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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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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사회와 민주주의의 역설
위험사회와 민주주의의 역설  
윤 지 관 (덕성여대 교수, 문학평론가)  


 올해도 어김없이 새해의 태양은 솟았지만 ‘희망’이니 ‘기대’를 말하기에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 너무 어둡다. 오랜 고통과 힘든 싸움 끝에 이룩한 민주주의의 수준이 최근 급격히 추락하는 가운데 표현과 집회의 자유라는 기본권마저 억압받는 지경에는 군부독재의 잔영조차 어른거린다. 민주주의의 퇴행은 정치 차원만이 아니라 경제 차원에 맺어져 있기 때문에 더 심각하다. 중간층의 몰락으로 양극화는 극심해지고 세월호 침몰의 처리 과정이 여실히 보여주듯 집권세력은 진상을 밝히고 국민의 안녕을 보살피기보다 기득권 보호에만 골몰한다. 대다수 국민은 극도로 악화되는 노동조건 속에서 살벌한 생존경쟁의 현장에 방치된다.

국가가 언제 침몰할지 모르는 위험의 징후들

 한국이라는 국가가 언제 침몰할지 모르는 위험사회가 되고 있는 징후는 도처에서 발견된다. 일촉즉발의 무장상태로 대치 중인 남북은 화해와 협력의 노력을 팽개친 지 오래고, 전 국토를 오염시킬 위험을 안은 노후핵발전소가 멈추기는커녕 탈핵과 재생에너지로 방향을 돌린 서구의 추세와는 반대로 원전중시정책은 더 강화되고 있다. 무리한 부양책으로 경제는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빚더미에 올라 있고 학문의 전당인 대학 캠퍼스조차 위험공간이 된 것이 지금 현실이다. 자율성이 생명인 대학을 얼마나 옥죄었으면 국립대의 중견 교수가 대학민주주의를 외치며 본부건물 옥상에서 투신했겠는가?

 청년들이 ‘헬조선’이라는 신조어로 암울한 한국사회에 대한 분노와 조소를 쏟아낸 것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여기에는 지금 이곳이 희망이 사라진 고통과 좌절의 장소이고 마치 봉건왕조와 같은 신분사회라는 냉소가 실려 있다. 한겨레신문 신년호가 청년세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청년들이 ‘최근 한 달 사이 가장 자주 느낀 감정’은 무기력(26.0%), 무감각(13.5%), 좌절(13.0%) 순이었다. 활력이 상실된 죽은 사회를 명징하게 보여주는 지표다.

 ‘헬조선’의 기원을 따지기는 쉽지 않지만 이 절망의 정서가 청년층에 광범하게 자리 잡은 근저에 사회 양극화와 공고해진 기득권 구조가 도사리고 있음은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그리고 생존을 위한 지옥과 같은 상호경쟁을 부추기는 수구 정치세력이 그 동인(動因)이라는 점도 그렇다. 결국 극우에 가까운 보수정권이 연이어 집권한 탓에 그동안 어렵사리 이룩한 소통과 나눔의 공간이 무너짐으로써 한국사회는 비탄과 분노가 들끓는 아수라장이 된 것이다.

 그러나 통탄스러운 것은 이 모든 ‘헬조선’이 다름아닌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진행되어왔다는 사실이다. 기득권을 수호하는 보수정권을 선택한 것도 이를 유지시켜온 것도 결국 국민이란 이름의 선거권자인 것이다. 물론 현 정권의 탄생부터가 민주주의의 기본규칙을 위반한, 국가정보기관을 선거에 동원하는 불법을 저지른 결과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불복’이라는 레테르가 그 모든 문제 제기를 함구시키는 힘을 가진 것이 바로 민주주의의 역설이다.

‘헬조선’을 벗어날 길도 결국 선거를 통해

 그렇다면 이 잘못된 선택을 되돌릴 힘이 국민에게 주어져 있는 것일까? 민중에 의한 지배라는 민주주의의 본질은 그렇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민주주의를 작동시키는 틀로서의 법과 제도는 권력의 ‘보존적 폭력’은 보장하지만 주권자인 국민의 ‘정초적 폭력’은 허용하지 않는다. 물리적 수단으로서의 혁명이 불가능한 민주사회에서 국민이 권력을 창출하는 수단은 선거밖에 없다. 다가오는 총선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그 때문이며, 정권교체를 명분으로 한 제1야당의 분열도 시민들을 변화의 주체로 불러내는 기획의 일환이 될 수 있다면 부정적으로 볼 일만은 아니다.

 ‘헬조선’의 분노와 좌절감이 자칫 정치 무관심이나 냉소주의로 귀결되지 않도록 경계하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선거라는 관문을 통과해야하기로는 현 집권세력도 마찬가지인 까닭에 청년들이 탈정치화되는 것이야말로 이들이 원하는 바다. 선거가 ‘헬조선’을 만들어낸 기계장치라면 그것을 벗어날 길도 바로 그 선거에서 열릴 수밖에 없다. 아무리 현실정치가 실망스럽더라도 선거를 외면하면 결국 ‘헬조선’은 우리의 ‘불가역적’인 운명이 될 수도 있다는 것, 그것이 민주주의의 굴레이자 업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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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윤지관
· 덕성여대 영문학과 교수
· 문학평론가
· 한국대학학회 회장

· 저서
〈민족현실과 문학비평〉 (실천문학사)
〈놋쇠하늘 아래서-지구시대의 비평〉 (창비)
〈세계문학을 향하여-지구시대의 문학연구〉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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