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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김길남
작성일 2019-08-22 (목) 11:39
홈페이지 http://crane43.kll.co.kr
ㆍ추천: 0  ㆍ조회: 102      
제자들의 선물, 황진단
제자들의 선물, 황진단(皇眞丹)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김길남











옛날부터 '공진단'이란 보약이 있었다. 원나라 명의 위역림이 창방한 보약이다. 간을 보호하는 약으로 만성피로 개선, 간 기능 개선, 면역력 증강에 효과가 있다는 약이다. 그런데 오늘 정관장에서 만든 '황진단'이란 보약을 선물로 받았다. 공진단과 맞먹는 보약이다. 원료를 보니 6년근 홍삼, 상황버섯, 녹용, 참당귀, 산수유로 만들었다. 공진단과 비슷하다. 너무 비싼 선물을 받아서 송구한 마음이다.

지금부터 43년 전에 내가 담임을 했던 제자들이 초대했다. 5학년과 6학년을 2년 연속 맡았던 제자들이다. 교직생활 가운데 가장 친근감이 있고 앞날이 촉망되던 착한 학생들이었다. 모두 싹수가 있고 공부도 열심히 했으며, 엇나가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한 번도 체벌을 한 일도 없고 욕하고 꾸중을 하지도 않은 착한 어린이들이었다.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46명 모두 얼굴이 떠오르는 귀염둥이였다.

나는 교직생활 44년 가운데 교사로서 23년을 근무했었는데 그 가운데 20년을 모교에서 있었다. 이왕이면 고향의 후배들을 가르치고 싶었고 집에서 다닐 수 있어 좋았기 때문이다. 나중에 도시로 진출하지 못한 것이 아쉽기도 했지만 고향에서 친지들의 아들딸을 가르치는 것이 보람이었다. 세월이 흐른 뒤 생각해도 아주 잘 한 일이라 여겨진다. 오래 근무하다 보니 내가 담임을 하지 않은 아이들도 모두 저절로 알게 되었다  누구하면 어디 사는 아무개 아들딸인지 알 수 있었다. 지금도 총동창회 행사에 참가하면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런 모임이 있으면 흐뭇한 마음으로 참석한다.

현대자동차 전국 판매왕을 여러 차례 한 김군과 고려대학을 나와 노무법인을 운영하는 조군이 차를 가지도 집까지 와서 타고 모임 장소로 갔다. 모임 장소는 음식업으로 성공한 제자가 운영하는 곳이었다. 먼저 온 제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 졸업한 뒤에 처음 보는 제자도 여럿이었다. 반가워 어쩔 줄을 몰랐다. 서울 부산 등 여러 곳에서 오느라 수고했다. 마지막으로 전남 영광에서 정양이 왔다. 그런데 다른 곳에서 만났다면 알아 볼 수 없을 것 같았다. 그의 아버지는 나의 선배이고 계를 같이 한 일이 있었다. 참석한 제자들의 아버지는 모두 모습이 떠오르고 어머니도 아는 분이 많은 사이였다. 이게 고향에서 근무한 보람이었다.

먼저 나 회장이 진즉 이런 자리를 만들지 못해 죄송하다며 오랜만에 만났으니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자고 했다. 이어 선물을 주어 받고 꽃바구니도 받았다. 고맙다고 답례를 하고 지금까지 여러 제자들이 있었지만 자네들이 제일 기억에 남고 친근감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소감을 말했다.


쇠고기를 구워 먹으며 지난 이야기를 했다. 어릴 적 이야기도 하고 지금 살아가는 사연도 주고받았다. 내가 가지고 간 소풍 때 찍은 사진을 보고 옛날을 그리워하기도 했다. 당시 같이 다녔던 동무들의 명단을 적어 가지고 갔더니 돌려보며 한 사람 한 사람 그려보기도 했다. 더 많은 사람이 왔으면 했는데 사정으로 오지 못해 아쉬웠다. 옆에 앉은 제자들이 고기를 자꾸 내 그릇에 담아주어 마음껏 먹었다.

가까운 곳에 있는 찻집으로 옮겨 차를 마시며 마지막 시간을 가졌다. 궁금하기도 하여 아들딸 이야기를 부탁했더니 아직 고등학교나 대학에 다니고 미취업 상태라 했다. 한 사람만 결혼한 약사 딸이 있었다. 앞으로 전망이 있는 자녀들이었다. 모두 선한 사람들이니 자녀들도 큰 인물로 발전할 것이라 여겨진다. 본인들은 이미 반평생을 살았으니 자녀들이 성공하는 것이 희망이리라. 그들의 앞날에 영광이 있기를 빈다.

헤어지기 전에 그들에게 부탁의 말을 했다. 항상 긍정적으로 살라고 했다. 그렇게 사는 것이 나의 정신건강에 좋고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준다고 했다. 다음은 배우자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했다. 남자가 많이 왔으니 아내 말을 잘 들으라고 했다. 그것이 가정의 평화와 행복의 지름길이라 했다. 그리고 베풀며 사는 것이 좋다고 내 경험을 말했다. 별 것도 아닌 말이지만 내가 80평생을 살아오면서 느낀 것이다. 이 말을 듣고 모두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이제 자주 모임을 갖겠다고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선물을 가지고 집에 와서 보니 '황진단'이었다. 너무 값비싼 선물을 받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미리 선물은 부담 없이 주고받아야 한다고 부탁을 했는데도 지키지 않았다. 내 잣대가 빗나갔나 싶다. 그들의 앞날에 행복이 가득하고 자녀들이 승승장구하기를 빈다.

                                                     (2019.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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