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우리 집 10대 뉴스
두 손녀가 태어나고 등단 30년째를 맞은 경인년
-2010년 우리 집 10대 뉴스-
三溪 金 鶴
광복 65주년이자 6‧25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이며 경술국치(庚戌國恥) 백년인 2010 경인년은 어느 해보다 시끄럽고 불안한 한 해였다. 서해에서 해군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공격을 받아 침몰하는 바람에 우리 해군 46명이 목숨을 잃었고, 또 서해 연평도가 북한의 포격으로 큰 피해를 입은 슬픔의 한 해였다. 김일성,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이 3대째 세습을 하게 된 북한은 지금 후계체제를 굳히려고 혈안이다. 지난 10여 년간 비교적 자유로이 휴전선을 넘나들던 남과 북의 동포들이 다시 빗장을 꽁꽁 걸어 잠그고 으르렁거리는 적대관계로 변모하는 바람에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한반도를 감싸고 있다. 외국의 주요 언론들은 이 한반도를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아시아의 화약고라며 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가정적으로는 즐겁고 보람찬 일이 많은 한 해였다. 친손자 둘에 외손자 둘이 태어난 뒤 친 손녀 두 명이 잇따라 태어나 남녀조화를 잘 이루어서 흐뭇하다. 또 올해는 나의 등단 30년 기념 수필집을 상재한 해여서 더 뜻이 깊다.
1. 큰며느리 천지숙 딸, 민서(玟瑞) 출산
큰아들 정수와 큰며느리 천지숙 사이에 태어난 큰손자 동현이가 여섯 살 때에야 큰며느리가 임신을 하더니 지난 3월 4일 오후 6시 45분 드디어 손녀 민서가 서울 햇빛여성병원 409호실에서 태어났다. 키 50센티미터에, 몸무게는 3.22킬로그램이요, 혈액형은 B형이다. 손자 네 명이 태어난 뒤 처음으로 손녀를 얻게 되었다. 순산을 하여 더 기쁘다. 큰아들이 동현이 사진과 민서 사진을 메일로 보내주었는데 쌍둥이처럼 생겨서 누가 누구인지 분간할 수가 없었다. 오누이인데도 너무나 닮은꼴이어서 놀랐다.
2. 둘째며느리 최수영 딸, 윤서(潤瑞) 출산
둘째며느리 최수영이 둘째 아기를 낳았다. 유학생 남편 김창수와 큰아들 동윤이의 뒷바라지를 하노라 몹시 힘들었을 텐데 예쁜 딸을 순산해서 기쁘다. 이번 둘째는 출산예정일을 지나 12월 29일 오후 2시 36분 미국 필라델피아 주 피츠버그 시 병원( Magee-Women's Hospital of University of Pittsburgh Medical Center)에서 낳았다. 키는 50.88센티미터요, 몸무게는 2.79킬로그램이라고 했다. 제 어미를 닮아 피부는 하얗고 양 볼에 보조개도 파여 있단다. 메일로 아기사진을 보내주었는데 예쁘다. 올 한 해에 손녀를 둘이나 보았으니 참으로 행복하다. 미국에서는 아기 이름을 엘리샤(Elisha)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예쁘고 부르기 좋은 한국식 이름을 지어 주고자 남경 선생의 자문을 받아 김윤서(金潤瑞)라고 이름을 지었다. 남경 선생은 아주 좋은 이름이라며 칭찬을 해주셨다. 3월에 태어난 제 4촌 언니 이름을 민서(玟瑞)라고 지었으니 이들 사촌자매가 앞으로 우애하며 다정하게 살아가리라 믿는다.
이제 큰아들과 작은아들은 모두 1남 1녀씩 갖게 되었다. 둘째며느리가 어려운 처지인데도 둘째를 빨리 낳아서 기쁘기 이를 데 없다. 하지만 큰아들이나 작은아들 그리고 고명딸 모두 앞으로 하나씩 더 낳았으면 좋겠다. 두툼한 현상금이라고 걸어볼까?
3. 등단 30주년 기념 수필집 《수필아, 고맙다》출간
1980년 《월간문학》8월호에서 고 조경희, 원형갑 선생님의 심사로 <전화번호>란 작품이 신인상 당선작으로 뽑혀 등단을 했다. 그러니 2010년 올해는 나의 등단 30주년이 되는 해다. 그냥 넘길 수 없어서 등단 30주년 기념 수필집을 출간하게 되었다. 대한문학사에서 출간한 《수필아, 고맙다》는 63편의 작품을 6부로 나누어 담았더니 300쪽의 두툼한 부피가 되었다. 수필집으로서는 열한 권 째요, 나의 저서 숫자로서는 12권 째다.
4. 고명딸 김선경 서울 광운초등학교 교사 복직
고명딸 김선경은 지난해 4월 25일 둘째아들 안병훈을 낳은 뒤 1년간 휴직을 하고 모유를 먹이며 아이를 길렀다. 병현과 병훈 형제를 보살피느라 고생이 많았을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아이들을 낳아 기른다는 게 어려운 문제다. 10여 명의 아들딸들을 낳아 길렀던 농경사회시절의 어머니들이 얼마나 위대한 분들이었는지 이제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5. 베트남에서 열린 2010년 해외문학 심포지엄 참가
한국문인협회는 연례행사로 해마다 한 번씩 지구촌을 돌며 해외문학 심포지엄을 갖는다. 올해는 베트남 호치민시 동칸호텔(Dong Khanh Hotel)에서 6월 5일부터 11일까지 5박 6일의 일정으로 열렸다. 나는 이번에 아내와 동행하는 바람에 30여 참가 문우들의 부러움을 샀다. 해외문학 심포지엄 덕에 베트남을 남쪽부터 북쪽까지 두루두루 살펴볼 수 있었고,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까지 방문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여행은 견문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모름지기 수필가라면 일부러라도 여행기회를 자주 만들 일이다.
6. 사위 안준 과장으로 승진
신세계 E-마트에 다니는 사위 안준이 1월 과장으로 승진하였다. 축하할 일이다. 직장인이라면 승진과 봉급인상이 가장 기쁜 일이다. 해마다 호주나 미국, 캐나다 등지로 출장을 다니는 것을 보면 꽤나 중요한 보직을 맡고 있는 것 같다. 한 여자의 남편이자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으니 더 열심히 미래를 준비하며 살아야 하려니 싶다.
7. 월간 《한국수필》과 계간 《대한문학》 수필평 집필
문예지에 수필평을 쓴다는 것은 어렵고도 부담이 가는 일이다. 지난해에는 《월간문학》에 석 달 동안 수필평을 게재했는데 올해에는 월간 《한국수필》6월호부터 9월호까지 4개월 동안의 수필작품에 대한 월평을 썼다. 또 계간종합문예지《대한문학》에서는 2010년 한 해 동안 수필평을 썼다. 그 수필평을 읽은 독자들 가운데 머리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시하는 이가 몇 명이나 되었을까 궁금하다.
8. 둘째아들 김창수 퀄리시험 합격
미국 펜실베이니어 주 피츠버그 시에 있는 카네기 멜론 유니버시티에서 IT를 전공하며 박사과정 공부를 하는 둘째아들 창수가 지난 11월 퀄리시험(Qualifying Exam)에 합격했다. 그 시험에 합격해야 박사학위논문을 제출할 수 있고, Ph D, Candidate(박사 후보) 대접을 받게 된단다. 이 시험은 두 번밖에 치를 수 없는데 두 번 다 떨어지면 15일 이내에 학교를 그만두고 귀국해야 할 정도로 중요한 시험이라고 한다.
옛날에는 한국유학생이 20명 정도 미국에 유학을 가서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요즘엔 100명이 유학을 가더라도 80명이 퀄리시험에서 떨어지고 겨우 20명 정도만 합격한다고 한다. 퀄리시험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9. 한신스포츠센터 헬스클럽 등록
아침마다 인후공원에 오르내리거나 아중천 산책로를 걸어도 살과의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우리 아파트단지 안에 있는 한신스포츠센터 헬스클럽에 등록을 하였다. 6개월에 13만 원이었다. 이래저래 못가는 날도 많지만 나름대로 부지런히 다니면서 하루 1시간 반 정도 운동을 한다. 그곳에 가면 회원 2/3쯤이 여성들인데 젊은 여성들이 더 많다. 빼빼하고 날씬한 사람들이 많은 걸 보면 살을 빼러 오는 게 아니라 근육을 튼튼히 하려고 운동을 하는 것 같다. 운동을 끝낸 뒤 샤워를 하고 몸무게를 달아보면 몸무게가 오르락내리락 하여 재미가 있다.
10. JTV전주방송 <문화 香> 프로그램에 출연
등단 30주년 기념 수필집 《수필아, 고맙다》를 출간했다는 소식이 지방신문에 보도된 뒤 JTV전주방송 양화연 작가의 전화를 받았다. JTV전주방송 <문화 香>프로그램에 출연해 달라는 주문이었다.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309강의실과 오목대 그리고 우리 집 서재에서도 촬영하였다. 11월 24일 밤 11시 15분부터 25분 동안 방송되었다. 짜임새 있는 구성과 멋진 영상 그리고 MC의 차분한 진행이 돋보였다. 기대 이상으로 잘 만든 프로그램이었다. 많은 지인들로부터 축하전화를 받았다. 갑자기 내가 명사의 반열에 오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재방송도 편성되어 그 프로그램을 본 사람들이 많았다. 혹 보지 못한 분들이 있다면 JTV전주방송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문화 香> 프로그램 중 《수필아, 고맙다》를 열면 언제 어디서라도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다.
2010년 한 해도 조용히 넘길 수 없게 되었다.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이 국회 예산안을 날치기로 통과시킨 후폭풍 때문에 나라가 몹시 어수선하고 시끄럽다. 집권당 내부에서조차 불평불만이 쏟아지고, 야당인 민주당은 영하의 날씨에 거리로 나가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 와중에 경상북도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경기도, 강원도, 인천, 충청북도까지 번져 해당지역 반경 3킬로미터 이내의 소와 돼지들이 생매장되고 있어 가슴이 아프다. 억울하게 죽어가는 소와 돼지들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성싶다. 마침내 익산에서는 조마조마했던 고병원성 조류독감이 발생하고 말았다. 닭이나 오리들이 또 수난을 겪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러다가 우리나라의 가축들이 멸종되지나 않을지 큰 걱정이다. 말 못한 가축들이 참으로 불쌍하고 안쓰럽다. 이 무슨 비극이란 말인가?
우리 집에는 호랑이띠를 가진 식구가 세 명으로 불어났다. 큰아들과 두 손녀가 모두 호랑이띠다. 큰아들은 갑인생(甲寅生)이고 두 손녀는 경인생(庚寅生)이다. 호랑이가 세 마리이니 우리 집은 호랑이굴인 셈이다. 호랑이는 예로부터 동물의 왕으로 군림하면서 그 용맹성 때문에 사람들에게 위엄, 용맹의 표본으로 매우 신성한 자리를 지켜온 동물의 상징이라지 않는가? 결단력 있고 정열적이며 덕을 쌓으면 많은 사람 위에 설 수 있어서 정‧재계를 막론하고 대표적 우두머리들이 호랑이띠라고 한다. 앞으로 기대해 볼 일이다.
2011년 신묘년은 지혜로운 토끼의 해다. 제발 다가오는 토끼의 해는 사랑이 넘치는 해, 평화가 출렁이는 해, 서로 돕는 상생의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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