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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김길남
작성일 2020-04-29 (수) 04:20
홈페이지 http://crane43.kll.co.kr
ㆍ추천: 0  ㆍ조회: 49      
나를 잃은 사람들
나를 잃은 사람들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김길남







 우리나라에서 치매에 걸려 고생하는 사람이 80만 명이라 한다. 의술이 발달하고 의료보험이 일반화 되어 치료를 잘 받아 오래 사는 사람이 많으니 치매환자가 늘었다. 옛날에도 노망들었다하여 정신이 왔다 갔다하는 노인을 본 일이 있다. 그러나 지금 같이 흔하지는 않았다. 미국의 40대 대통령을 지낸 레이건도 치매에 걸려 고생하다 사망했다.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자기가 대통령을 한 지도 모르고 아내에게 폭력도 휘둘렀다 한다. 참 안타까운 병이다.

요즘 화제에 오른 가슴 아픈 이야기가 있다. 어느 여인의 빨간 자동차에 누가 돈과 음식을 걸어놓고 간다는 것이다. 한 번 두 번도 아니고 계속되니 이상해서 경찰에 신고했다. 근처의 CCTV를 열어보고 어느 노인이 물건을 걸어 놓고 가는 것을 발견했다. 사실을 알아보니 치매를 앓는 노인이었다. 아들이 빨간 차를 타고 다녔다 한다. 젊어서 혼자 어렵게 살며 6남매를 키우느라 아들을 초등학교 교육밖에 시키지 못했다. 죄송한 심정이 들어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랬다는 것이다. 비록 치매에 걸렸지만 젊어서 못한 아쉬움은 남아 그것을 실천하려는 무의식 사고에서 나온 것이다.

그런데 이게 남의 일만이 아니다. 80 중반인 나도 언제 치매가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의 뇌는 태어날 때 이미 평생 사용할 뇌세포를 지니고 나온다. 태내에서 100억 개의 세포가 생성되고 태어나 1년마다 136만개씩 줄어든다고 한다. 근래에는 나이 들어서도 세포가 늘어난다는 연구도 있다. 점점 줄어드니 나이가 많아지면 뇌가 비어 골빈 사람이 된다. 빈 곳에 저장되었던 기억은 없어져 버린다. 그게 치매다. 나도 혹시나 하고 염려가 되어 MRI를 찍어 보았더니 뇌가 비어 있는 곳이 있었다. 사진 상으로는 안 좋은 편인데 아직 치매증상이 없는 것이 다행이다. 그래서 더 깊어지지 않도록 뇌 영양제를 먹고 있다.

치매에 걸리면 사람이 변한다. 자기의 의지대로 하는 행동이 아니고 모르는 사이에 일어나는 행동이다. 기억력이 감퇴되어 금방 한 일도 모르고 언어능력이 떨어져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다. 성격도 변하여 난폭해지고 남에게 욕설을 퍼붓기도 한다. 어린이처럼 소꿉놀이도 하고 바느질을 하는 사람도 있다. 아들딸도 몰라보고 누구냐고 한다. 보호자가 없을 때 집을 나가 찾아오지 못하고 추운 겨울에 동사하는 사례도 있다. 그러다 더 심해지면 생리 현상도 가리지 못한다.

나는 인간 존재의 주체다. 삼라만상의 중심에 내가 서 있다. 나 아니면 이 세상은 없는 것이다. 생각하고 행동하고 느끼고 생활하는 주체다. 그런데 치매에 걸리면 이런 모든 것이 중지된다. 주체가 사라진 것이다. 이런 삶이 삶이라 할 수 있을까? 그냥 생물학적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자기는 없고 숨 쉬고 밥 먹고 배설하는 사람만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본인은 그 것을 전혀 모른다. 내가 어떤 처지에 있는지도 모른다. 그게 차마 볼 수 없는 참상이다.


오래 사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건강하고 즐기며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내가 나인지도 모르면서 오래 사는 것은 바라는 바가 아니다. 그렇게 사는 것은 죽은 거나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다. 그 것이 문제다.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되는 것이다. 어느 누가 자기를 잊기 바라겠는가? 하늘이 내린 인류의 숙명이다.

뇌는 재생시킬 수가 없다. 낫는 약도 없다. 다만 진행이 늦도록 지연시킬 수는 있다고 한다. 건강한 사람도 미리 검사하여 조금이라도 늦추는 치료를 받는 방법이 최상의 선택이리라. 고령의 부모를 모시는 사람들은 걱정이 늘어 갈 것 같다.

                                                     (202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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