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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위미앵
작성일 2008-07-17 (목) 16:03
ㆍ추천: 0  ㆍ조회: 2984      
이해와 오해
이해와 오해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수요반 위미앵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는 인연이라는 게 있다. 만남이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 때 우리는 그 만남을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민수와의 만남도 이런 인연으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민수를 이해하는 데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했다. 우리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사람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전제 조건은 무엇이며, 필요한 시간은 얼마일까?

 수학을 전공했다는 이유로 교회에서 운영하는 방과 후 학교 교사로 봉사하게 되었다. 방과 후 학교에 참석하는 학생들은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원에 갈 수 없거나 결손 가정으로 사랑을 받지 못하는 중학생들이다. 열악한 환경 탓인지 아이들은 입만 열면 심한 욕설을 했고, 조금의 양보나 배려 없이 사소한 일에도 도끼눈을 하고 치열하게 싸웠다. 이런 아이들을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무엇을 위해 사는지’에 대한 어떤 목표의식을 찾아 볼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왜 친구를 배려해야 하는지’, ‘왜 이 교회가 이런 혜택을 베푸는지’ 등은 아예 생각조차 해보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이런 만남 속에서 나의 고민은 깊어만 갔다.

 민수란 아이는 중학교 3학년으로 덧셈과 뺄셈조차 할 수 없는 아이였다. 싸움‘짱’이라 할 만큼 사고를 치고 다녔지만 방과 후 학교에서는 순했다. 하루는 민수에게 덧셈과 뺄셈의 개념을 확실히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에 민수만 붙들고 한 시간가량 씨름을 했다. 내 방식대로 밀어 붙이면 될 거라 믿었지만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민수의 자세에는 당할 재간이 없었다. 이 아이에게는 수학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왜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치는 게 더 중요할 것 같았다. 그와 대화하는 중에
“어릴 때 이후 엄마한테 칭찬을 들은 기억이 없어요.”
라고 하는 민수의 말에 나는 적잖이 놀랐다.  칭찬을 않는다고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해 보지만 그의 표정은 어두웠다.
“눈만 마주치면 ‘사고치지 마라’ 그 한마디 뿐”이라고 짧게 대답했다. 대화의 방향을 바꾸어야 했다.
“앞으로 무엇이 되고 싶니?”
“안정환 형과 같은 축구 선수요.”
“돈을 많이 벌고 싶어요. 엄마를 기쁘게 해주고 싶고, 호강시켜 드리고 싶어요.”
끝으로 그 말을 남기고 고개를 숙였다. 한 시간 가량의 긴 대화에서 나는 그의 아픈 마음이 무엇인지 이해하게 되었고, 생각했던 것보다 그가 성숙한 아이임을 알 수 있었다. 한편, 그와의 대화 속에 나의 고집스러운 오만과 편견이 있었음도 깨달았다.

 때때로 우리는 사람을 처음 만나 알아가는 과정에서 대단히 단순한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오만과 편견이란 도구를 마음대로 사용한다.
민수는 가정과 학교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방과 후 학교 교사인 나에게 조차도 인정을 못 받았으니 그 동안 얼마나 외로웠겠는가.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알 수 없다’며 불평했던 이 아이를 이해하기 시작했고, 그와의 만남이 허망한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민수는 행동이 좀 거친 아이지만 마음속에 순수함이 자라고 있었다. 또한 부모님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강한 열망도 있었다. 내 속에 있는 ‘엄마’라는 강한 의미가 부여하는 힘으로 그에게 한없는 사랑을 부어 주고 싶었다. 민수와의 만남을 통해 편견보다는 배려와 진실로, 오만보다는 애정과 사랑으로 대한다면 진정한 만남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 2008.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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