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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정근식
작성일 2020-09-10 (목) 06:21
홈페이지 http://crane43.kll.co.kr
ㆍ추천: 0  ㆍ조회: 118      
어느 커피전문점에서




어느 커피전문점에서

정근식 국민연금공단



며칠 전 혁신도시에서 일이다. 커피전문점에서 실수로 커피에 시럽 대신 손 세정제를 넣었다. 용기에 손 세정제라고 작은 글씨로 적혀 있었으나, 글씨가 종업원 방향으로 놓여 있어 보지 못했다. 또한, 세정제 용기가 시럽 용기와 비슷했고 주문하는 테이블 위에 있었으니 누구든 오해할 여지가 충분했다. 하마터면 나는 손 세정제를 넣은 커피를 마실 뻔했다. 다행히 종업원이 알려줘 위험을 피할 수 있었다.

나는 세정제가 든 커피를 종업원에게 주면서 리필을 정중히 부탁했다. 현장에서 직접 종업원이 세정제라고 얘기도 해 주었으니 당연히 리필을 해 주리라고 믿었다. 거절당했다. 따지고 싶었지만, 분위기가 그러하지 못했다. 점심 회식을 마치고 직원 친목을 위해 모인 자리인데 내가 시끄럽게 하여 분위기를 깰 수가 없었다. 리필을 거절당하여 멋쩍어하고 있는데 다른 직원이 다시 비용을 지불하고 커피를 받아 내게 건네주었다. 지불한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종업원의 서비스에 많이 불쾌했다.
직원들이 나가고 난 뒤 나는 종업원에게 가볍게 의견을 이야기했다. 고객 서비스로 리필 정도는 해 줄 수 있지 않으냐고 했다. 역시 강한 거절이었다. 물론 시럽 대신 세정제를 실수로 넣은 내 과실이 많다. 그렇지만 세정제인지를 확인할 수 없었고, 용기 모양도 비슷했고 주문하는 테이블 위에 있었으니 오해를 할 만했으니 매점의 과실도 있다고 얘기를 했지만, 대답은 변함이 없었다.
리필해 주지 않은 종업원의 답변이 충격이었다. 리필을 해 주면 본인이 커피값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장과 정산할 때 종이컵 수로 한다는 것이다. 사용한 종이컵 수보다 매출내역 잔수가 부족하면 부족한 만큼 종업원이 커피값을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종업원에게 리필을 못 해 주는 이유를 듣고 이해는 하겠지만 씁쓸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차라리 이유를 듣지 말고 그냥 나올 걸 하는 후회가 되었다.
가게를 나오면서 장사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아주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것 역시, 농사를 짓는 일과 별반 차이가 없다. 장사도 농부가 씨를 뿌리고 열매를 맺는 방식과 동일하다. 농부는 작물의 씨를 뿌리지만, 사업가는 제품의 질과 서비스를 씨로 뿌린다. 사업가가 뿌린 질 좋은 서비스가 싹을 틔우고 성장을 하면 농부보다 훨씬 많은 열매를 수확하여 성공한다. 그렇게 성공한 사람을 우리는 기업가라고 한다. 만족한 서비스를 받은 고객은 다음에 그 가게를 찾게 된다. 그것도 다른 고객과 동행하여 올 것이다. 이런 행동이 반복되면 당연히 그 가게는 번창할 것이다.
코로나시대에 새롭게 등장한 것이 세정제이다.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요즘은 매우 흔하다. 세정제로 인한 에피소드도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용기가 비슷하여 오해하여 생긴 실수이다. 어떤 사람은 화장품으로 오해하여 얼굴에 바르기도 하고 나처럼 커피전문점에서 시럽 대신 손 세정제를 넣기도 한다.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둘째에게 오늘 경험을 이야기했더니 요즘 커피전문점에서 그런 실수가 잦은데 당연히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둘째는 그 가게가 장사할 생각이 없냐고 몇 번이나 짜증을 내면서 인터넷으로 가게 이름까지 확인했다.
오늘 커피전문점에 방문했던 8명의 동료직원이 다시 올 수 있을까? 아마 쉽지는 않을 것이다. 제품이 좋고 가격이 싸더라도 불쾌한 서비스를 접한 직원들은 이곳을 찾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바로 집 앞에 있는 커피전문점이지만 찾지 않을 것이다.
솔직히 나는 이 커피전문점의 사정을 잘 모른다. 특히 사장과 종업원의 신뢰 관계에 대하여는 추측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답변한 종업원도 신뢰하지 않는다. 그들은 젊은 학생들이 아니었다. 서른 후반 이상 나이가 들어 보였다. 그들의 행동을 보면서 눈앞에 작은 이익을 위해 많은 미래 고객을 포기하는 장사치로만 보였다. 종업원의 말처럼 만약 종이컵 수로 정산을 한다고 가정을 해 보자. 내가 종업원이라면 일반 컵에 담아 줄 수도 있었고, 그것도 불가하다면 세정제를 넣은 컵을 보관해 두었다가 사장에게 사정을 얘기하면 될 일이다. 그것을 탓하는 사장은 없을 것이다.
커피전문점을 다녀온 지 일주일이 지났다. 여전히 불쾌함이 남아있다. 사소한 커피 한잔으로 며칠 동안이나 불쾌함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나는 분명 소인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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