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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서상옥
ㆍ작성일	2010-05-22 (토)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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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하얀 절벽
잊을 수 없는 하얀 절벽

-영국 견문기-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서상옥

가도 가도 끝없는 초원의 나라, 지평선과 수평선이 함께 입맞춤을 하는 나라가 영국이다. 1인당 점유하고 있는 녹집률이 세계에서 제일이라할 만큼 넓고 넓은 들녘이 온통 푸른 초원이다. 양떼가 평화로이 몰려다니고, 젖소와 경주마가 옷을 벗은 채 마음대로 달리는 곳이 영국이다. 우거진 숲 사이로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벚꽃과 라일락 향기 속에 노란 수선화와 튤립이 봄을 한껏 즐기는 것만 같다. 더구나 해안에 있는 도시는 그림 같은 공원이다.

런던에서 남쪽 해안을 따라 전개되는 ‘레이스 링스’라고 하는 해변의 도시를 찾아 들었다. 해변에서는 벽돌색 자갈들이 손님을 반긴다. 붉은색이 바둑알 같은 조약돌이 발바닥을 간지럽혔다. 태양을 즐기는 젊은이들의 사랑스런 속삭임이 한 폭의 그림 같다. 술 취한 어느 노인이 팬티만 차고 벌벌 떨면서 파도를 타는 모습을 잊을 수 없다.

꺼멓게 낡아빠진 뱃집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상가나 거리를 혼잡하게 하는 장돌뱅이 같은 거리의 천사들도 볼만하였다. 바다의 꿈과 낭만이 피어나는 해변의 도시에서 생선으로 다져진 피쉬 엔 칩스(fish end chips)로에서 점심을 먹고 좁은 시가지를 빠져 나와 하얀 절벽을 자랑하는 아름다운 ‘이스트븐(Eastboume)' ‘하이트 크리프’를 찾아 갔다. 처음 길이라 네비게션의 안내를 따라 한없이 달렸다. 생각보다 도로가 넓지 않았다. 오랜 수목과 자연 생태계를 보호하는 국민성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끝없이 이어지는 초원과 유채꽃 단지를 지나 양떼들의 언덕을 넘어 겨우 석회암이 부서져 내린 하얀 절벽에 닿았다.

"야, 대단하다!" 깎아 세운 듯한 하얀 절벽이 출렁이는 파도와 함께 봄볕을 흠뻑 들여 마시는 것만 같았다. 넘실대는 파도 같은 절벽이 일곱 개나 되는 언덕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래서 일명 ‘세븐 시스터스’라고도 한단다. 정말 신기한 바다의 절벽이다. 신의 명령을 받아 무서운 파도가 큰 칼을 들고 하얀 절벽을 내리 깎은 것이 아닐까? 그 광대한 절벽이 하얀 속살을 들어내고 바닷바람을 마시며 햇볕을 즐기고 있었다. 석회석이 조약돌처럼 깔려 있는 해변을 거닐면서 꿈속에조차 꿈꾸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조각가의 솜씨로도 어려운 수석들이 유혹했다. 아주 재미있는 동화들이 그 속에 숨어 있을 것 같았다. 수많은 동물의 세계가 그려져 있었다. 흰 갈매기가 새끼를 품고 있는 장면을 한 점 몰래 보듬어 왔다. 어린 손녀가 깡충거리며 물 장난을 쳤다. 참 사랑스럽고 예쁘기 한이 없다. 처음 보는 것이라서인지 모두가 경이롭고 아름다운 관광이었다.

우리나라 제주도에도 신이 만들어 놓은 듯한 검은 절벽, 주상절리가 있지 않은가? 외국 사람들이 제주도와 같은 관광지에서 휴양을 즐긴다면 참으로 멋진 곳이라고 느껴졌다. 자연의 신비와 인간의 감성이 넘쳐흐르는 가슴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름다운 마을로 유명한 ‘코츠 월드(cots wolds)’를 찾았다. 아주 예스러운 고을이었다. 좁은 골목에 잡화상이 빼곡하게 들어 서 있었다. 정말 흥미로웠다. 보는 대로 상품을 구입할 수 없어 그저 아이쇼핑으로 관광을 마쳤다.

안사람은 가는 곳마다 탄성을 지르며 보는 것마다 욕심을 냈다. 그러나 정작 세일 상품이 아니면 사지 않는 약삭빠른 근성이 나를 웃겼다. 세일 판매는 세계 어디를 가나 손님을 유혹하는 최고의 수단인 것 같다. 속임을 당하는 것 같으면서도 명품이 50%세일이라고 하면 관심이 간다. 나 역시 건강약품과 몇 가지 선물을 구입하는데 도움을 받았다. 아무리 가볍게 다녀오리라 다짐해도 외국상품에 대한 호기심은 버릴 수 없었다. 국산품도 좋은 것이 참 많은데 왜 이럴까?

나는 국산품 애용을 강조하는 편이다. 독일제 쌍칼이나 스위스 시계, 프랑스 향수, 이태리와 영국제 가구만이 최고라는 우리의 사치성도 변화되어야 한다고 느꼈다. 우리나라 상품도 국제적인 제품이 많다. 조선소에서 만드는 선박을 비롯해서 자동차와 전자제품은 세계적인 제품이 아니던가? 그밖에도 의복과 가구 등 고급 생활필수품이 얼마든지 있지 않은가?

우리나라에도 제주도와 백두산, 금강산이 있다. 우리나라는 3면이 푸른 바다로 에워싸인 아름다운 금수강산이다. 우리민족의 젖줄인 한강이 흐르고 있는 한 삶의 맛과 멋을 즐길 수 있는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 아니던가?

( 201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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