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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최기춘
ㆍ작성일	2009-08-28 (금)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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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언의 꽃, 사무관
공무원의 꽃 사무관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반 최기춘

사무관은 5급 공무원으로 최하위직급인 9급공무원과 최고위직 1급공무원의 중간의 위치에 있다. 그래서 사무관을 우리 몸의 신체에 비유하여 허리라고 하기도 한다. 사무관이 되려면 고등고시에 합격하면 출발부터 사무관이 되지만 9급이나 7급으로 출발해서 사무관이 되기까지는 대부분 15년~23년 정도 가사불고하고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노력해야 가능하다.

고시에 합격하여 중앙부처에 임관된 사무관들은 실무자지만 9급이나 7급으로 출발하여 시‧도나, 시‧군에서 진급한 사무관들은 중견간부다. 시‧군에서는 과장으로 임용되거나, 읍‧면장에 임용되어 일선의 최고위 기관장이 되기도 한다.

7급이나 9급으로 출발한 공무원들은 사무관이 되면 팔자를 고쳤다고 한다. 그 말은 사무관이 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뜻도 있고, 죽은 뒤 제사를 지낼 때 일반적으로 지방에 '현고학생부군신위(顯考學生府君神位)'라고 여덟 자를 쓰지만 사무관이 되면 '현고지방사무관○○○장부군신위'라고 쓰기 때문이다.

고등고시에 합격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젊음을 다 바쳐도 안 되는 경우가 많다. 9급이나 7급으로 시작해서 사무관이 되기도 어렵고 힘든 일이다. 7급이나 9급으로 출발하여 근무하다가 나이 들어서 사무관 승진시험 공부를 하는 과정에 병을 얻기도 하고 죽는 일도 자주 있었다.

나도 9급공무원으로 시작하여 수물두 해가 되던 마흔여덟 살 때 사무관시험을 보려고 명산에 있는 고시원에 들어가 하루 다섯 시간씩 잠을 자고 공부하면서 크게 어려움을 겪었다. 동기생들과 만나면 아름다운 추억으로 이야기하지만 그때 나는 너무도 외롭고 힘들어 시인이 될 뻔했다. 이러한 폐해 때문에 요즘은 소정의 교육을 이수한 뒤 승진임용한다.

이렇듯 사무관되기가 어렵기 때문에 고시에 합격해서 임용되어도 영광스럽고 기쁜 일이지만 9급이나 7급으로 출발하여 진급을 해도 어느 직급보다 그 의미가 크다. 그래서 사무관을 공무원의 꽃이라 한다. 사무관은 되기도 어렵지만 역할도 막중하다.

국가 정책의 청사진은 대부분 중앙부처 사무관들의 책상에서 입안된다. 중앙부처 사무관들이 입안해서 결정된 시책은 최 일선의 사무관들이 책임을 지고 추진한다. 이렇듯 사무관들은 실무자도 되고 관리자도 된다. 나라발전은 물론 공직사회의 성패는 사무관들의 어깨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무관들이 긍지를 가지고 중앙부처에서 좋은 시책들을 입안하고 일선에서 착실하게 추진하면 나라발전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사무관들이 좌고우빙(左顧右眄)하면서 정치인들의 눈치나 살피고 복지부동(伏地不動) 하면서 몸을 사리면 어떻게 되겠는가?

선거에서 당선된 선출직 시․도지사나 시장․군수 또는 의원들이 공직자들을 사냥해서 얻은 전리품정도로 생각하고 공직자들을 줄 세우려는 부당한 인사로 공직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주눅 들게 하는 행태나, 유권자들의 표만 의식한 전시성 예산낭비 행정에 누가 제동을 걸겠는가.

또한 선거철만 되면 선출직들의 하수인노릇을 자처하고 조직원들의 숫자만 부풀려 서로 자기조직의 이익만을위해 압력을 행사하려 덤비는 이름만 거창한 사회단체의 부당한 압력에도 어떤 공직자들보다 사무관들이 당당히 맞서야한다.

고시에 합격한 중앙부처의 사무관들은 젊음과 패기로, 지방사무관들은 경륜과 의리로 국가와 지역사회 그리고 공직 내부조직을 위해서 이러한 부당행위에 당당하게 맞설 때 선량한 국민들은 물론 공직자들로부터도 공무원들의 꽃으로 신뢰와 존경을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