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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공순혜
ㆍ작성일	2010-01-09 (토)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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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축년 한 해를 보내면서
기축년 한 해를 보내면서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반 목요반 공순혜

인간은 평생 행복의 파랑새를 찾으려고 헤맨다. 그러나 행복의 파랑새는 산 넘어 멀리 있지 않고 바로 내 가까이 내 마음속에 있음을 ‘칼 붓세’ 는 알려주고 있다.
올해도 잡히지 않는 파랑새를 잡으려고 너나없이 헤맸던 한 해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가난한 이는 돈을 벌려고 애탔고, 부자는 더 부자가 못되어 애를 태웠다. 병든 이는 병을 고치려고, 건강한 사람은 아프지 않으려고 힘썼을 것이다. 또 마음의 상처가 깊은 사람은 아픈 기억을 잊으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세상사가 어찌 내 뜻대로 되던가? 부단한 노력과 자신과의 싸움, 보이지 않는 위대한 힘의 보살핌이 있어야 이루어진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살았다고, 후회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밝게 많이 웃었는가? 잠 못 이루는 밤이면 나는 낮에 있었던 속상했던 일, 상처받았던 일 때문에 자괴감과 상실감으로 다시는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할 것 같은 무력감에 빠져 웃음을 잃었던 때도 많았다. 그러나 아침에 밝은 햇살을 보면 살며시 웃음이 나오고 자신감과 힘이 생긴다. 밝고 따뜻함은 사람 마음을 포근하게 만들어 주고 이해와 용서의 너그러움을 베풀어 준다.

선(善)하게 살려고 노력해 보았는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이 또한 내 뜻대로만 되지는 않는다.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나의 생각과 행동으로 인해 상처 받은 이도 있었으리라. 인간은 자기는 착하고 잘못이 없는데 다른 사람 때문에 상처받고 악(惡)역이 된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뉘우치면 자기가 지은 죄를 조금이나마 덜어 주리라 생각한다.

마음을 열려고 애써봤는가? 마음을 열지 않으면 왜곡된 겉모습만이 눈을 흐리게 만든다. 진실이 보이지 않으면 소통이 되지 않는다. 소통이 되지 않으면 이해할 수도 없고 존중할 수도 없다. 서로 존중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뿌듯하고 행복할 수 있다.

2009년이 가고 2010년 새해가 온다. 날마다 시작되고 저물어 가는 하루하루지만 해가 바뀌면 무언가 새로운 소망과 각오를 다진다. 차분한 마음으로 계획을 세우고 또 다시 희망을 가져본다. 희망을 갖는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존재감이다. 존재감은 살아있다는 생명의 소중함으로 어려운 일이 닥쳐도 쉽게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는다. 희망은 힘겨운 삶을 지탱할 수 있는 힘이 된다.
따뜻하게 배려하는 열차가 되었으면 한다. 뉴욕 맨해튼과 외각을 잇는 통로 열차는 출발시각보다 1분씩 늦게 출발한다. 1870년부터 140년이나 계속되었다 한다. 1분이 늦어 중요한 회의에 참석하지 못해 운명을 그르치는 일이 없도록 하려는 배려에서란다.
느리지만 여유 있게 일하고 노력하여 성취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사람은 누구나 조금만 환경이 좋아지면 넘치는 습성이 있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이 넘침을 스스로 경계할 줄 아는 계영배(戒盈杯)의 지혜를 갖는 한 해가 되길 나 자신에게 부탁한다.
(2009.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