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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이수홍
ㆍ작성일	2010-04-29 (목)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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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갈매기(4)
부산 갈매기(4)
- 멸치도 생선이냐 -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이수홍

오늘은 부산에서 2주째 되는 월요일이다. 오전부터 비가 내렸다. 집에서 컴퓨터나 하려고 했는데 큰아들이 차를 가지고 와서 해운대로 향했다. 여러 번 바라만 보았던 광안대교를 달렸다. 광안대교를 볼 때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가 생각나서 달려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비오는 광안대교를 달리게 되었다. 2층 다리인데 해운대로 향하기 때문에 아래층으로 달렸다.

해운대에는 한국 최대의 해수욕장이 있다. 25년 전에 가보고 오랜만에 가보았다. 비 내리는 해운대해수욕장을 보고 멸치로 유명한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대변항으로 갔다. 해변에는 포장을 치고 생선을 널거나 멸치회로 손님을 맞고 있었다. 멸치는 말려서 볶거나 졸여 먹을 수 있고, 멸치젓을 담기도 한다. 생멸치로는 멸치찌게를 끓여 먹는다. 좋은 종류의 멸치는 생선회 등으로 날로 먹는다. 청어목 어류 중에서도 신선한 멸치회는 가장 맛이 있다. 식용 이외에도 가다랑어와 같은 육식어의 낚시 먹이로도 이용된다. 멸치는 한 나라의 대통령을 만들기도 했다.

나는 멸치를 유별나게 좋아한다.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자취생활을 할 때 멸치 졸임 한 가지로 일주일 내내 반찬을 했던 추억의 음식이어서 그럴 게다. 우리 집에서는 각종 국과 찌개를 끓일 때 멸치로 국물을 낸다. 멸치 졸임은 전자레인지에다 멸치를 볶아서 기름간장을 쳐서 만든다. 그냥 볶아서 맥주안주로 사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오늘 멸치회와 마른멸치, 미역귀를 사가지고 와서 멸치회로 회덮밥을 만들어 먹었다. 입에 넣자마자 녹아버리는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곁들인 소주 맛이 달짝지근했다. 누가 감히 멸치도 생선이냐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그야말로 생선 중의 생선이란 말이 절로 나온다. 멸치도 생선이냐는 말은 비록 작지만 맛이 있고 쓰임새가 많아서 하는 말이려니 싶다.
아내는 멸치 요리를 할 때 머리를 떼고 똥을 빼낸다. 나는 어두일미이고 똥이 아니고 내장인데 왜 빼느냐며 그냥 먹자고 한다. 국에 넣는 멸치도 버리지 않고 먹는다. 그랬더니 아주 작은 멸치를 사다가 요리를 하기도 한다. 결국 크지도 작지도 않은 멸치를 사다가 통째로 먹는다.

나는 멸치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멸치는 비록 보기에는 작지만 맛이 좋고 영양가가 높으며 쓸모가 많은 큰 생선이다. 생선 중에 꼭 있어야 할 생선이다. 우리 사회에는 꼭 있어야 할 사람, 있으나마나한 사람, 있어서는 안 될 사람이 있다. 꼭 있어야 할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우선 먼저 우리 가정, 내가 소속된 모든 모임과 단체에서 나부터 멸치 같은 존재가 되리라 다짐한다.
[2010.4.26.월.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