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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우전 임원식

ㆍ추천: 0 ㆍ조회: 936

울지 않는 종
[울지 않는 종(鍾)]

우전 * 임 원 식

종소리를 주십시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을 깨우고
사랑의 말씀을 들려주던
종들이 울지 않고 있습니다

종소리를 주십시오!
도시와 농촌, 가는 곳마다
밤이면 십자가 불빛이
잠자리 떼처럼 하늘을 수놓고
교회당 구름 위로 치솟아도
빈 가슴을 채우는 종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종소리를 주십시오!
탐욕과 허영에 눈이 멀고
하늘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가난한 이웃들에게 귀를 열어
종소리를 들려주십시오

길을 열어 주십시오!

[해설 이용대 시인]

종소리는 그 묘한 울림과 파장으로
정신을 맑게 해주고 마음을 가라앉게 한다
그래서 동서양을 막론하여
도처에 종을 만들어 걸고 울렸다.
사찰이나 교회, 성당의 종소리는
교리를 떠올리게 할 뿐만 아니라
예언이나 경계를 상기시키는
교훈적 상징 소리로도 통한다.
시인은 현실적으로 잘 들을 수 없어진
종소리를 몹시 그리워한다.
그것은 탐욕과 허영에 눈멀고
하늘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길 잃은 영혼을 향한 사랑의 소리였고
위로와 구원을 위한 부름의 손짓이었다.
종소리가 사라진 거리에서
이제는 십자가도 잃게 될까봐 염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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