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조루 공식 홈페이지, 운조루닷컴!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회원등록
커뮤니티
홈지기 소개
전체방문 : 16,873,267
오늘방문 : 1348
어제방문 :
전체글등록 : 6,942
오늘글등록 : 0
전체답변글 : 162
댓글및쪽글 : 452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정석곤
작성일 2020-08-31 (월) 16:17
홈페이지 http://crane43.kll.co.kr
ㆍ추천: 0  ㆍ조회: 141      
고 김상권 교장선생님을 그리워하며
고 김상권 교장선생님을 그리워하며

 안골은빛수필문학회 정석곤





 안골은빛수필문학회 정기총회가 지난 8월 10일 오후 4시 안골노인복지관 3층 소강당에서 열렸다. 1월에 있어야 할 총회가 코로나19로 늦게야 열렸다. 고 김상권 교장선생님께서는 환하게 웃으시며 거기에 마땅히 앉아 계셔야 할 텐데, 회원 명단에 참석 사인을 안 하신 채 이제는 자리를 달리 하셨다.



 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프로그램에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1월에 접수를 하시고 수강료도 납부해 등록을 마치셨다. 봄 학기 문우들과의 상봉을 설렘으로 기다리셨을 것이다. 갑자기 태풍처럼 몰아닥친 코로나19로 노인복지관은 문을 닫고, 우리는 두 달이 넘게  개강 소식만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코로나와 주말 일정으로 직접 조문에 부담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지난 봄 4월 25일 토요일, 이름을 모르는 상주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누가 돌아가셨단 말인가? 두어 문인한테 문자를 보냈으나 답이 없었다. 뒤늦게 잇달아 문인단체에서 문자로 부고가 왔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바로 김상권 교장선생님께서 소천하신 게 아닌가? 그렇게 강건하시고 목소리가 쩌렁쩌렁 하셨는데….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교장선생님을 직접 뵙는 건 여섯 해째인가? 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301호 강의실에서였다. 전주사범학교를 졸업하시고 평생을 초등교육에 헌신하시다 교장으로서 정년퇴직을 하신 교육계의 대선배님이시다. 교장선생님은 ‘대한문학 25호’에서 수필로 등단하시고, 안골은빛수필문학회 회장으로도 활동하셨다. 꾸준한 글쓰기로 수필집《다들 어디로 갔을까》, 《뻐꾸기 소리로 아침을 열다》를 출간하셨다.



 고향 친구분이 쓴 애도의 글을 읽어보고야 알았다. 몰래 찾아온 질병이 갑자기 악화되어 소천하셨다는 게 아닌가? 수술을 하시면 더 사실 수도 있었는데 포기하시고 죽음을 편안하게 받아들이셨단다. 아마 죽음 뒤에 하늘나라에 대한 확실한 믿음을 소유하셨기 때문일 것이다. 가족들에게도 미리 안심시키고 이 세상의 정을 떼려 애썼으리라. 문병 온 친척과 친지들에게도 죽음을 편안히 받아드리는 모습을 보여주셨을 게다.          



 교장선생님을 생각하면 몇 가지 자랑거리가 또렷하다. 먼저 분위기 맨(man) 이셨다. 수필창작반 좌석은 오른쪽 둘째 줄 뒤쯤이었다. 강의시간에 어쩌다 농담 한마디를 하시면 반 전체가 웃었던 적이 많았다. 그 뿐 아니라 쉬는 시간에 일대일, 삼삼오오 만나 대화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반 회식 자리나 문학기행 때는 약주 한 잔씩 하시고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드셨다.


 새까만 후배지만 앞서 깍듯이 인사를 하시고 받아 주셨다. 내 친구가 진안군 관내학교에서 교장선생님으로 모셨고, 지금도 모임이 있다고 했다. 그 친구가 교장선생님께 나를 소개해드린 뒤로는 직장 동료를 대하듯 친근하게 대하셨다. 만나서 많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그 친구로 인해 다정한 인사를 주고받아 수필공부가 더 즐거웠다.

             

 수필공부 시간에 문우의 발표작품에 대한 평을 돌아가면서 할 때다. 거의 잘 쓴 점을 두세 가지 칭찬을 한다. 그런데 교장선생님은 작품을 예리하게 분석하시고 칭찬보다는 고쳐야할 점을 한두 가지씩 꼬집어 지적해주셔서 수필 쓰기에 도움을 주시곤 했다. 다들 발표자의 마음이 상하지 않도록 애를 쓰는데, 그런 건 아랑곳하지 않고 소신껏 하셨다.  



 교장선생님은 늘 깔끔한 옷차림이셨다. ‘노인의 10훈’에 몸을 청결하게 하고, 가지고 있는 옷 가운데서 제일 좋은 것으로 입으라는 원칙이 있다. 일찍 10훈을 실천하신 것이다. 아니 본디 성품이 그러신 것 같았다. 늘 몸을 깨끗하게 하시고 옷차림에 변화가 많으셨다. 위아래 옷과 와이셔츠나 티셔츠 차림이 어울릴뿐더러 색깔도 밝으면서 대비가 잘 이루어졌다. 연세는 숫자로 여기시고 젊은 모델다워 만나는 이에게 호감을 주셨다.

 

 안골은빛수필문학회 다움(Daum) 카페에 들어가면 몇 년 전 출판기념회 동영상이 활발하게 움직인다. 교장선생님께서 깔끔하게 단장을 하시고 제일 앞자리에 앉아 계신다. 또 수필집을 출간하시고 회장으로부터 기념패를 받고 계신다. 지금도 우리 곁에이 계신 것 같다. 이제 휴대폰 연락처에서 교장선생님 성함을 지웠다.



 나는 인간의 도리를 다하지 못해 죄송할 뿐이다. 아무리 코로나가 극성을 부리고 소천 소식을 늦게 알았더라도 곧바로 조문을 가서 영정 앞에 머리를 숙이고 교장선생님의 명복을 빌어주지 못해서다. 지금도 마음 한 구석에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 지금도 교장선생님의 호탕(豪宕)한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고 김상권교장선생님, 그 고귀한 성품은 제 길라잡이로 삼고 싶습니다. 하늘나라에서 평안을 누리시고 좋은 수필도 많이 쓰시면서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2020. 8. 30.)  
  0
3500
-->
    글 제 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가을엔 이방인이 되고 싶다 최상섭 2020-11-08 119
죽은 이순신이 산 오애군을 물리쳤다 이인철 2020-11-07 130
관계 이용미 2020-11-06 125
성수산 왕의 숲 최기춘 2020-11-05 121
부부가 각방을 쓰면 안 되는 경우 2가지 김용 2020-11-05 129
발을 묶은 코로나 신팔복 2020-11-04 118
2021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품 공모 백성일 2020-11-04 123
포기하지 마라 이인철 2020-11-03 125
시월애 김효순 2020-11-03 112
노랫말을 외우며 아윤상 2020-11-03 114
늙어가면서 사귀어야 할 친구 홍치순 2020-11-01 133
평화의 소녀상 신팔복 2020-11-01 113
혀 짧은 사람들 이인철 2020-11-01 111
소캐이불 김세명 2020-10-30 114
'언저리' 예찬 윤근택 2020-10-30 114
나눔의 의미 이인철 2020-10-29 105
삼성 회장의 편지 이건희 2020-10-29 109
측간과 우주화장실 구연식 2020-10-29 107
매너리즘에 빠진 수필쓰기 곽창선 2020-10-28 110
이건희 회장, 병원문화 개선에도 기여 이성수 2020-10-26 120
12345678910,,,251
운조루 10대 정신


*주소: 전라남도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 103 ,061-781-2644,
*이길순 (류홍수 어머니) : 010-8904-2644, *류정수 : 010-9177-7705연락처(클릭!)
*사이트 관리: 유종안 010-7223-1691 yujongan@daum.net
Copyright (c) 2008 운조루 http://unjoru.com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