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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오귀례
작성일 2008-09-06 (토) 09:21
홈페이지 http://blog.daum.net/crane43
ㆍ추천: 0  ㆍ조회: 2976      
우리 집의 여름피서
우리 집의 여름 피서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수요반 오귀례





지난 여름은 예년과 달리 무더위가 혹심하여 시원한 물가에 가고 싶었다. 내 마음을 알고 남편은 휴가를 온다는 자녀들의 일정을 맞추어 지리산 뱀사골 콘도를 예약했다. 꼬불꼬불 산길을 따라 드라이브를 하는 가족들은 물소리와 새소리를 들으며 산뜻하고 맑은 공기에 즐거운 함성을 터뜨렸다.

오늘은 8월 15일 광복절, 아들의 34번째 생일이다. 문득 옛 생각이 났다. 남편은 시아버님의 생신 때 고향집에 다니러 간 사이 나는 객지인 시골 장수에서 주인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아들을 낳았다. 그 아들의 생일을 맞게 된 것이다.

1박 2일 동안 콘도에 있으면서 색다른 휴식을 가졌다. 남편과 사위는 아침 식단을 차리고, 아들은 겸손하게 설거지를 하였다. 온 식구가 물장난을 치며 함박웃음을 웃는 것도 잠시, 아쉬움을 남긴 채 그곳을 떠나왔다. 뱀사골이란 이름처럼 산길 코스가 길고도 길었다.

정령치에 오르니 해발 1,172미터 정령치는 구름속에 파묻혀 있었다. 산 밑을 내려다 보면 발 아래 보일 듯 말 듯 굽어보이는 절경은 장엄하기 그지없고, 안개가 낀 날에는 선경이 연상되고 자신이 신선이 된 기분이 든다.

 남원 청학동 회관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했다. 맛깔스럽고 고급스런 한정식으로 식사였다. 그런데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식사비를 내려고 다툰다. 결국 올해 감사원 감사관으로 취직이 된 아들이 어머니께서 자기를 낳고 기르시느라 수고하셨다며 한 턱을 썼다.

하루 속히 지혜롭고 좋은 아가씨와 결혼하여 안정된 가정을 이루는 것이 우리 부부의 바람이다. 남원 요천강 강물이 흐르는 주변에 마련된 춘향공원을 돌아보며 더위에 겹친 피로를 풀고 전주로 왔다.

늦은 오후 선배를 찾아 광주에 간 아들은 다음날 아침에 오고, 사위는 친구를 만나 밤 늦게 들어오니 아이 엄마가 된 딸이 잠을 설치는 것 같아 안쓰러웠다. 엄마를 위로하듯 돌이 돌아오는 손자는 찬송에 맞춰 손을 저어 지휘하는 것처럼 흥을 돋운다. 가정예배를 드리면서 밤 늦게 다니는 것과 특별한 경우 외에는 외박을 삼가도록, 아들과 사위에게 전하고 주님께 간절히 기도드렸다.

인생의 사는 맛을 조금씩 알아가듯 아들 딸이 우리 곁을 떠난 뒤 처음 맞는 피서가 우리 부부에게는 보람과 행복이었다. 세월의 빠름이 유수와 같다더니 벌써 가을이 오는 소리가 정겹게 들려온다.

                       (2008.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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