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삼대명택(三大名宅)'-조용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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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산대사는 금강산, 지리산, 묘향산에 대하여 웅장함(壯)과 빼어남(秀)이라는 두 가지 기준을 가지고 평가하였다. 금강산은 수이부장(秀而不壯)하고, 지리산은 장이불수(壯而不秀)하며, 묘향산은 역장역수(亦壯亦秀:웅장하면서도 빼어남)라고 하였다. 수십년 동안 전국 수백 군데의 명산을 직접 발로 밟아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다.


서산대사가 명산을 평가하였다면, 나는 우리나라의 명택(名宅)을 말해보고 싶다. 조물주가 만든 산도 볼만하지만, 인간이 만들어 놓은 집도 또한 볼만한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꼽는 우리나라 3대 명택은 강릉 선교장(船橋莊), 구례 운조루(雲鳥樓), 창녕 아석헌(我石軒)이다.


선교장은 현재 120칸의 저택이다. 무려 50m 길이의 일자형 행랑채, 집 뒤의 600년 된 소나무, 집 앞에 있는 활래정(活來亭)과 홍련, 그리고 집 옆에 있는 경포대의 풍광을 종합하면 '관동제일저택'이다. 관동지방이 우리나라 풍광의 제일이라고 하는데, 선교장은 관동의 아름다움을 대변하는 고택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집의 규모가 크고 웅장해서 '장급(莊級)저택'이란 이런 것이구나를 실감하게 한다. 가장 럭셔리한 저택이다.


구례의 운조루는 집 자체보다는 그 터가 장엄하다. 집 뒤의 배산(背山)이 바로 지리산 아닌가. 백두대간에서 내려온 지맥이 지리산에서 크게 융기하여 뭉쳤는데, 이 백두대간 기운이 집 뒤에 뭉쳐 있다. 집 앞을 감아 도는 섬진강은 은빛으로 빛난다. 그 가운데에 들판이 있어서 답답하지도 않다. 지리산과 섬진강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고, 들판이 있어서 배고프지도 않은 터이다.


창녕의 아석헌은 일명 '성부자집'으로 불린다. 집 뒤의 동산은 지네가 꿈틀꿈틀 내려오고 있는 형국이다. 이름을 붙여본다면 '지네가 닭을 마주보고 있는' 오공대계(蜈蚣對鷄)의 자리라고나 할까. 앞에는 화기가 충만한 756m의 화왕산(火旺山)이 집터를 보고 있다. 화왕산의 오른쪽은 삼각형 봉우리가 있어서 문필봉으로 작용한다. 집 앞으로 전개된 수백만 평의 '어물리 뜰'은 풍요와 호방함을 준다. 아석헌의 복원이 완공되면 약 200칸에 해당한다고 하니, 그 건물 규모도 선교장과 쌍벽을 이룰 듯하다. 성부자집은 선교장과 운조루의 장점을 모아 놓은 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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