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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신팔복
작성일 2020-11-04 (수) 16:09
홈페이지 http://crane43.kll.co.kr
ㆍ추천: 0  ㆍ조회: 200      
발을 묶은 코로나
발을 묶은 코로나

전주안골은빛수필문학회 신팔복









 요즘 우리 강산은 온통 단풍으로 물들어간다. 내장산의 붉은 단풍이 눈에 어린다. 산책길을 걸으며 낙엽을 밟아보고 싶다. 서걱거리는 소리도 들어보고 싶다. 가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코로나로 발이 묶여있다. 전염의 우려가 있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고 있다. 모임이나 닫힌 공간의 출입은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 감염을 예방하려면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 공공장소에 출입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꼭 마스크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과태료가 따를 수도 있다.



 박물관이나 도서관의 출입이 제한되었고, 각종 전시회, 예술 공연장, 운동경기장 관람도 금지하고 있다. 식당도 인원을 제한하고 칸막이를 두어 영업하고 있지만, 코로나 감염 우려로 손님이 없어 파리만 날리는 형편이라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이 애를 먹는다. 국정감사 현장에서도 모두 마스크를 하고 질문과 답변을 한다. 지금껏 보지 못했던 이색적 풍경이다.



 코로나-19는 중국 우한에서 작년 12월에 처음 발생했다. 10여 개월이 지난 지금 전 세계에 하루 확진 환자가 대략 50만 명이라고 한다. 현재까지 4,500만 명이 넘었다. 우리나라 인구 5,200만 명과 비교하면 아찔한 숫자이다. 언제쯤 진정될지 모를 일이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선방하고 있다. 현재 확진 환자가 26,732명, 치료해서 격리해제된 사람이 24,365명이다. 2,367명은 치료 중이다. 사망자는 468명으로 다른 나라에 비교하면 그 수가 적어 다행이다. 그만큼 방역에 종사하는 의료진과 질병관리본부의 헌신적 노력 때문이다. 그들의 노고에 감사한다.



 국민도 개인위생에 힘쓰고 정부 시책에 따라주어 코로나를 이겨내야 한다. 우리 국민의 저력을 보일 때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다. 의학계에서는 없어지지 않고 우리의 생활과 함께할 질병이라고 말한다.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도 안개 속이니 갑갑할 뿐이다. 더욱더 아쉬운 점은 일부 종교나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한 모임에서 확진 환자가 발생하고 있어 우려스럽다. 어려워도 정부 시책에 따라주었으면 한다.



 서울에 사는 작은 아들이 새 아파트로 이사한지 두 달이 넘었다. 어떤 집인지 세간은 어떤지 궁금하기만 하다. 집들이 겸 가족 모임을 하려다가 생각 끝에 뒤로 미루었다. 만일 가족 중 한 명이라도 감염되면 참으로 난감하게 될 것 같아서다. 전파속도가 빨라 격리 병원에서는 면회도 할 수 없다. 혼자서 싸워야 하는 병이라 문병이나 간호도 전혀 할 수 없으니 참 외로운 병이다. 그래서 악수를 하지 않고 주먹 찍기로 인사를 나눈다. 심지어 신발을 부딪쳐 반가움을 표현하기도 한다.



 요양병원 앞을 지나는데 사람들이 창밖에 모여 큰 소리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곳에 어머니를 모신 가족들이 면회하는 장면이다. 마스크를 하고 휠체어에 앉은 어머니는 안에 계시고 밖에 모인 가족들도 마스크를 한 채로 유리창 너머로 안부를 묻는다. 서로 유리창에 손을 맞대보며 애정을 나눈다. 손녀가 큰소리로 할머니를 부르며 식사 잘하시고 운동도 꼭 하시라고 한다.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는 듯이 괜찮다고 하신다. 잠시 뒤에 손을 저으며 그만 가보라는 신호를 보낸다. 코로나가 없었다면 서로 손을 맞잡기도 하고 손주를 보듬어 주었을 것이다. 이 장면을 보는 내 마음도 찡했다. 코로나의 또 다른 풍경이다. 마치 남북 이산가족의 이별 장면 같아 애틋했다. 코로나가 혈육의 정까지 떼어놓으려 든다.


 며칠 전에 작은아들의 전화를 받았다. 몸에 열이 나고 견디기 어려워 퇴근하고 보건소에 들러 코로나 검사를 하고 집에 왔다고 했다. 아내와 나는 조바심이 들었다. 해열제를 먹고 딴 방을 쓰라고 했다. 손자가 아빠를 찾는데도 꼭 문을 닫고 자가격리로 들어갔다. 그날 밤 우리 내외는 잠을 설쳤다. 잠들었을지도 모를 아들의 상태를 물어보기가 어려웠다. 아침에도 곧 전화하지 못했다. 기다리다 전화를 하니 열이 내렸다 해서 맘을 놓았다. 요즘 이사하고 또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느라 피곤해서 몸살이 난 것 같다. 검사결과도 음성으로 판정되었다니 천만다행이다.



 열만 나도 놀라는데 확진환자 가족은 얼마나 애가 탈 것인가? 생활을 묶어 놓은 게 코로나다. 하루 빨리 백신이 개발되고 치료제가 나와 모두의 일상이 예전처럼 자유롭기를 바란다.

                                                                            (2020.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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