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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김길남
작성일 2008-09-02 (화) 17:08
홈페이지 http://blog.daum.net/crane43
ㆍ추천: 0  ㆍ조회: 3195      
옷이 날개라지만
옷이 날개라지만
                 전주안골노인복지회관 수필창작반  김길남  





날씬한 키에 하얀 옷을 입은 여인을 보면 아름다움이 저절로 배어나온다. 미모까지 곁들여지고 풍기는 자태가 학과 같다면 그 멋스러움은 길 가던 나그네의 눈길을 끌고도 남는다. 며칠 전 길을 가다 그런 여인을 보았다. 참 곱구나 하고 지나쳤지만 몇 번이나 뒤돌아보고 싶었다. 멋과 아름다움이란 그만큼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가 보다.

인류역사가 시작된 뒤 사람이 옷을 입게 된 까닭이 무엇인지 확실하지는 않다. 몸을 보호하기 위하여 입었다는 설과 추위 더위를 막기 위해 입었다는 말이 있다. 또 부끄러움을 가리기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으며 요즘은 멋과 개성을 살리고 부를 상징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지구상의 생물 중에 오로지 사람만이 옷을 입는다. 각 지역의 환경에 따라 알맞은 옷을 입는데 그 발달과정은 각기 다르다. 지금도 나체로 사는 종족이 있고 겨우 생식기만 가리는 부족도 있다. 문화가 발달한 나라일수록 옷감이 다양하고 전통과 멋과 아름다움을 내세운다.

우리나라에는 한복이 있다. 조상들이 반만년을 입어 온 옷이다. 나도 어렸을 때는 한복을 입었다. 어머니께서 목화농사를 지어 목화솜을 만들고 실을 뽑아 베를 직접 짜서 만든 값진 옷이었다. 목화에서 씨를 빼고 솜을 만들 때 나도 도와드렸었다. 여름에는 홑옷을 입었고 겨울에는 솜을 놓은 두꺼운 옷을 입는 게 보통이었다. 삼베나 모시옷은 여름 옷감으로 알맞고 맵시도 좋았다. 부자는 비단으로 옷을 해 입었으나 일반적으로 무명옷이 많았다. 양말도 없는 때여서 버선을 신었으며 열 살 무렵까지는 그런 차림이었다.

요즘은 한복을 일상복으로 입지는 않지만 예식을 올릴 때 많이 입는다. 결혼식장에서 보면 여자들은 대개 한복을 입는다. 칠순잔치 때도 며느리와 딸이 모두 한복을 입었고 상례 때도 마찬가지다. 멋있게 입은 한복은 아름다움이 저절로 배어 나온다. 나도 막내며느리가 결혼 예물로 해준 한복을 요즘도 입는다. 명절 때나 제사를 지낼 적에는 한복을 입어야 제대로 예를 올리는 것 같다. 한복은 우리의 전통과 멋이 듬뿍 담긴 옷이기 때문이다.

양복은 일제 때도 있었으나 해방 뒤부터 입기 시작했다. 나는 10여살 되었을 때 처음으로 까만 양복을 사주어 입고 좋아 했었다. 학교에 다닐 때는 대부분 양복을 입고 다녔다.

6.25 전쟁이 일어나고 살기가 어려워졌을 때는 서양에서 들여오는 구호물자 옷을 입었다. 서양 사람들이 입던 헌 옷을 모아 보내오면 마을에서 이장이 나누어 주었다. 옷감의 질도 좋고 모양도 아름다운 것이 많았지만 너무 커서 몸에 맞지 않는 것이 흠이었다. 크기를 줄여 입어야 하므로 도시에는 옷을 줄여주는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도 중학교 다닐 때 군복에 물을 들여 고친 바지를 입었다. 비록 헌 것이지만 털로 짠 베라 보기도 좋고 따뜻했다. 그 때는 옷은 추위 더위를 피하고 몸을 보호하면 되었지 아름다움이라든가 멋은 생각지도 못했다. 우선 먹고 입는 것이 문제였지 무엇을 얼마나 좋게 입었느냐는 것은 사치였다.

옛날에는 옷감을 짜는 공장이라야 겨우 광목과 옥양목을 짜는 공장 밖에 없었다. 경제개발이 이루어지고 여러 산업이 발달 되면서 옷감을 짜는 공장도 여기 저기 생겼다. 드디어 옷감 혁명이 일어났다. 그 때 J모직과 K모직 공장이 유명했고 그 옷감으로 옷을 해 입어야 멋이 있었다.

나는 전주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첫 발령을 받아 학교에 부임할 때 양복 한 벌이 없어 정장을 하지 못하고 갔다. 선배 여선생 한 분이 초라한 내 차림을 보고 양복 한 벌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걱정을 해주던 일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봄에 부임한 나는 여름을 지나고 늦가을에야 양복을 맞추어 입었다. 처음 입은 양복은 연청색 J모직 제품이어서 멋이 있었다. 새 양복을 입은 나의 모습은 아주 달라보였다. 의복이 날개라는 말이 실감났다.

요즘은 옷이 너무 많아 한 번 입고 버리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유행이 바뀌면 아무리 좋고 값비싼 옷도 입지 않는다 하니 얼마나 낭비인가. 고급 옷들이 쓰레기장에 버려지니 아깝기도 하다. 20년도 넘는 옷을 입는 우리 집과는 생각이 아주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이다.

천주교에서는 우리의 헌옷을 모아 외국에 보내는 일을 한다. NGO 등 사회단체에서도 헌옷 보내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길가다 보면 헌옷을 모으는 함이 더러 눈에 띈다. 얼마나 성과가 있는지 모르지만 참 좋은 일이다. 한국전쟁 때 우리가 받은 혜택을 되갚아 준다고 여겨진다. 함부로 버리는 옷을 모아 어려운 나라에 보내면 그 사람들은 얼마나 좋아할까.

내가 마지막 근무한 학교의 교장으로 있을 때 외국에 헌옷 보내기 사업을 하는 단체에서 협조 요청이 있어 도와 준 일이 있다. 가정에서 버리려는 헌옷이 있으면 외국 사람을 도울 수 있도록 가져오라 했더니 두 트럭이나 모아져 큰 성과를 거둔 일이 있었다. 지금도 그 일을 뿌듯하게 여기고 있다. 함부로 버려지는 헌옷을 모아 보내면 보배가 되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작은 도움이 받는 사람에게 큰 혜택이 된다면 누구나 한 번 해 봄직한 일이 아닌가.

외국에서 수입한 옷은 한 벌에 수 백만 원이나 하고 천만 원이 넘는 옷도 있다하니 놀랄 일이다. 손바닥만한 팬티 하나가 삼백만 원짜리도 있다고 들었다. 그런 옷감은 무엇으로 짜서 그리 비쌀까? 서민들은 근처에 얼씬도 못할 옷값이다. 그래도 불티나게 팔린다니 알 수 없는 일이다.

옷을 입는 목적이 자연 환경적 측면을 벗어나 아름다움이나 멋 그리고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 고급 옷을 입어야 테가 나고 위신이 서는 시대가 된 모양이다. 먼저 인간이 되고 마음을 닦은 다음에 자기 몸에 맞는 옷을 입어야 멋이 있지 않을까. 값비싼 옷을 입었다고 인품이 높아 보이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옷은 이웃 사람들과 어울리게 입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너무 앞서 가도 눈총을 맞고 뒤져도 비웃음을 사기 쉽다. 자기 형편에 맞는 옷을 단정히 입는 것이 멋이 아닐까. 인격에서 울어 나오는 그런 멋 말이다.

                      (2008.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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