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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김길남
작성일 2008-10-20 (월) 14:07
홈페이지 http://blog.daum.net/crane43
ㆍ추천: 0  ㆍ조회: 2896      
보은의 역사가 서린 치악산
보은의 역사가 서린 치악산
        전주안골노인복지회관 수필창작반, 전북대 평생교육원 야간반 김길남



 

가을!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어찌 산과 들로 나가지 않고 배길 수 있겠는가. 20명이 관광버스에 올라 원주로 향했다. 꿩의 보은이 전설로 전해지는 치악산을 오르기 위해서였다. 1,000m를 넘는 치악산은 설악산, 월악산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악(岳)산이다. 세 번째 오르지만 항상 새롭고 아름답다.

옛날 어느 선비가 과거를 보러 한양 길을 가다가 구렁이에게 잡혀 먹히려는 꿩을 활을 쏘아 구해 주었다. 그날 밤 그 선비는 구렁이 암놈에게 홀려 죽을 고비에 빠졌다. 살려 달라 애원하니 저 종을 세 번 울리면 살려 주겠다고 했다. 그러자 이상하게도 종이 세 번 울렸다. 의아해서 선비가 다음날 가보니 꿩 세 마리가 머리가 깨져 죽어 있었다. 어제 살려준 꿩의 가족이 은혜를 갚기 위해 머리를 부딪쳐 종을 친 것이다. 그 뒤 이 산의 이름을 꿩치(雉)자를 써서 치악산이라 했다고 한다.

하찮은 미물도 이렇게 은혜를 갚는데 나는 지금까지 제대로 은혜를 갚은 일이 있는가 생각하며 산길을 걸었다. 황골에서 시작하였다. 입석사부터는 된 비탈이라 조금만 엎드리면 코가 바위에 닿을 것 같다. 한 발 떼고 부모님 은혜를 생각하고 두 발 떼고 스승님을 생각하며 걸음을 옮겼다. 힘들고 어려울 때 도와준 이웃과 친구들도 생각하며 걸으니 어느새 능선에 올라서게 되었다. 점심이 늦어질 것 같아 나누어 준 떡을 잠시 쉬며 먹고 걸음을 재촉했다. 조금 더 올라가니 정상이 보였다. 누군가가 큰 돌탑을 세 개나 쌓아 놓아 쇠뿔 같기도 하고 도깨비 뿔 같기도 하였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으니 정상에 갈 수 있겠구나 싶었다. 내 나이 74세이니 언제 또 여기에 올 것인가, 마지막이라 여기고 발걸음을 떼어 놓았다. 조금 높은 데를 힘주어 오를 때 종아리에 쥐가 났다. 여러 번 그런 고통이 있어 조심해서 발을 디뎠다. 한 걸음 한 걸음이 모여 이렇게 높은 곳까지 오르게 되었으니 사람의 힘이 참 무섭다는 것을 느꼈다.  

대피소를 지나 정상에 도착했다. 이쪽저쪽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너무 많아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치악산’ 1288m라는 표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사람이 줄지어 차례를 기다렸다. 나도 겨우 탑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 찍고 내려와 점심을 먹었다. 아래쪽에서는 더워서 땀을 흘렸었는데 점심 먹는 이곳은 추위를 느낄 정도였다. 벗었던 옷을 다시 입고 먹었다. 일어서려니 손이 시렸다. 높이에 따라 온도차가 이렇게 심했다.

아직 무르익지는 않았지만 단풍도 제법 곱게 들었다. 빨갛고 노란 단풍이 조화를 이루었다. 남쪽의 산들은 푸른색인데 여기는 참 빠르기도 하다. 예쁜 단풍나무를 배경으로 사진도 몇 장 찍었다. 설악산 단풍이 지금 한창이라던가?

정상에 오르지 못한 사람들은 지금쯤 입석대에서 점심을 먹을 게다. 입석대는 입석사 옆의 선돌인데 최치원 선생이 수도했다는 곳이다. 고려충신 원천석 선생도 조선시대 태종이 여러 차례 불러도 나가지 않고 숨어 산 곳이다. 태종은 어린 시절 자기 스승이었던 원천석을 여러 번 출사하라 벼슬을 내렸다. 그러나 선생은 끝내 나가지 않았다. 직접 찾아와 뵙기를 청했지만 숨어버리고 얼굴도 비치지 않았다 한다. 자기가 섬기던 고려를 배반할 수 없었고 왕조가 베푼 은혜를 저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풀뿌리로 연명하며 여생을 마치고 근처에 묻혔다 한다. 선생이 ,고려의 만월대를 찾아가 회고한 시조에

흥망이 유수하니 만월대도 추초로다/ 오백년 왕업이 목적에 붙였으니/ 석양에 지나는 객이 눈물겨워 하노라.

가 있다. 오직 고려만을 생각하고 눈물겨워하며 옛 왕조를 생각한 시조다. 충신은 불사이군을 실천한 곧은 절개의 어른이다.

요즘 자기 출세와 이익만을 위해 변심을 밥 먹듯 하고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하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에 이런 절개를 지킨 선생의 애국충정이 신선한 느낌을 주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 2008. 10. 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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