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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김학
작성일 2020-12-18 (금) 18:24
홈페이지 http://crane43.kll.co.kr
ㆍ추천: 0  ㆍ조회: 182      
지구를 아름답게



지구를 아름답게
김 학


희한한 일이다. 우리 아파트단지엔 개나리가 한 그루도 없다. 봄의 전령사라는 개나리가 없으니 봄소식도 항상 늦게 찾아온다. 개나리뿐만 아니라 산수유도 없다. 노란색 꽃은 구경할 수조차 없다. 참 이상한 일이다.
목련, 철쭉, 벚꽃, 진달래, 등은 해마다 봄이 오면 화사한 자태를 뽐내는데, 개나리와 산수유는 눈에 띄지 않는다. 조경업자가 개나리를 싫어해서 일부러 심지 않은 것일까? 개나리가 다른 나무보다 값이 비싸다면 모르겠다. 그런데 왜 값싼 개나리를 심지 않았을까?
우리 아파트단지는 1,236세대가 사는 대단위 아파트다. 9년 전 한신휴플러스 아파트란 이름으로 신축한 이 아파트에 주민이 입주하면서 이 안골은 신도시 못지않게 으리으리해졌다. 상가는 불야성을 이루게 되었고, 금융기관과 병‧의원, 관공서들이 몰려들어 살기 좋은 동네가 되었다. 시내버스 노선도 사통오달이어서 여간 편리한 게 아니다. 그런 아파트단지에 개나리가 한 그루도 없다니,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어느 동네 어느 골목에 가더라도 봄이면 으레 개나리가 노란 꽃을 입에 물고 흐드러지게 늘어져 있어 우리의 눈길을 붙잡지 않던가?
나는 지난 2월 하순쯤 인후공원 산책을 하고 돌아오다 전지가위로 개나리를 꺾어다 우리 아파트 앞 화단에 꽂아두었다. 개나리는 꺾꽂이가 되는 나무라서 시도를 해 본 것이다. 3월이 되자 노란 꽃이 피더니 초록색 잎과 임무를 교대했다. 30cm 크기로 25개나 꽂았다. 때마침 지난봄엔 비가 자주 내려 꺾꽂이 한 개나리들이 뿌리를 잘 내리게 되었다. 하늘의 도움까지 받은 셈이다. 날마다 아침저녁으로 그 개나리를 바라보면서 얼마나 흐뭇해했던가?
앞으로 몇 년이 지나면 우리 아파트단지에 사는 사람들은 우리 아파트 102동 앞으로 찾아와야 봄의 전령사 개나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몇 년 전에 내가 꽃 무릇도 몇 포기 심어놓았더니 어느새 30여 포기로 번져서 볼만하다. 이 꽃 무릇 역시 우리 아파트단지에서는 우리 아파트 근처에서만 볼 수 있다.
이 아파트로 이사 오기 전 LG동아아파트에 살 때는 나의 정년퇴직기념으로 분재에 심겨진 동백꽃을 아파트 앞 화단에 옮겨 심은 적이 있다. 분기에 발을 담고 있을 때는 분갈이를 제 때 해 주지 않아 시들시들하던 동백꽃이 땅에 심어주니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 몇 년 새에 내 키보다 훨씬 더 자랐고, 꽃도 겹꽃이어서 봄이면 탐스런 꽃을 피우곤 한다. 나는 그 아파트에서 이사를 왔지만 가끔 그 동백나무를 찾아가 대화를 나누고 오곤 한다. 그럴 때마다 그 동백나무는 끄덕끄덕 고맙다며 인사를 하는 것 같다.
나는 나무나 꽃을 가꾸는 기술이 모자란다. 그래서 분재로 받은 귀한 꽃나무를 뜰에 심어주곤 한다. 분기에 발을 뻗고 있는 꽃나무를 화단에 심어주면 아주 기분이 상쾌하다. 노예를 해방시켜 준 링컨 대통령 같은 기분이라고 하면 과장일까?
이 한신휴플러스 아파트로 이사 온 뒤 천리향(千里香)이란 귀한 꽃나무를 분기에서 퍼내 화단에 심어 준 적이 있었다. 그런데 얼마 뒤에 보니 그 천리향은 사라지고 없었다. 분재에 소질이 있는 어떤 분이 뽑아 간 모양이었다. 몇 년 세월이 지났는데 지금도 잘 키우고 있는지 궁금할 뿐이다.
올봄엔 해바라기와 코스모스도 심었다. 싹이 터서 잘 자라고 있다. 날마다 그 자라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 꽃들이 자라서 활짝 꽃을 피운다면 나는 무척 행복하고 보람을 느낄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오다가다 그 꽃들을 바라보는 이웃들도 몹시 기뻐할 것이다.
나는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반 수강생들에게 해바라기 씨를 몇 개씩 나누어 주면서 심고 가꾸어 보라고 했다. 그 꽃씨가 싹을 틔우고 자라서 꽃을 피우는 모습을 관찰하면서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카카오톡으로 보내달라고도 했다. 몇몇 수강생들은 그 숙제를 착실히 잘 이행하고 있어 고맙다.
해마다 나는 지구를 아름답게 가꾸는 심정으로 주변에 나무와 꽃씨를 심는다. 내 이웃사람들에게도 이런 뜻을 전파하기도 한다. 내 뜻에 동참하는 이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우리가 사는 이 지구는 그만큼 더 아름다워지려니 생각한다.

*1980년 월간문학 등단/ 『하여가 & 단심가』등 수필집 17권,『수필의 길 수필가의 길』등 수필평론집 2권/ 한국수필상, 펜문학상, 영호남수필문학상 대상, 신곡문학상 대상, 연암문학상 대상, 전주시예술상, 목정문화상 등 다수 수상/ 전북수필문학회 회장, 대표에세이문학회 회장, 임실문인협회 회장, 전북문인협회 회장, 전북펜클럽 회장,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부이사장 역임/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전담교수 역임,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전담교수/ http://crane43.kll.co.kr/ http://blog.daum.net/crane43
e-mail: crane4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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