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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김용권
작성일 2020-05-04 (월) 06:59
홈페이지 http://crane43.kll.co.kr
ㆍ추천: 0  ㆍ조회: 38      
삶의 시간여행
삶의 시간여행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수요반 김용권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고, 아무것도 분간 못하게 안개가 온 세상을 덮었다. 잠깐이나마 머털도사가 사는 마을에 있는 듯한 순간이다. 옛말에 아침안개가 짙게 드리우면 그날의 날씨가 맑고 화창하다고 했다. 동쪽 하늘이 빼꼼히 빛을 드리우면서 잔바람이 밀어냈을까, 솟아오르는 해가 들이마셨을까? 슬그머니  산기슭을 오르는 안개꼬리가 하늘과 맞닿았다. 반짝이는 수면 위에는 물오리 떼가 물그림자를 깊이 새기며 물길 따라 미끄러진다. 오늘 일기는 해와 구름이 어께를 같이 하는 예보다.



 산과 들녘의 화사함은 요즈음 세상일들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김없이 꽃들은 벌나비들을 부르고 있다. 예년 같으면 꽃놀이 사람들로 오가는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지날 터인데 오가는 차량도 없이 적막함속에 저들은 자태자랑이 한창이다.



 오늘은 서울과 인천에서 지내는 자녀들이 휴가를 얻어 시골집에 오는 날이다. 지난날에는 사위를 백년손님이라 했지만 현대는 모두 내 자식들이 아닌가? 장모는 사위자식을 위하여 시장에서 토종닭을 준비햇는데 날씨가 어찌 수상하다. 아이들이 도착할 즈음 서쪽 하늘이 잔뜩 찌푸린 듯 먹구름이다. 마당 한쪽 가마솥에 요리 준비를 하다말고 급히 집안으로 들어 왔다. 오늘 일들을 시샘이라도 하듯 고약한 날씨다. 굵은 빗방울에 우박까지 쏟아진다. 조금 지나니 언제 비와 우박이 왔느냐는듯 햇빛이 났다. 비가 쏟아지다가 언제 비가 왔냐는 듯 햇빛이 나면 호랑이 장가간다는 말이 있는데, 이러한 경우는 뭐라 했을까? 다시 불을 지피자 가마솥이 펄펄 끓기 시작한다.

아이들이 도착했다. 팔 걷어부치고 함께 장작불을 지피는데 사위는 가마솥에 김 서리는 닭요리 광경을 보며 본인은 생전 처음이라며 마구 장작을 집어넣는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아들과 사위는 선물을 준비했다며 부산을 떤다. 잔디마당에서 편히 쉬라고 해먹을 조립하며 누워보라고 권한다.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무엇인들 못 하겠는가? 해먹에 누워 모든 가족을 올려다보니 환하게 웃는 행복한 얼굴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하늘 구름도 즐겁고 행복한 순간을 같이 하고 싶은 듯 눈앞에 서 있는 즐거운 삶의 시간 여행이었다.



아내의 정성이 듬뿍 들어 있고, 손맛이 살아있는 시골음식이 차려진 잔칫상이다. 오랜만에 모든 식구들이 두레밥상에서 젓가락이 바삐 움직인다. 이것도 저것도 맛보라는 정가운소리와 사위를 챙기는 아내의 모습도, 집에 있는 모든 불빛도 즐거움을 발하는 행복한 시간여행 시작이다.



오늘 따라 더 환하게 불을 밝힌 마당에 앉아서 장작불을 지피며 호일에 싸놓은 감자를 구워 먹는 모습에서 어렸을 때의 추억이 구수한 냄새 속에 찾아든다. 친구들과 학교 갔다오는 길에 보리이삭을 구워 먹으며 입가에 검게 묻은 검댕을 보고 서로 웃던 일, 논두렁을 살금살금 가면서 메뚜기를 잡아 풀 꿈지에 꿰어서 누가 더 많이 잡았나 자랑하며 구워 먹던 일, 물 방개를 잡아 고무신을 포개어 가둬놓았던 일, 냇가에서 멱을 감고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던 이야기가 한창이다. 옆에서는 잔불에 구워지는 솥뚜껑 삼겹살이 더욱 입맛을 돋군다. 이 순간 저 순간 즐겁고 행복한 웃음과 오늘의 먹방을 놓치고 싶지 않아 고이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다. 이러한 게 소소한 행복이 아니겠는가?


 전국이 코로나19로 인하여 개인 활동이 위축되고, 경제가 급격히 곤두박질치면서 사회적으로 어려움과 고통이 동반되는 사태가 하루속히 극복되기를 소망한다. 이웃들이 서로 사랑하고, 사람들의 소중한 삶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금 더 참고 이겨내기를 기대한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및 일상의 여백이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는 현 상황을 우리 가족과 우리 국민도 이 사태를 극복하려 노력하는 삶이 되는 시간여행을 하고 싶다.

                                                                             (2020.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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