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더욱더 정든 고향 진안이 생각난다. 고향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고 눈에는 눈물이 고인다. 어릴 적 나의 고향은 너무도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곳이었다.
맑은 하늘은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백지였고, 그 위에 마음껏 손가락으로 예쁜 집도 그리고 꽃도 그리며 지냈었다. 우리 집 앞마당에는 나비와, 벌, 고추잠자리들이 많이 날아와 훨훨 춤을 추고 자태를 뽐내며 마음껏 놀다 가기도 했다.
대지가 넓은 우리 집은 아버지께서 무궁화나무로 울타리를 해놓으셨다. 그러고 보니 아버지께서도 꽃을 참 좋아하셨던 것 같다. 집안 텃밭에는 온갖 야채와 채소, 꽃과 과일나무가 두루두루 심어져서 우리 집을 아늑하고 행복하게 해 주었다. 특히 울타리 앞쪽에는 해바라기가 줄지어 예쁘고 탐스럽게 피고, 가을이면 열매도 풍성하게 익어갔다. 놀러 오시는 이웃들에게 어머니는 해바라기 씨앗을 한 줌씩 나누어 드렸던 기억이 난다.
우리 집은 동네 한 가운데에 있었기에 윗동네 아랫동네 사람들의 모임 장소이기도 했다. 오시는 분들께 어머니께서는 항상 먹을 음식을 대접하셨다. 천성이 고우신 어머니셨다. 집에 놀러 오시는 분들은 집안을 두루 구경하시며 볼거리가 많다고 하셨다.
집안에는 건물이 세 채, 하우스 세 동이 있었다. 한 동은 겨울에도 채소와 야채를 길러 먹을 수 있도록 아버지께서 튼튼하게 만들어 놓으셨고, 나머지는 소와 돼지 막에 넣어줄 볏짚과 소 먹잇감을 보관했고, 겨울엔 하우스에서 닭을 키우기도 하셨다.
우리 집은 제사가 많은 탓으로 일도 많았다. 그래서 먹을거리가 떨어지지 않았다. 농사를 많이 지어서인지 고구마며, 겨울철에 먹을 저장식이 많았다. 또 가축도 많이 키웠다. 소, 돼지, 토끼, 개, 닭 등 많은 가축들이 번갈아가며 새끼를 낳아 1년 내내 즐겁고 행복했다. 새끼들이 커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 6남매는 어린 시절을 재미있게 지냈다.
마을은 산으로 둘러싸여 밤과 다래, 으름, 고사리, 취나물 등 온갖 좋은 약재들이 많았다. 마을 앞엔 넓은 들판과 큰 냇가가 있어 수영도 하고, 물고기와 다슬기도 잡으며, 재미있게 지냈던 기억이 난다. 그땐 아이들이 참 많았다. 공기놀이와 비석치기도 하고, 고무줄놀이, 제기차기, 술래잡기 등 여러 가지 놀이를 하면서 놀았다.
초등학교 때 내 꿈은 선생님 또는 간호사가 되는 거였다. 아이들을 좋아했던 나 때문에 우리 집엔 늘 아이들이 몰려왔다. 함께 놀아주기도 하고 공부도 같이 하였다. 나에겐 그게 적성에 잘 맞는다고 생각했었다.
그 꿈은 오랫동안 지속되었고, 꿈을 놓지 않은 이상 그 꿈을 이룰 수 있었다. 결혼을 하고서 내 인생이 바뀌었다. 남편의 도움으로 나는 뭐든지 다 하면서 살고 있다. 대학문턱을 밟고, 교사 자격을 갖춰 유치원 교사도 되었고, 10여 년간 유치원 운영도 해보았다. 또 자격증을 갖춰 병원에서 간호사도 해보았다. 앞으로 내가 할 일은 노년사업이다. 어릴 적 어머니를 보고 배운 것이 웃어른을 공경하는 일이다. 내가 어렸을 때 마을의 어르신들께서는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 주셨다. 마을 회관에서 한문공부도 가르쳐 주셨고, 예절에 대해서도 가르쳐준 훌륭하신 분들이 많았다. 앞으로 내가 할 일과 어울리는 자격을 갖추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일찍이 돌아가신 부모님 대신 노인들을 보살피려는 것이다.
고향이 진안인 나는 부모님과 어르신들의 가르침으로 사회생활을 할 때도 진안 사람 나쁘다는 소리는 듣지 않았다. 진안 사람들은 인정 많고, 착하고, 마음이 따뜻하다. 불우한 일을 돕는데도 앞장선다. 내 고향 진안에서 성공하는 사람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성공하는 사람은 생각이 다르고, 행동이 다르고, 사고가 다르다. 1년 앞을 바라보는 사람은 꽃을 심지만, 3년 앞을 바라보는 사람은 나무를 심는다. 10년 앞을 바라보는 사람은 사람을 키운다고 했다. 성공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귀담아 들을 일이다.
부정적인 마음을 버리고 긍정적인 마음을 갖자.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갖자. 성공을 원하고, 갈망하는 사람은 끝내 성공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린 성공한 사람들의 발자취를 밟아가는 것이다. 그래야 내가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데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 믿는다.
언젠가는 꼭 성공할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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