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례 운조루(雲鳥樓) 공식 홈페이지 ▒

ㆍ작성자	김길남
ㆍ작성일	2008-11-11 (화)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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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의 벽을 허물고
인종의 벽을 허물고
안골노인복지회관 수필창작반. 전북대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야간반 김길남

미국은 강한 나라다. 세계에서 영향력이 가장 크다. 냉전시대에는 소련과 양극으로 대치하여 힘의 균형을 이루었으나 지금은 공산권이 몰락하고 미국 만 남았다. 미국이 기침을 하면 일본은 감기를 앓고 한국은 열병을 앓는다는 말도 있다. 그만큼 세계의 정치, 경제, 문화, 과학에 큰 영향을 미치는 나라다.

강한 나라에 케냐 출신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를 둔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본선보다 어렵다는 예선에서 강력한 힐러리를 물리치고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뽑혔을 때부터 그 가능성은 커 보였다. 현 대통령 부시가 집권한 뒤 미국은 강한 힘으로 세계를 뒤흔들었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전쟁을 일으켜 군사력으로 억눌렀다. 그렇지만 많은 목숨만 잃었을 뿐 얻은 것이 없고 천문학적인 예산을 헛되게 써 경제를 파탄으로 몰고 갔을 뿐이다. 이런 위기에 변화와 화합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자는 47세의 젊은 오바마가 나타났으니 승리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은 지금도 암암리에 인종 차별이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과연 흑인이 이길 수 있을까 염려했다. 흑인을 지지하지만 막상 투표장에 들어가면 마음이 바뀌어 백인을 찍게 된다는 브래들리 효과도 이번 선거에서는 힘을 얻지 못했다.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자는 오바마 앞에서는 하나의 기우에 그치고 만 것이다.

이번 미국 대통령선거는 많은 국민이 관심을 가졌던지 투표율에서도 44년 만에 최고인 64%를 나타냈다. 그중 오바마는 52%의 득표를 하여 36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고 매케인은 47%의 득표와 174석의 선거인단을 얻는데 그쳤다. 오바마는 여성의 55%와 흑인 96%, 히스패닉계 67%, 젊은층 66%, 저소득층 60%의 지지를 얻었다고 CNN 여론조사는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로 말하면 강부자만 빼고 모두 오바마를 지지한 셈이다. 주지사와 상원의원, 하원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압승을 하여 새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 주었다. 미국은 물론 세계가 편안히 살 수 있도록 정치를 잘 해 나갈지 기대가 된다.

우리나라와dml 외교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한미 FTA를 재고해야 한다는 후보시절의 언급이 있어 재협상을 하자고 할 것 같아 염려스럽다. 자동차 문제를 예로 들어 너무 수‧출입 차가 심해 수정해야 한다는 말이 있었다. 우리나라 정부는 재협상 카드를 사전에 막고자 먼저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서두르고 있다. 야당은 반대하고 농민은 여기저기에서 결사반대 시위를 하는데 어떻게 처리해야 옳은 것인지 모르겠다. FTA는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에서는 꼭 타결해야 할 과제다. 그리고 이로 인한 피해자가 없어야 한다. 먼저 피해가 예상되는 대상들에게 보상을 하거나 혜택을 주는 제도를 마련한 뒤 비준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미국은 부러운 나라다. 흑인도 대통령으로 뽑는 선진국민이다. 개척시대에 노예로 끌려온 흑인들의 후손이 대통령까지 올랐으니 세상은 많이 변했다. 링컨 대통령이 흑인 노예들을 해방시키지 않았으면 오늘의 오바마는 없었을 것이다. 차츰 변화를 가져온 것이 쌓이고 쌓여 오늘의 기적을 이루었다. 자기들의 대통령으로 뽑아 놓고 폴짝폴짝 뛰며 좋아하는 흑인들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인종의 벽을 허물고 흑인을 대통령으로 뽑은 나라가 미국이다. 낙선자가 당선자에게 즉시 전화를 걸어 당선을 축하하는 나라다.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라고 뽑은 국회의원들이 자기 정파의 이익을 우선하여 다투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비교할 때 너무 차이가 크다. 우리의 앞날이 걱정된다. 언제나 우리도 미국과 같이 선진화된 생각으로 정치를 할지 아쉽다.

(2008. 11. 7.)

* 브래들리 효과 : 1982년 켈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흑인 민주당 후보 브래들리가 여론조사에서는 승리하는 것으로 조사 되었으나 백인들의 마음이 투표장에서 바뀌어 찍어 주지 않아 패배한 뒤 나온 말.

* 히스패닉계 : 중남미 출신 미국인 - 4,600만명 ( 인구의 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