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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오귀례
ㆍ작성일	2010-06-13 (일)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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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부부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반 오귀례

부부의 날인 지난 5월 21일, 기다렸다는 듯 남편은 시동생내외와 하루 여행을 가기로 했다. 평소 동서가 가보고 싶어했던 고 노무현 대통령 생가가 있는 봉하 마을을 찾아 갔다. 차창밖으로 보이는 산천초목은 예쁜 꽃과 푸른 잎이 춤추며 상쾌함을 더해주었다. 일찍 서둘러 갔지만 마을입구는 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자동차는 제자리걸음이었다.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모행사 때문이었다. 생가와 추모전시회 (유품, 그림, 조각, 판화, 사진 등)를 살펴보고 묘역과 생태연못, 봉하 들판, 봉화산을 둘러보았다. 참으로 공기가 맑고 산책하기에도 좋은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곳이었다.

가난을 딛고 선 소년의 꿈이 원칙과 상식의 한길로, 국민통합과 새로운 정치를 외치는 그에게 국민들은 ‘희망돼지 저금통’ 등을 통해 60억 원 넘게 성금을 모았다. 2002년 12월 19일 당당히 대한민국 16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대통령 재임시절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주고 정치, 경제, 사회 전반의 개혁을 단행하고, 특히 2007년 10월 2일 평양을 방문하여 10.4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를 한 단계 진전시켰다. 퇴임 이후 봉하 마을로 돌아와 농촌마을 가꾸기와 시민 민주주의에 대한 연구활동을 펼치던 중 2009년 5월 23일 서거라니……. 아직은 젊은데 권양숙 여사만 남긴 채 서둘러 스스로 하늘나라로 갔다. 대통령 사저는 적막할 정도로 조용했다. 밖에서만 볼 수 있는 큰 집이 쓸쓸해 보였다.

부부는 기찻길과 같다.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면서 때가 되면 주님 안에서 홀로 가는 천국길이다. 기독교에서는 한 생명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긴다. 남편은 벌이라면 아내는 꽃이다. 자녀들은 부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사랑 속에 자란다. 부부의 날은 하루만이 아닌 날마다 이어져야 한다. 오늘 즐거운 시간을 함께한 시동생 내외가 고맙고, 횟집에서의 늦은 점심이 맛깔스럽고 형제간의 우애와 사랑을 더해 주었다.

우리 부부는 사십년 가까이 살면서 조화를 이루기가 쉽지 않았다. 성격이 대조적이다. 활동적이고 술을 즐기며 마당발로 살던 그가 이순이 훨씬 넘어 변화를 가져왔다. 매일아침 함께 새벽기도를 다니며 몇 년동안 꾸준히 걷기운동을 했더니 나의 무릎 관절도 치유가 되었다. “술 취하지 마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으라.” 술과 담배를 끊고 새사람으로 거듭났다. 내가 나된 것은 주님의 은혜요. 믿음 안에서 다정한 친구같이 살면서 서로 감사한다.

부부의 의무는 서로 사랑과 순종이란 두 기둥이고, 변함없는 사랑의 윤리와 사랑의 원칙은 희생이다. 가족구성원이 서로간에 의무를 다할 때, 부모공경과 자녀사랑이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아름다운 사회, 든든한 국가가 세워지리라 믿는다.

(2010. 6.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