악보를 쓴 종이를 들고 있다. 그 옆으론 한가로운 양떼와 모자를 쓰고 바구니를 옆에 끼고 나뭇가지를 든 예쁜 아가씨 같은 목동이 서 있고, 저 멀리 언덕 위에는 성당이 서 있다.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광경이다.
실제로 1823년 ‘베토벤’이 귓병을 앓고 있을 때 다뉴브강의 오른쪽 하일리겐 슈타트에서 휴양하고 있을 때 소풍을 자주 나갔으며 그때 시냇가에서 이 ‘전원’의 악장이 떠올랐다고 한다.

1악장은 전원에 도착했을 때 느끼는 상쾌한 기분을,
2악장은 시냇가의 정경을 <나이팅게일과 지빠귀새가 주위를 날아다녔지>하고 표현했으며
3악장은 시골 사람들의 즐거운 모임 광경
4악장은 소나기와 폭풍이 몰아치는 모습
5악장은 폭풍이 지나간 후 기쁨과 감사의 목가적인 풍경을 작곡했다 한다.

새해 첫날 새아침과 잘 맞는 곡인 것 같다. ‘베토벤’은 1770년 독일 라인강 가 ‘본’에서 태어났다. 1792년 오스트리아 ‘빈’으로 가 작곡에 전념하여 제 5번 운명, 6번 전원, 9번 합창 등의 19c~20c 에 걸쳐 불후의 명 교향곡을 만들었다.
청각을 잃어 음악가로서는 치명적인 상처를 받았으나 이를 극복하고 명곡들을 작곡한 역경을 이겨내는 정신력과 집념을 보여준 그 모습이 사람들에게 깊은 감명을 준 음악가이다. 주위에 그를 흠모하는 여성들이 많았으나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 한다.

한 해를 마감하는 12월 마지막 밤인 어젯밤 자정에는 ‘베토벤’ 마지막 교향곡 9번 ‘합창’이 KBS교향악단 상임지휘자였던 ‘키타옌코’의 지휘로 인천오페라합창단과 함께 연주되었다. 웅장하면서 경건한 이 9번 교향곡 ‘합창’은 4악장 ‘환희의 송가’에서 ‘실러’의 시 ‘오, 친구여’ 이런 음을 말고 좀 더 즐거운 음에 소리 맞추세 좀 더 즐거움에 라고 노래하며 환희의 세계가 펼쳐져 모든 인류가 하나 되어 평화롭게 지내자는 내용이다. 절망 이후에 찾아오는 첫 새벽의 기쁨을 표현한 곡으로 송년의 밤에 연주되는 단골 레퍼토리다.

이외에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박쥐 서곡 ’도 꼭 연주되는 곡이다. 이 곡은 1874년 ‘빈’에서 초연되었으며 섣달 그믐날밤에 일어난 사건을 내용으로 한 곡으로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 경쾌하고 즐거운 왈츠곡으로 2막에 나오는 장소는 러시아 귀족 오를로프스키 공작집 파티장에서 팔케 박사와 함께 파티장에 온 아이젠 슈타인 백작이 가면을 쓴 백작부인 로잘린을 자기 부인인 줄 모르고 유혹하는 해프닝이 벌어진 장면을 노래하는 재미있고 유머러스한 곡이다.
사람은 누구나 완전하지 못하다. 내 잘못을 인정하고 남의 허물을 용서해주자는 메시지를 가진 곡이다. 송년의 밤에 딱 어울리는 곡이다. 바이올니스트 ‘김지연’의 ‘사라사테의 찌고이네르바이젠’ 연주는 2002년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카치니 아베마리아’와 ‘헨델의 울게하소서’의 연주회 때 보았던 맑고 앳된 숙녀의 티를 벗고 성숙하고 우아한 기품이 넘치는 섬세하고 부드러운 연주였다. 앵콜 곡 ‘예스터데이’는 내일을 기약해주는 차분한 분위기였다.
그 밖에 하프연주가 돋보이는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끼인형 중 꽃의 왈츠도 연주되었다.
끝곡인 요한 슈트라우스 1세의 곡인 라데츠키 행진곡은 라데츠키 장군의 개선 축하파티에서 연주된 곡으로 힘이 나는 경쾌한 곡이다. 이 곡을 들으면 손뼉이 저절로 쳐진다. 관람객 모두와 함께 즐겁게 연주회를 마감하기에는 아주 좋은 곡이다.

나도 1997년 가을 세종문화회관에서 ‘주빈메타’가 지휘하는 이스라엘필하모닉 오케스트와 협연한 첼리스트 ‘장한나’ 연주회와, 2003년 4월 1일에 서울 상암구장에서 역시 ‘주빈메타’가 지휘한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협연한 바이올니스트 ‘장영주’ ‘사라사테 카르멘판타지’ 연주회 때 앵콜곡으로 ‘라데츠키 행진곡’ 이 연주될 때 신나게 손뼉을 쳣던 기억이 생생하다.
특히 2003년 상암구장 장영주 연주회 때는 2002년 월드컵 열기가 가시지 않는 상암구장이었기 때문에 관람객과 빈오케스트라단과 지휘자 ‘주빈메타’는 모두 붉은악마응원단이 되었었다.
지휘자 ‘주빈메타’는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오케스트라단원은 붉은악마 머플러를 하고 우리나라 애국가와 오스트리아 국가와 월드컵 노래를 연주해 함께 손뼉을 치며 신나고 즐거운 연주회 감상시간을 가졌었다.
‘주빈메타’는 인도인이다. 40여년 이스라엘 필하모닉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가 되어 동양 특유의 힘과 안정감 있는 지휘를 한다. 나는 ‘주빈메타’가 지휘하는 연주를 즐긴다.
클래식 음악으로 지난해를 마감하고 새로 시작하는 올 한 해가 처음 시작과 같이 시냇가에서 숲속의 맑은 공기와 새소리를 여유 있게 들으며 맑고 고운 자연의 이야기를 마음껏 글로 썼으면 좋겠다.
그리고 또 한 해를 마감할 때 남의 허물은 용서하고 내 잘못은 부끄러워하고 반성하면서 거듭나는 삶 속에서 경건하게 평화와 환희의 송가를 부를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2010. 새해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