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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이해진
ㆍ작성일	2009-03-07 (토)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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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의 꽃을 피우고 싶다
수필의 꽃을 피우고 싶다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수요반 이해진

강의실 교탁 위에는 분홍빛 나팔꽃이 곱게 피어 있었다. 작고 귀엽게 송이송이 핀 그 꽃은 그 크기에 알맞게 앙증맞은 빛을 내뿜고 있었다.
아침 일찍 서둘러 외출준비를 하는 것도 참 오랜만의 일이다. 잔뜩 흐리고 어두웠던 어제의 날씨는 어느새 지나갔고 오늘은 새롭게 밝은 해가 떠올랐다. 나를 기다리는 새로운 만남을 찾아 달려가는 내 기분은 활기에 넘쳤다. 더욱이 공부라는 것은 그 내용이 무엇이든 자신을 의기양양하게 내세우기에 적당한 포장지 같아서 내 기분은 마치 대학시절의 그 열의에 찬 학생이 되는 것 같았다. 여유 있게 도착하여 강의실을 찾아가 문을 열었을 때 나는 깜짝 놀랐다. 세상은 늘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법이니 내 또래 나와 같은 성별의 사람들이 모여 편안하게 강의를 들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기소개를 하는 것을 들어보니 어느새 삶을 뒤돌아보며 관조할 나이의 어르신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이 저마다 자기 이력과 가족을 소개하는 것을 들으며 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의 이력과 가족사항은 교탁 위의 나팔꽃만큼이나 화려했기 때문이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이 시대 우리사회의 30대 가정주부가 바라보기에는 거리감이 있었다. 마치 다 이룬 듯이 소개하는 그들에 비해 나는 이제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하얀 종이 위에 어떤 글자를 쓸까 고민하는 어린아이 같았다. 그러나 평생교육원이라는 곳이 태어나면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평생 동안 계속적으로 교육을 받는 곳이니 나이와 연륜은 아무 의미가 없을 지도 모른다. 수필반에 모인 이상 글쓰기 앞에서는 모두가 같은 출발선상에 서 있으리라. 어떤 의미에서 나의 설렘은 다시 시작된다.
수업을 마치고 교탁 가까이 다가가 나팔꽃을 바라보니 그 꽃은 조화였다.
‘아, 지금은 나팔꽃이 필 시기가 아니지!’
그렇다. 나는 한 여름에 피는 고운 나팔꽃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나팔꽃처럼 예쁜 수필의 꽃을 피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