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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조규열
작성일 2008-06-25 (수) 21:17
ㆍ추천: 0  ㆍ조회: 3362      
자녀교육의 길잡이
자녀교육의 길잡이
전북대학교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수요반 조규열


나는 요즘 어느 방송국의 ‘아침마당’을 자주 보며 인간애와 삶의 지혜를 배운다. 특히 월요일의 인생역정을 얘기하는 출연자들의 삶의 철학과 위기나 난관을 슬기롭게 이겨내고 성공한 배경이나 보람을 얘기할 때  깊은 감명을 받곤 한다. 인생의 세 고비와 세 가지 보물을 소개하며 지나온 삶의 역경과 탐스런 열매들을 하나하나 열어 보일 때 내 것인 양 흐뭇하고 대견스럽다.

오늘 ‘아침마당’에서는 장병혜 박사가 나와 자녀교육의 성공담을 얘기하는데 깊은 감명을 받았다. 성공적인 가정교육의 모델로 흔히 유태인의 가정교육과 자녀교육을 들먹이며 부러워들 한다. 특히 물고기를 잡아서 줄 게 아니라 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치는 산교육을 강조하는데 공감한다. 내가 교직생활을 할 때도 그 이야기를 강조했었다. 장병혜 박사의 교육방법이 바로 이런 유태인의 가정교육과 일맥상통하는 교육방법이기에 공감이 갔다. 고기를 잡아주면 그 때로 그치지만 잡는 방법을 터득하면 언제나 스스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장 박사님은 이승만 대통령 시절에 국무총리를 지낸 고 장택상 씨의 셋째 따님으로 명문가에서 태어나 우리나라에서 대학까지 졸업하였다. 19살에 미국에 유학하여 피츠버그대학에서 역사학 석사를, 조지타운대학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뒤 하와이대학에서 역사학을 강의하였고, 미국 내 이민자 가정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영어와 모국어를 배우게 하는 이중 언어 교육 시스템을 교육과정에 반영하여 많은 호응을 얻기도 한 학자였다.
장 박사님은 유학시절에 주임교수였던 중국계 은사와의 인연으로 28세 때 12살 연상의 그 분과 결혼하게 되었는데 9살, 7살, 3살의 자녀를 둔 홀아비였다니 총리를 지낸 명문집안에서 쉽게 허락되지 않았을 것이다.
결혼한 뒤 남편이 정관수술까지 하여 자기중심적인 행위에 그 분의 마음이 얼마나 무거웠을까 생각하니,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지만 괜히 나의 일인 듯 피해의식이 들었다. 그 분이 좋아서 결정한 일이고 숙명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수용했을지 모르지만  태평양을 건너던 꿈과 2세에 대한 기대를 생각하면 아깝고 가혹한 일이었지 싶다.

 그 분은 그때부터 자녀교육에 대한 헌신적인 노력과 가장 좋은 교육방법이 무엇인가를 찾아 적용하며 남다른 고민과 열정을 보였다. 먼저 아이들에게 아빠의 존재를 인정해 주고 ‘큰 아들’이라 생각하며 동생들에게 책임과 역할을 다하도록 하였다. 또, 아이들이 진로문제로 고민할 때 아빠와 상의하도록 하여, 엄마와 아이들과 아빠의 삼각협력관계를 형성토록 하여 합의점을 도출해 갔다는 것은 적절한 지도방법이라 여겨졌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가족 간에 신뢰가 생기고 연결고리가 되면서 아이가 변하기 시작하고 변해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부부가 변하고 결국에는 가정이 변하게 된다는 사실은 우리가 명심해야 될 일이다. 우리네 가정교육의 핵심은 공부고 출세며 엄마의 의지대로 밀어붙이는 일방적이고 명령적인 게 문제다. 아이들의 의견이 존중되고 무슨 일이든 가족들이 함께 하며 충분한 대화를 통하여 이해되고 결정되어야 모두가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데 말이다.

장 박사님은 아이들을 가르칠 때 어떻게 하라고 지시하는 일 없이 그들의 얘기를 들어보고 어떤 생각과 방법이 괜찮겠다거나 다른 방법으로도 해 보라며 철저히 보조자요 조언자의 역할만 했단다. 우리처럼 아이들에게‘공부해라, 그렇게 해서 무엇이 돼!’하는 부정적이거나 강요하는 말을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철저히 그들이 알아서 하게하고 하는 것을 지켜보며 의문이나 의견을 말할 때 열심히 들어주는 게 전부였다. 우리는“달리는 말에 채찍질 한다”거나 “회초리로 때려서라도 가르쳐야 한다.”고 강압적이고 지시적인 방법을 당연시 해왔지 않은가. 그뿐인가. 다른 아이들과 또는 형제간에도 비교하며, 기를 꺾고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부정적인 방법이 더 많지 않았던가. 공부만이 전부가 아니기에 인격이나 바른 성품을 망가뜨리는 잘 못된 교육은 아니 한 것만 못한 것을…….
장 박사님은 아이들에게 수학과 영어만이 아니고 집안일도 함께 분담하게 했으며, 바느질과 요리, 가구수리며 청소도 하게 했다. 방학 때에는 수도 고치는 법과 요리, 바느질 등의 실습을 같이 하면서 가르쳤다. 평소 아이들의 학교공부가 끝나면 같이 오면서 가게에도 함께 들러 물건을 고르고 사는 법과 물건 값을 셈하고 어떻게 해야 싸고 경제적인가를 체험하게 하며 종합적으로 터득하게 했다는 사실이야말로 진정한 산교육인 것이다.
장님이요 벙어리며 귀머거리였던 고집불통의 헬렌켈러를 ‘빛의 천사, 파랑새, 성녀’로 성공적인 삶을 살게 한 위대한 스승인‘앤 설리반’의 헌신적인 교육을 연상케 한다. 위대한 교육자요, 스승의 거울이라는 페스탈로찌가 생활과 경험중심의 교육으로 전인적인 인간을 육성한 사실과도 통하는 실증적인 교육방법이다. 요즘 학교에서도 매월 2, 4주 토요일을 체험학습의 날로 정해서 가정에 맡기고 있다. 맞벌이나 결손가정의 아이들에게는 문제점도 많지만 현명하게 이끌어 실효를 거둘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할 때라고 생각한다.

장 박사님은 뇌졸중으로 고생도 했지만, 세 자녀가 모두 명문인 하버드대학과 예일대학을 졸업하고 돋보이는 활동들을 하고 있다. 또, 자녀교육에 대한 실증적인 책을 써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자녀교육의 일인자가 되어, 세계를 누비며 강의와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좋은 부모 밑에서 좋은 자녀가 나온다는 사실을 증명하며 말과 행동, 생활습관이나 도덕적인 행위에서 본을 보인 점을 주목해야겠다.‘내가 바로 서 있으면 아이들은 나의 모습을 보고 따라오며, 아이의 삶은 당연이 그들이 주인공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장 박사님의 가르침은 인격을 존중해 주는 인간교육의 표본이며 바른 자녀교육의 길잡이가 된다고 할 것이다.
“엄마는 선생님이 아니다. 항상 대화의 주체를 아이로 만들어라. 그리고 그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라.”는 의미를 되새겨 봐야겠다.
우리 부모들도 자립심과 문제해결능력이 부족하여 작은 어려움에도 당황하고 도움을 바라는 나약한 우리 아이들에게 변화를 주어 자신감과 잠재력을 끌어내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배움은 평생 계속되어야 하는 것인 만큼 너무 서두르거나 부모의 욕심을 내세워 앞지르려 하지 않아야 된다. 자녀교육이든 가정의 행복이든 사람이 먼저고 물질보다는 정신적인 면에 무게의 중심을 두는 게 옳은 일이 아니겠는가. 지구상에서 평균지능과 교육열이 가장 높은 게 우리 국민들이다. 자녀들과 눈높이를 같이 하여 능력과 필요에 따라 스스로 나아가게 도우며 본보기가 되어 준다면 그들은 기대이상의 큰 일꾼으로 자라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 자녀교육과 가정의 행복을 이루는 좋은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
                               (2008.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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