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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공순혜
작성일 2008-09-07 (일) 10:57
홈페이지 http://blog.daum.net/crane43
ㆍ추천: 0  ㆍ조회: 2725      
가을이 오는 소리
가을이 오는 소리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반 공순혜


 백수의 제왕인 양 그렇게 힘차게 울어대던 매미소리도 요새는 작아져서 갈 날을 받아 놓은 듯 구슬프게 들린다. 낮에는 노랑나비 한 마리가 동백나무 사이를 기웃거리더니 제 앉을 자리가 없음을 눈치 챘는지 떠나고 만다.  아침저녁 창틈으로 스며드는 냉기는 오래 부려먹은 손목과 무릎을 따뜻하게 하라고 경고를 보내주기도 한다.

 가을은 풍성함과 비움을 주는 계절이다.  황금빛으로 출렁이는 논의 벼이삭은 얼마나 마음을 풍성하고 들뜨게 하는가.  이 곡식을 거둬들이면 올가을 무슨 일을 해야 할까.  막내를 시집보내야 할까, 도시에 사는 동생을 찾아가서 고운 옷을 한 벌 사주어야 할까. 엄마의 마음은 넘치는 정과 화사한 꿈으로 활짝 나래를 편다. 가을걷이가 끝난 황량한 들판은 먼 여행길에서 돌아올 때처럼 공허한 마음이다. 매달린 홍시 하나는 까치에겐 포만이지만 할머니에게는 마지막 이별의 징표다.

 코스모스 길은 영애와 함께 하늘거리는 가슴을 바람에 날리며 걸었던 길이다. 들국화 길은 수줍은 새색시가 처음 시댁 가는 길에 지천으로 피었던 들국화 향기에 취해 주저앉아 일어날 줄 몰라 새신랑의 애를 태웠던 길이다. 떠난 자는 말이 없다.  추억은 남은 자의 아픔이다. 어느 가을날 친구와 함께 걸었던 설악산 낙엽 쌓인 산길은 우정의 깊이를 채우는 길이었다. 기린봉 낙엽 쌓인 길은 혼자 걷는 고독한 인생의 마무리 길이다.  

 가을 운동회는 동화의 나라다. 기마 병정놀이, 오자미 던지기, 얼굴에 분칠하며 엿 먹기, 달리기 경주에서 받은 연필 자랑하기, 청‧백색 머리띠를 동여매고 응원하던 일, 이런 것들은 나도 겪었던 추억 속의 이야기다.  며칠 있으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하는 추석명절이다.  옛날엔 얼마나 이날을 손꼽아 기다렸던가. 빨강치마에 색동저고리를 입고 마차를 타고 외갓집 가는 길은 공주님 같은 기분이었다. 외삼촌의 기타 반주에 맞춰 부르던 동요와 달님의 미소는 다 내 것인 양 마냥 즐거웠었다.  

 창문으로 흘러드는 달빛은 떠난 이에 대한 그리움으로 강물을 만들어 배를 띄워놓고 아픔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하는 밤이다. 남은 별빛 하나가 마음을 달래주고 있고, 귀뚜라미는 밤이 깊은 줄도 모르는 듯 청아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가을이 마냥 깊어가고 있다.            
                                 (20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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