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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이의민
ㆍ작성일	2009-06-21 (일)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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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을 굽느 젊은이
붕어빵을 굽는 젊은이

안골 복지화관 수필 창작 반

전북대하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이의민

작년 가을 우리동네 아파트입구 네거리에 붕어빵집이 새로 생겼다. 주인은 미남 청년이다. 늦가을로 접어드니 아파트화단에는 낙엽도 휘날리고 날씨도 점점 차가워지니 을씨년스러웠다. 눈이 오려는지 먹구름이 밀려오고 바람 냄새가 심상치 않았다.

아닌 게 아니라 첫눈이 폴폴 내리고 있었다. 거리의 행인들도 옷깃을 치켜 올리고 오그라드는 종종걸으으로 갈길을 재촉했다. 붕어빵 장사는 추워야 장사가 잘된다며 장사채비에 더욱 바빴다. 스물여섯 살 젊은 붕어빵 장사는 대학을 나와도 할 일이 없어서 붕어빵 장사를 한다고 했다.

나는 그 젊은이가 대견해서 오며가며 잠시 쉬기도 하며 관심 있게 보고 있었다. 연극영화과를 나와서인지 비위치례는 해서 그런지 부끄럼없이 남들 앞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 장사의 승패는 목이 좋아야 하고, 태우지 않게 붕어빵을 구워야하는데 그것은 불 조절을 잘 해야한다는 것이었다.

젊은이의 손놀림이 익숙한 것으로 보아 처음 시작한 젊은이치고는 잘 해낼 것으로 보였다. 누구한테 배웠는지 몰라도 잘 배운 솜씨였다. 아파트단지 모퉁이 좋은 자리를 잡으려고 8월부터 물색하여 여기서 시작했는데 자리를 잡기 전에 행인이 얼마나 다니는지 눈여겨 보고 이 근처 아파트 동호수가 얼마인지를 알아보는 등 시장조사도 했다고 한다.

장사의 노하우는 한 달에 한 번씩 붕어빵 속을 바꾸고, 어묵국물은 멸치만 많이 넣는 게 아니라 북어도 통째로 몇 마리 넣어 푹 고와야 제 맛이 나고 술을 많이 드신 어르신들이 시원하다며 잘 드신다고 한다. 연구를 많이 한 노하우려니 싶다.

지금은 붕어빵도 체인점이 발달하여 모든 재료를 공급하여주니 그냥 굽기만 하면 되는 세상이다. 하지만 이 젊은이는 자기가 직접 재료를 만들어 맛으로 승부하려고 한다. 또 젊은이는 빵 기계를 세를 주고 사용하기 때문에 한 번에 큰 밑천 안 들이고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한창 잘 될 때에는 월 매출이 3~400만 원을 올리는데 오후 1시부터 밤 10시까지 장사를 한다. 장사준비를 마치고 오후 2시부터 본격적인 장사가 시작된다. 이 젊은이의 각오는 대단하다.

붕어빵장사를 한다고 사귀던 애인도 절교를 선언하고 동창 친구들도 하필이면 붕어빵장사냐고 비웃기도 했단다. 누가 뭐라 해도 자기에겐 꿈이 있기에 종자돈이 만들어질 때까지는 열심히 할 것이라고 했다.

종자돈이 만들어지면 벤처기업 사장이 될 거라며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나는 저녁 어둠이 깃들면 이 젊은이의 붕어빵을 사다가 손자들에게도 주고, 저녁에 간식으로도 먹으며 젊은이가 꼭 성공하기를 빌고 있다.

(2009.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