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례 운조루(雲鳥樓) 공식 홈페이지 ▒

ㆍ작성자	조규열
ㆍ작성일	2009-01-26 (월) 10:04

ㆍ추천: 0 ㆍ조회: 2536

2008년 우리 집 10대 뉴스
기쁨과 고통이 함께 한 무자년
- 2008년 우리 집 10대 뉴스 -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수요반 조규열

2008년 1월 1일 새벽 6시. 감격과 기대 속에 서설이 내린 설날 아침, 구름에 가려 희미한 새해 새 아침의 태양을 보며 전주 인후공원에서 행촌수필 문우님들과 더불어 소망을 빌었었다.
누구나 새로 뽑힌 대통령이 나라살림을 잘해서 어려워진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가 없어 고통 받는 젊은이들이 희망을 찾게 되길 빌었을 것이다. 나도 나라가 부강하고 믿음이 가는 사회에서 우리 형제들과 아이들 가족 모두 건강하고 오순도순 정답게 살아가도록 지켜주시라며 간절히 빌었다. 나에겐 작년부터 시작한 수필공부의 묘미를 살려 진솔한 삶의 모습을 잘 표현하게 하고, 서예도 체법에 맞게 익혀 작품전시회에도 출품하며 능력도 인정받게 해달라고 빌었다.
나 자신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가족들이 바라는 소박한 꿈과 희망이 소중한 행복으로 자리 잡고, 서로가 소망하는 한 해가 되길 빌며 시작한 2008년 무지년 한 해 우리 집의 10대 뉴스들을 정리해 본다.

1. 미국에서 대학교수가 된 아들 조일현

8년 동안 미국 뉴욕주 이타카시 코넬대학대학원에서 국제정치학 박사과정을 공부해오던 아들이 논문을 마무리 짓고 하버드대학 연구원으로 1년간 근무하다가 졸업과 함께 올 8월부터 미동북부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주립대학 교수로 강단에 서게 되었다. 미국인들도 어렵다는 교수가 되었으니 실력 있고 학문과 인격 모두 인정받으며 보람을 느끼면서 한국인의 긍지를 드높여 주길 바란다.

2. 펜실베이니아주 라파잇 대학 교수가 될 며느리 박서현

아들의 1년 후배인 며느리 박서현이 경제위기로 취업문이 좁아진 미국에서 아들에 이어 국제정치학 교수로 내년 초부터 강단에 서게 되었다. 같은 코넬대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올해는 스탠포드대학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펜실베이니아주 이스튼시에 있는 사립명문대학인 라파잇대학 교수가 된다니 자랑스럽고 기쁘다. 미국에서 중등교육까지 받은 경험도 있고 학구파인 며느리가 아들 못지않게 모두에게 인정받는 실력 있는 교수가 되어 명성을 얻게 되길 바란다.

3. 대한문학 신인상을 받고 수필가로 등단한 나

내가 올 대한문학 여름호(발행인 정주환)에서 수필부문 신인상을 받아 수필가로 등단하게 되었다. 지난 11월 22일 고창선운산관광호텔에서 전국의 수필가들이 축하해주는 가운데 신인상을 수상하여 영예롭고 가슴 뿌듯한 감회를 맛보았다. 의미 있는 좋은 글쓰기로 모두에게 기억되는 수필가가 되기 위해 더욱 정진하며 최선을 다해야겠다. 지도해주신 김 학 교수님과 행촌문우님들을 비롯한 수필반 문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4. 전라북도 서예전람회에서 한글작품 입선

오래전부터 서예는 해왔지만 공식적인 전람회에 출품한 경험이나 입상격력도 없어 헛고생만 해온 것 같아 쑥스러웠다. 다행히 올 1월부터 안골복지회관 한글 서예반에서 열성적인 선생님의 지도로 꾸준히 익혀 지난 11월 22일 전북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작품전시와 함께 입선상장을 받았다. 지난 10월 9일 전주시 어르신서예휘호대회에 참가하여 한글부문 장려상을 받은데 이어 공식적인 기관에서 인정받은 셈이다. 내년에는 더욱 바른 서법과 세련된 서체로 대한민국서예전람회에 출품하여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정진하고자 한다.

5. 교통사고로 입원한 나

호사다마라고나 할까. 아들과 며느리가 교수가 되고 부족한 내가 상복이 터져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것이 자만과 방심의 화가 되어 돌아온 고통이요 자성의 뉘우침이리라, 12월 14일 새벽 생사가 갈릴 뻔 했던 교통사고 현장의 몸서리쳐지는 아픔을 오래 기억하며 참회와 반성의 시간을 갖는다. 노년을 방심하지 말고 사려 깊고 겸손하게 살 것을 가르쳐 준 각성의 기회로 삼고 낮은 자세로 많은 사람들에게 봉사하며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

6. 수지침 봉사상을 받다

2007년부터 수지침을 배우며 봉사동아리에 참여 가끔 봉사활동을 해왔는데 올부터는 봉사반 책임을 맡아 전주복지시설과 평생학습축제, 노인의 날 행사에서 전주 시민들을 상대로 수지침 봉사를 해왔다. 매주 화요일에는 기초생활수급자를 대상으로 안골노인복지회관에서, 매주 목요일에는 마을경로당 노인들을 대상으로 봉사를 전개해왔는데 지난 12월 1일 전북교육문화회관 공연장 송년의 밤 행사에서 우리 수지침동아리 회원들이 지도강사와 함께 봉사상을 받았다. 격려와 채찍으로 알고 더욱 적극적인 활동을 펴나가려고 한다.

7. 어르신 휘호대회에서 장려상을 받다

지난 10월 9일 전주덕진공원에서 평생학습축제의 일환으로 어르신서예휘호대회가 있었다. 서예 한글부문 현장 실기대회로 개최된 행사에서 장려상에 입상하였다. 전북서예전람회 작품을 준비하면서 실력을 쌓은 덕분이기도 하지만 의외였다. 시상식이 웨딩캐슬 자원봉사자 자축연 만찬장에서 공연과 함께 시상식이 진행되어 뜻 깊은 대접을 받았다. 전주시장과 시의회의장을 비롯하여 내빈들까지 참석하여 축하해주니 금상첨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8. 큰딸 조미영 과로로 입원

의상디자이너로 졸업과 동시에 상경하여 아들의 대학생활과 유학 전까지 뒷바라지를 해오며 의류회사에서 근무해오던 큰딸이 외손자를 시댁에 맡겨 주말이면 데려다 돌보고 가르쳐 왔었다. 1인 3역이 과로가 되어 지난 6월 다니던 직장을 3개월간 휴직하고 입원요양하다 퇴원하여 집에서 쉬었다. 특별한 질환은 아니어서 다행이지만 과로가 만병의 원인이 된다는 생각에서 10년 만에 홀가분한 휴가를 얻어 몸보신도 하고 정신과 육체의 휴식도 겸하였다. 재충전과 한 회사에서만 일해 온 타성도 벗어날 기회가 되었다. 회복 후 다른 회사로 옮겨 디자이너실 팀장이 되고 새로운 분위기에서 일하게 된 딸의 앞길에 건강과 보람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

9. 막내사위 유현 췌장염으로 입원

지난 가을 막내사위가 시각디자인 일을 해오다 췌장염이란 진단을 받고 갑자기 입원했다. 우리 가족 중에서 가장 젊고 큰 체격에 누가 봐도 장군감인데 혹 큰 병이나 아닐까 하여 걱정이었다. 다행히 정밀검사결과 췌장염이라 과로도 벗어나고 한 달 정도 입원하여 약을 복용하면 문제가 없다는 소식을 접하고서야 놀란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췌장은 장기사이에 감춰져 있어 쉽게 발견하기 어렵고 발견하면 중증인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에 놀랐다. 평소 식생활과 생활습관에 문제가 있었음을 알고 이번 입원이 체질개선의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10. 아내 인후교회노인대학 졸업

아내는 평소 건강과 취미활동으로 요가와 에어로빅, 가요교실 등을 꾸준히 해왔지만 독서나 공부에는 머리를 저었는데 지난 4월부터 이웃 인후교회에서 개설한 노인대학 영어반에 등록하여 매주 목요일에 공부도 하고 점심까지 먹고 온다. 요즘은 평생학습시대라 나이에 상관없이 늦깎이학생이 많음을 잘 알고 있는 터에 새롭게 영어단어도 써보고 회화 한마디라도 익히겠다니 기특할 수밖에. 손녀 덕분에 미국에 있는 아들집에 두 번이나 다녀오더니 느낀 바가 많았던 모양이다. 손자손녀들에게 공부하는 모습을 보인다니 교육적인 영향도 크리라 여겨 나도 적극 도와야겠다.

다사다난했던 무자년 한해는 우리가족에게 기쁨과 아픔이 교차했던 결코 잊을 수 없는 해였다. 병실 침대에 누워 때를 넘겨 정리하는 것도 처음이자 마지막이겠지만 나에게 호사다마라는 말을 떠올리며 조금의 방심도 나뿐만 아니라 많은 형제들과 가족들에게 충격과 염려의 단초를 불러옴을 실감케 하였다. 한 번의 실수가 평생을 후회와 파탄의 늪으로 빠뜨리고, 기쁨보다 몇 배 더 큰 아픔이 있음을 모르고 살아온 자신이 후회스럽다. 정말 자랑스러운 일도 많았지만 되뇌고 싶지 않은 아픈 마음과 고통으로 묻힌 한 해, 멀리 해넘이로 보내리라.
모두가 힘들고 고통스러운 기축년 새해맞이라고들 하지만 가족들의 아픔과 걱정이 없고 저마다의 자리에서 작은 보람이라도 찾는 한 해가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 가는 해의 아픔은 잊고 오는 해의 새해 소망은 기쁨으로 맞으리라.
(2009. 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