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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조규열
작성일 2008-10-20 (월) 06:11
홈페이지 http://blog.daum.net/crane43
ㆍ추천: 0  ㆍ조회: 2539      
103강의실에서
103 강의실에서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수요반 조규열



대학 강의실에는 신세대들의 젊음과 꿈이 넘실거리지만, 103 강의실에는 중년이후 다양하고 진솔한 사람들의 만남과 수필에 대한 열정이 살아 숨 쉰다. 수필창작과정을 공부하는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1층 동편에 자리 잡은 103 강의실은 일반 학교처럼 칠판과 교탁, 교단, 2인용 책상 15조에 의자 30개가 놓여 있다. 이곳에선 1980년에 월간문학으로 등단하여 10여권의 수필집을 낸 저명한 수필가 김학 교수가 2001년부터 기초, 중급, 고급과정, 야간반 등 4개 과정의 수필이론과 수필창작을 지도한다. 이곳을 거쳐 등단한 수필가가 100여명이고 수필집을 낸 작가도 20여명에 이르러 전북 수필문학의 산실이며 한국수필문학의 요람이 될 게 분명하다.

내가 3년 전에 교직에서 정년하고 쉬다가 의미 있게 노후의 삶을 정리하고자 작년 3월 이곳에 들어설 때 얼마나 조심스럽고 설레던지 숨소리까지 죽이며 문을 열었었다. 첫 시간에 20여명의 수강생들 앞에서 나를 소개할 때 무슨 말을 어떻게 했는지 머릿속이 하얗던 기억이 새롭다. 모두들 나름대로 문학에 대한 열정과 살아온 삶의 연륜을 의미 있게 펼쳐 보이려는 꿈이 깃들어 있어 생기가 넘치고 야심이 불타고 있었다.
그런데 올 2학기 수요반에는 가장 많은 30명이 꽉 메운 콩나물교실에서 열정을 불사르며 열심히 써보겠다고 벼르니 부담도 훨씬 크다. 60세 안팎 퇴직자들의 직장생활과 삶에 얽힌 이야기들, 중년 여성들의 다양한 생활모습과 얘깃거리를 수필로 쓰겠다고 벼르고 있으니 더욱 그렇다.

수필에 대한 이론과 실제를 공부해 보니 글쓰기가 결코 쉽지 않다. 갈수록 태산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누구의 강요에 의한 선택이 아니기에 대부분 부담 없이 시작한다. 더구나 수강생들의 열기와 의욕이 대단하여 무더운 폭염의 열기도 식히고, 한 겨울의 매서운 추위도 녹이는 열정이 살아 있어 갈수록 주눅이 든다. 낯선 수강생들의 신선한 생각과 꾸밈없는 태도가 많은 글속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드러나니 한두 학기 앞선다고 머뭇거리면 글쓰기에 대한 부담감은 더하게 된다. 수필이란 붓 가는 대로 쓰는 것이란 생각으로 쉽게 나서지만 실제로는 단순한 글쓰기가 아님을 알게 되면서 고민도 하고 벽을 넘느라 힘들어 한다. 신변의 이야기나 생활의 소재가 신변잡기가 되고, 직장이나 가족이야기를 쓰려니 자랑이나 허물을 드러내게 되어 누구나 ‘이런 게 아닌데’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이던가.

교수님은 불광불급(不狂不及)이니 글쓰기에 미쳐야 하고 많이 써야 한다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시작을 안했다면 이런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될 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여 가슴앓이를 하게 된다. 이럴 때면 기초과정의 수요반이라는 핑계와 누군들 처음부터 좋은 글을 썼을까 싶어 용기를 내게도 된다. ‘모르면 약이요,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산모의 인내와 진통 없이 떡두꺼비 같은 옥동자가 어떻게 나왔을 것인가. 수필이라기보다 소재가 잡히는 대로 써서 교수님의 지도와 문우들의 격려에 힘입어 한 편 한 편 써가는 과정이란 생각을 하며 용기를 내어 쓰며 어떤 기대감도 갖게 된다.

첫날의 자기소개 시간. 40년을 직장에 몸담았다 퇴직했다는 ㅊ문우님은‘글 쓰는 일에는 문외한이지만 욕심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좋은 사람들과 만나 배워 가겠다.’며 낯설어 했고, 두 학기 째인 ㄱ님은‘지난 3월에 강의실 문을 열었을 때 무인도에라도 온 듯 낯설고 기가 죽었는데, 이젠 신입생을 관찰할 만한 여유도 생겼다’고 했다. 83세로 최고령왕관을 물려받으신 ㅅ어르신은‘좋은 사람들과 만나면서 아름다운 삶을 멋지게 마무리하고 싶다’고 하셨고, 나는‘4학기 째인 만큼 노력하여 문우들과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글을 쓰고 싶다’는 다짐을 하였다.
그리고 전원생활의 모습을 정감 있게 쓰는 ㅊ여사는‘늦은 나이에 문학공부를 하겠다고 시작한지도 반년을 넘기니, 이번 학기에는 문학적으로 더 성숙해지고 싶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또, 고희를 넘기신 ㅈ선배님은 처음이면서도'오래전부터 글을 많이 읽고 문학에 대한 열정을 간직해 왔는데 늦게나마 지나온 삶과 직장에서 쌓은 얘기들까지 차근차근 글에 담고 싶다’며 패기와 자신감으로 강의실을 압도하여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그렇다. 목표가 있으니 의욕이 생기고, 잘 하려면 고생의 고비도 넘겨야 하리라. 우리는 서로 다른 모습과 다양한 삶속에서 제각기 다른 목표와 꿈들을 글속에 담아보려고 모인 것이다. 나와 짧게는 한 학기 길게는 4학기를 함께 하는 문우들과 원만한 인간관계와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는데 반장으로서 힘이 되어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책임감도 느낀다. 누구나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으로 꾸준히 배우고 익혀 간다면 나름대로의 성장과 좋은 결과도 얻게 될 것이다. 문제는 의욕과 열정, 끈기와 노력일 게다. 수준 높은 작품을 많이 새겨 읽고 좋은 소재를 찾아 진솔하면서도 의미와 철학이 담긴 글쓰기에 정진하는 것이 지름길이란 생각이 든다.

나는 칭찬전도사이자 수필계의 거목인 교수님의 열정어린 지도와 성실한 삶의 모습에서 서로를 이해하며 더불어 사는 지혜와 의지를 배운다. 또, 인간적이고 따사로운 마음을 지닌 30대에서 80대까지의 다양한 문우들의 삶과 글속에서 많은 걸 보고 느끼며 보람을 찾는다. 매 시간 칭찬하는 문우들이나 칭찬의 주인공들이 아름답고 우리 사회의 빛이요 소금이라는 생각이 들어 흐뭇하다.
내가 지금까지 오랜 직장생활과 다른 모임에서 느끼지 못한 인간미와 베푸는 생활, 칭찬하고 격려하며 보듬어가는 사랑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다. 검게 그을리며 땀 흘린 농부들이 여름의 폭염과 장마, 이상기온과 가뭄을 슬기롭게 이기고 풍성한 가을을 맞아 주위가 황금빛깔로 일렁이고 탐스런 과일들이 입맛을 돋우니 더 소중하고 감격스럽지 않은가. 우리들도 아름다운 얘기와 좋은 소재를 수필에 담아 사회를 밝히는 등불로서 보람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 세상에서 사람보다 더 소중한 가치가 어디 있고 수필보다 겸손하고 진솔하며 마음을 다잡아주는 문학 장르가 또 있을까. 우리 수필가족은 어려운 경제여건과 사회적 갈등에서 빚어지는 불신의 벽을 열린 마음과 따스한 손길로 감싸고 녹여 살맛나는 세상을 만드는데 앞장서야 하리라.
나도 103 강의실에서 4학기 동안 배우고 닦은 실력을 발휘하여 따사롭고 윤기 나는 삶의 모습을 수필에 담아 세상을 밝히는데 한 몫을 해나갈 것이다. 그리고 자상하고 너그럽게 대하지 못했던 자녀들과 자신 있고 명확하게 미래의 진로를 열어주지 못했던 많은 제자들에게 바르고 성실하며 사람답게 사는 길을 뒤늦게라도 확실하게 알려주고 싶다.
                              (2008.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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