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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이희석
ㆍ작성일	2010-03-29 (월)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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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그 생활의 동반자
연금, 그 생활의 동반자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이희석

나는 퇴직 전 3개월 동안 월급을 받지 못한 적이 있었다. 돈이 한 푼도 없어서 당장 생활이 난감했었다. 그런 쓰라린 경험이 잇는 내가 퇴직한 뒤 18년간 활기차고 떳떳이 노후생활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바로 생활의 동반자, 연금이 있기 때문이다.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감사의 마음이 들고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고마움을 느낀다. 내가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걸 행복하게 생각한다.
지금 매달 받는 연금이 200만원 좀 더 된다. 그런데 아내가 고혈압, 당뇨, 심장병, 관절염, 갑상선, 골다공증 등 몹쓸 병들을 전부 가지고 있다. 아내는 지금 만병백화점이다. 또 두 번이나 심장수술을 하여 많은 돈이 들었다. 연금이 없었으면 병으로 신음하는 아내를 어떻게 구할 수 있었겠는가?
내가 가진 것도 기술도 없으니 막노동을 할 수밖에 없었을 텐데, 늙은 내가 어디 가서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 평생 노동으로 먹고 살던 사람들도 일거리가 없어 새벽부터 인력공사 앞에서 진을 치고 일자리를 구하려고 아우성이다. 그러니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매일 근심걱정으로 이 나이까지 살지도 못하고 벌써 이 세상을 떠났을 지도 모른다.
퇴직 후 지금까지 노인복지관과 사설학원에서 스위스 포토샾, 영어회화, 건강체조 등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기고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반에도 다니면서 기쁨으로 충만한 노후생활을 즐기는 것은 공무원연금이 주는 혜택이다. 연금이야말로 현대판 효자다.
연금만 생각하면 기쁘고, 신바람이 난다. 사람은 가진 것이 있어야 용기가 나고 즐거움도 생기는 법이다. 노후에 이 연금이 없었다면 산다는 게 고통의 연속일 것이다.
내 아들과 조카들도 공무원이다. 나는 그들에게 현직에 있을 때 조금도 부정과 타협하지 말고 열심히 근무하면 노후가 보장되니 주는 봉급의 범위 안에서 생활하라고 당부한다. 퇴직 이후를 위해서 무리하게 저축을 한다든지 부정과 결탁하지 말고 주어진 업무에 충실하라고 충고한다. 부정에 연루되어 구속된다거나 입건이 되면 본인은 물론 가족도 그 불명예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는가?
우리나라가 경제대국의 문턱에 들어섰기 때문에 연금을 주어서 노후생활을 편하게 할 수 있게 배려를 하지 우리나라가 못살면 이러한 혜택을 어떻게 받겠는가? 그
나는 연금을 현대판 도깨비 방망이라고 하는 수필을 써서 수필가로 등단한 적이 있다. 연금은 쓰고 나면 한 달 뒤 또 반복하여 채워진다. 그 어떤 효자가 이렇게 하루도 어기지 않고 매달 용돈을 주겠는가? 그러니 이거야말로 현대판 도깨비 방망이라는 뜻이다. 늙을수록 돈이 있어야 즐겁고 활기찬 생활을 할 수도 있다.
나는 매월 25일을 무척 기다린다. 그날이 되면 흐뭇하고 생기가 돌며 억만장자가 부럽지 않다. 2남3녀의 자녀들은 다 성혼시켜서 그런대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내가 할 일은 다 했으니 이제 즐겁게 살아가면 된다.
나는 현직에 있을 때 내가 아니면 우리나라 사회질서가 무너지는 줄 알고 열심히 직무를 수행했었다. 전주시내 파출소장으로 근무할 때도 파출소 숙직실에서 잠을 자면서 근무를 했었다. 그 결과 퇴직 후 지금은 노후를 즐겁게 해주는 연금을 떳떳이 받게 된 것이다. 어떤 동료는 퇴직금을 연금 대신 일시금으로 받은 적이 있었다. 그는 요즘 기가 죽어 두문불출하고 산다. 그런데 연금을 받는 친구들은 모두 활기차고 보람된 노후생활을 하고 있다. 연금을 받으니 각종 모임에도 나가고, 애경사에도 적극 참여하며, 종교생활도 열심히 하는 등 사람구실을 하고 산다.
인생의 마무리를 아름답게 하기위해서 나는 3년 전부터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자전거로 4킬로미터를 달려가서 한 시간 동안 좌선을 한다. 이는 이제까지 살면서 지은 죄를 사죄하기 위해서다. 일찍 일어나서 활동을 하니 건강에도 좋고 정신이 맑아져서 하루 일과 중 가장 우선과제로 생각하고 계속한다. 수도에 들어가서 참회생활을 하고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생기면 도와주려고 한다. 이생을 잘 마무리하고 떠난 뒤 아쉬운 사람이 떠났다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