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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백남인
작성일 2020-04-29 (수) 04:48
홈페이지 http://crane43.kll.co.kr
ㆍ추천: 0  ㆍ조회: 46      
나의 인생 충전
나의 인생 충전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금요반  백 남 인





 농협에 바삐 갈 일이 있어 차의 시동을 걸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언젠가 카센터 정비기사가 “차를 오랜 동안 시동을 걸지 않으면 배터리가 방전된다.”고 했던 얘기가 떠올랐다. 요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염려되어 일체 외출을 삼가다보니 승용차를 1주일 이상 타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바로 단골 카센터에 전화했더니 금방 레카가 왔다. 긴급 충전을 해가지고 카센터로 향했다. 정비기사는 바로 보닛을 열고 배터리의 충전 상태를 살피고는 6% 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20% 이하이면 새것으로 교체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이다. 지체 없이 새것으로 교체했다. 바로 시원스럽게 “부르릉”하면서 시동이 걸렸다. 언제 봐도 친절하고 신뢰감을 주는 기사의 환한 모습을 떠올리며 농협으로 가서, 통장재발급을 받아 계좌이체와 출금 업무를 끝내고, 아파트로 돌아왔다.

 오늘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서 ‘충전이야말로 자동차 배터리만이 아니고, 나의 인생도 충전을 해가면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을 위한 충전, 마음을 위한 충전, 머리를 위한 충전 말이다.

 먼저, 몸의 충전에 관하여 생각해 보았다. 나는 어렸을 때 몸이 워낙 허약했었다. 초등학교 때는 초학에 걸려 고생을 했는가하면, 배가 늘 아파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조퇴를 많이 했었다. 중학교에 다닐 적에는 장거리 통학을 하면서 체력이 단련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 후로는 별로 병에 시달리지 않았다. 한 때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힘든 시절이 있긴 했으나 비교적 건강한 편이었고, 퇴직 후엔 등산을 비롯하여 활동을 많이 한 편이다. 건강을 위한 충전이라면 보약을 먹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런 면에는 관심이 적고 건강지식을 지켜 섭생을 잘 하려고 힘쓴다.    

 다음, 마음의 충전으로는 가내 평안과 대인관계 및 취미생활을 들 수 있을 텐데, 아직은 가정 안에 불행한 일이 없고, 친척과 친구, 기타 지인들과 무던한 관계를 유지하려 힘쓰고 있다. 비교적 정서적인 방면에 관심을 갖고 취미를 즐기고 있다.

 그리고는 머리의 충전인데, 나의 한 평생은 공부와 관련하여 많은 투자를 했었다. 시간과 경비와 노력을 많이 바친 셈이다. 나의 인생 충전이라면 거의 머리 충전에 힘썼다고 볼 수 있다. 인생을 즐길 시간을 공부에 빼앗겼고, 상당한 돈을 책 사는데 지출했으며, 공부하느라 골치는 아팠지만, 그래도 공부를 즐겼다고 해야 할 것이다. 워낙 재주가 없기 때문에 당연히 보충하여 죄짓지 않고 나의 임무를 수행한 것이므로 후회가 없다.


 사범학교를 최종학력으로 교직에 들어온 나는 그때까지 학력에 관해서는 거의 무관심했고 무감각으로 살았다. 현직연수만으로 직무이행에 별로 애로를 느끼지 못하고 지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1정 강습 때 원장님의 특강시간에 ‘대학 4년 동안 배운 것도 6개월이면 바닥이 난다’는 말을 들었다. 그 말에 대학의 문도 밟아본 적 없는 나로서는 큰 충격을 느꼈다.

 연수회가 끝나고 학교에 돌아와 학력보충에 관심을 가지고 기회를 탐색할 무렵 서울대학교 부설 한국방송통신대학을 개설한다는 낭보를 전해 들었다. 부랴부랴 입학원서를 내어 초등교육학과에 학적을 걸었다. 교재를 받아보니 선진국의 최신 학문을 번역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협력학교 교수들도 낯설고 새로운 내용이라고들 했다. 2년간 작심하고 교재탐독, 과제이행, 방송청취, 출석수업, 기말평가를 4학기 동안 모두 이수하여 초급대학의 학력을 얻었다. 학력(學歷)보다 순수한 학력(學力)충전이었다.      

 몇 년이 지나자 방송통신대학이 5년제로 승격하게 되어, 다시 3학년으로 편입했다. 역시 새로운 학문들이어서 소화하는데 퍽 힘들었다. 필수과정을 모두 이수하여 학사학위를 얻었다. 이어서 전북대학교 교육대학원에 입학하여 교육행정을 이수하고 석사학력을 얻었다. 학력을 인정받아 보수나 가산점에 이용하려는 의도는 전혀 아니었고, 그렇게 되지도 않았다. 그저 공부를 즐기기 위해서였다. 평생 학습이고 평생 충전인 셈이다. 재직 중 자격강습이나 직무연수를 통해 얻은 지식도 교직을 떠날 때까지 유감없이 활용했었다.

 하루가 다르게 지식과 기술이 진보하고 확장되는 변화의 시대에 퇴직 후에도 인생충전은 계속했다. 서점에 자주 들러 신간서적을 뒤적여보다 필요하다고 여기면 바로 구입해서 읽고, 시립도서관에도 들러 관심 있는 책을 대여하여 읽으며 지식과 정보를 충전했다.

 몇 년 전부터는 머리를 녹슬지 않게 하고자 수필공부를 시작하여 글을 쓰고 있지만, 타고난 글재주가 부족하여 아직 글다운 글을 만족스럽게 쓰지는 못하고 있다. 요즘은 문학에 관한 책을 더 가까이 하고 있는 편이다.  

 나의 인생은 충전으로 일관된 셈이다. 우연인 듯 필연인 듯 계속 공부할 계기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나의 인생 충전은 계속될 것이다.

                                                              (2020.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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