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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이애란
ㆍ작성일	2010-10-27 (수)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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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수요반 이애란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최근에 본 영화 제목이다. 참 기분 좋은 말이다. 좋은 사람을 만나 함께 음식을 먹는 일은 누구에게나 아주 즐거운 일일 게다. 기도한다는 것은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때로는 누군가에게 감사하고 싶기도 하는 의미로 다가온다. 사랑이란 주제는 아름다운 추억 혹은 꿈으로 남아서 항상 기분 좋게 한다. 제목만 보고 선택한 영화였다.
주인공은 여행 저널리스트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있고 겉으로 보기에는 자상하고 크게 허물 잡을 것 없는 남편과 함께 고급스러운 집에서 산다. 아쉬움 없이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자신의 생활에 갈증을 느낀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고민하던 주인공은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자연스러운 어울림에서 자기가 원했던 것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린 영화였다. 첫 여행지 이탈리아에서는 먹고 싶은 것을 실컷 먹는 것으로 일상에서의 탈출과 자유를 표현했다. 스스로 억압하는 것에서의 탈피를 먹는 것으로 시작했다는 게 신선했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살찔 걱정 같은 것도 내려놓고 실컷 먹어보는 것으로 자유로움과 만족감을 얻은 주인공은 다시 인도로 간다. 명상과 기도로 내면의 평화를 찾고 자신을 용서하고 화해하는 시간을 갖는다. 발리로 간 주인공은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며 자신이 원했던 사랑을 찾게 된다. 신나게 먹고 뜨겁게 기도하고 자유롭게 사랑하라는 영화 속의 이야기는 일상에서 벗어나기 힘든 많은 여심을 두드렸을 듯했다.
영화를 보면서 예전에 방송되었던 ‘엄마가 뿔났다’란 TV드라마가 생각났다. 주인공인 엄마는 엄마 일에서 쉬고 싶다며 가족들의 억지 동의를 얻어 집을 나갔다. 그렇지만 가족의 소소한 일에서 어쩔 수 없이 마음이 쓰일 수밖에 없는 엄마의 모습을 잘 표현했던 것 같다. 자신보다는 가족을 더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게 우리 여인네의 모성일 것이다.
가족들을 위해 혹은 사회의 어떤 일을 위해 자신을 낮추고 양보하며 일생을 살아가는 것은 남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열심히 살았지만 사회의 한 부품이 아니었나 하는 회의와 함께 잃어버린 자아를 찾고 싶은 욕구가 드는 마음도 마찬가지일 거란 생각이 든다.
영화에서는 성실하게 가정을 지키며 일해 온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의 마음을 받아들이기 힘든 남편의 모습이 나온다. 도대체 뭐가 힘들어서 떠나겠다는 건지 끝내 이해하지 못한다. 열심히 일하며 살아왔을 많은 남편들의 모습이 비슷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서로를 잘 알거란 생각 때문에 오히려 상대방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사람에게는 친절하고 예의가 바르면서도 가족에겐 격의 없이 대하다보니 상처를 내기도 한다. 사회에서 느끼는 소외감보다는 가족 간의 대화 단절에서 오는 상실감이 더 크다고 한다. 어렵고 소외되었다고 느낄 때 가족의 따뜻한 위로가 가장 큰 힘이 될 것 같다. 일상에서 벗어나서 한 번쯤 떠나보는 것도 멋진 일일 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가까운 사람과 함께 한다면 더 큰 용기와 위로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영화 제목에 '함께'라는 말을 붙여 보았다. ‘함께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훨씬 멋진 말인 것 같다.
따뜻한 햇살이 아름다운 가을이다. 창 넓은 찻집에 앉아 식구들과 국화차의 향기를 즐기며 마음을 나누고 싶은 날이다.

(2010. 10.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