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우리 집 10대 뉴스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딛은 한 해
-2010년 우리 집 10대 뉴스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반 최윤
2010년 한 해는 움직임이 많은 해였다. 작년에 비해 밖으로 많이 돌아다니고, 새로운 시도도 많이 해본 해였다. 특히 많은 여행을 다녀온 해였다. 그리고 내가 이루고자 하는 꿈을 향하여 한걸음, 한걸음 발을 내딛은 해이기도 하다. 지금부터 2010년 10대 뉴스를 정리해 본다.
1. 두 번째 해외 나들이, 캄보디아
난 신혼여행 때 필리핀 보라카이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 외엔 해외여행 경험이 없다. 그런데 이번에 두 번째 해외 나들이를 하게 되었다. 작년엔 몸이 좋질 않아 집에만 있었다. 그래서인지 올해에는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었다. 특히,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행 에세이 ‘먼 북소리’를 읽으면서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게다가 남편이 황금휴가를 받게 되어, 6월 2일부터 6일까지 3박 5일 간의 캄보디아 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캄보디아 앙코르와트도 인상 깊었지만 난 그곳의 사람들이 더 인상에 남아, 아직도 그 모습이 떠오르곤 한다. 아직도 아침 일찍 깨어 상쾌한 공기를 맡거나, 해질 무렵 하늘을 바라보면 캄보디아가 생각난다. 다시 한 번 그 곳에 가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2. 결혼 5주년 기념 제주도 여행
10월 30일이 결혼 5주년이어서 그 기념으로 남편과 제주도 여행을 하기로 했다. 여행의 주제는 ‘잘 먹고 잘 쉬기’였다. 그 주제대로 잘 먹고 잘 쉬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제주도 별미 ‘삼대 국수’가 먹고 싶다. 2박 3일의 여행 동안 반절은 남편과 잘 지냈고, 반절은 다툼으로 보냈다. 우리는 어차피 부부가 되었기에 앞으로 다투는 날도 있고, 좋은 날도 있을 것이다. 그런 교훈을 얻은 여행이었다.
3. 남편 정상문 회사의 가족 초청 행사와 교통사고
남편 정상문은 군산에 있는 ‘대우타타상용 자동차’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런데 그 회사에서 10월 22일에 가족초청행사를 열었다. 늘 남편이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사람들과 근무하는지 궁금했는데 그 궁금증이 다 풀려서 좋았다. 생각보다 근무 여건도 좋고, 사람들도 좋아보였다. 그날 남편은 자기 사무실로 데려가 자신이 어떤 일을 하는지를 보여주었다. 전 날 내게 보여주려고 깨끗이 책상 정리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이 하는 일을 컴퓨터로 보여주기도 했다. 오랜만에 남편이 자랑스러웠다. 김학 교수님께 칭찬하기 시간에 이 행사 이야기를 했더니 가족 백일장 대회를 열자고 사장님에게 건의해 보라고 하셨다. 나도 그런 대회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냥 먹고 마시는 것보다 글로써 남기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또 12월 27일 폭설이 내리던 날, 남편이 자동차 사고를 냈다. 차가 눈길에 미끄러져 자동차 앞쪽이 거의 폐차 수준이 되었다. 하지만 남편은 다친 곳이 없어서 천만 다행이었다.
4. 작가로서의 준비
사람에게는 소속의 욕구가 있다고 한다. 난 행촌수필문학회, 대한문학 작가회, 전북문인협회, 한국문인협회 등 4개의 문학단체에 가입했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자는 마음과 계속 이 길을 향해 가야겠다는 결심이 들게 하는 일이었다. 한 번 어떤 일에 빠지면 헤어나지 못하는 나의 성격을 잘 이용하여 좋은 글을 쓰려고 노력할 것이다.
5. 동생들 사업가로 변신
서울에서 잡지사 기자로 있던 동생 민과 전주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임용고시 준비 중이던 동생 윤민이 몇 년 동안 계획하던 일을 시작했다. 9월 21일에 둘 다 하던 일을 그만두고 과감하게 커피 전문점을 열었다. 동생들이 가게 인테리어도 직접하고 커피와 케이크도 직접 만든다. 개업한 지 넉 달 정도 되는데 잘되고 있어 다행이다. 서울이며 다른 지역에서도 인터넷을 보고 찾아온단다. 앞으로도 잘되길 빈다.
6. 큰언니 최상희 두 번째 여행기 출간
큰언니 최상희가 ‘제주도 비밀 코스’ 여행을 출간한지 1년 만에 두 번째 여행기 ‘강원도 비밀코스 여행’을 출간했다. 첫 번째 책에 이어 이번 책도 교보문고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다음엔 전라도 여행기를 준비 중이다. 언니 덕에 내가 살면서도 잘 모르는 전라도 이곳저곳 여행을 잘 할 수 있게 되었다.
7. 엄마의 수술
엄마가 안과에서 쌍꺼풀 수술을 받았다. 연세 탓인지 눈꺼풀이 내려앉는 것 같아 불편하다고 말씀하셔서 수술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엄마는 불편하신 것 같아 걱정이다. 그리고 위와 장이 안 좋은 것 같아 검사를 받았다. 하지만 결과는 정상이어서 정말 다행이다. 엄마가 빨리 건강해지셨으면 좋겠다. 정말 나의 가장 큰 바람이다.
8. 시부모님 환갑 여행
시부모님이 환갑을 맞으셨다. 난 뭘 해드릴까 고민하다가 1년 전부터 여행을 위한 적금을 들었다. 어디가 좋을까 생각하다가 평소 느긋하게 쉬질 못하시는 시부모님에겐 일본온천여행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처럼 푹 쉬다 오셨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생각대로 천천히 쉬면서 하는 여행이어서 다행이었다.
9. 행촌수필 18호 발간, 전주 사랑이야기 출판 행사
전주시립도서관이 발간한 《전주 사랑이야기》에 나의 <그 여자네 집>이 실렸다. 전주에 대한 추억과 이야기를 담은 글이다. 6월 18일에 전주시립도서관에서 출판 기념회가 열렸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의 이야기를 쓴 글이 실려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행촌수필 18호가 발간되었고, 행촌수필문학회 송년의 밤 행사가 12월 11일에 전주 호남성에서 열렸다.
10. 인공수정 실패
난 결혼한 지 5년이 되었다. 아직 아이가 없어 2009년부터 병원에 다니며 임신을 시도했다. 사실 아이 없는 삶도 살 수 있다는 생각이지만, 그래도 나와 남편을 닮은 아이가 하나는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병원에 다녔다. 남편과 나 둘 다 몸엔 이상이 없어 인공 수정을 시도하면 성공률이 높을 거라고 예상했으나 실패했다. 그 시기에 나로호 발사 실패 광경을 보게 되었다. 다른 사람 같으면 그냥 실패했구나 했겠지만 난 나로호와 내 상황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한다. 난 무언가를 이루려면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다. 하지만 간절히 원하면 꼭 이루어졌다. 그 오랜 시간과 간절함 뒤에 오는 기쁨은 쉽게 오는 기쁨보다 몇 배는 더 컸다. 아이 문제도 그럴 것이다. 내게 이 시간을 겪게 하는 데는 무언가 뜻이 있을 것이다. 소중하게 얻은 아이를 많이 사랑하고 잘 키우라는 교훈을 주는 것일 수도 있고, 이 시간을 활용하여 좋은 글도 쓰고 공부도 열심히 하라는 하늘의 뜻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 기다림이 즐겁기조차 하다.
2010년을 정리해 보니 행복한 한 해였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도 많이 했고,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났고, 많은 교훈도 얻었다. 2011년엔 무슨 일이 일어날까? 부디 2010년 만 같은 한 해였으면 좋겠다. 2011년은 토끼가 주인공이다. 토끼란 동물은 그리 눈에 띄지 않는다. 백호랑이, 황금돼지 같이 떠들썩하게 환영받는 동물은 아닌 듯하다. 그냥 조용하고 수수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나의 성격에 왠지 맞는 것 같은 토끼해에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날 것 같다는 희망을 가져 보며, 2010년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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