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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송민섭
ㆍ작성일	2009-03-07 (토)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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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자랑
아내 자랑
-칭찬거리 찾기 과제-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수요반 송민석(전남 여수시)

달이 차기 전에 나온 팔삭동이에서 유래함직한 팔불출이란 말이 있다. 아내와 자식자랑을 하는 사람은 대표적인 팔불출이다. 그러나 나는 내 아내를 위해서라면 언제라도 기꺼이 그리고 당당하게 팔불출이 되고 싶다.
아내는 30년이 넘도록 불평 한마디 없이 부족한 나를 뒷바라지해 주었다. 기분이 몹시 언짢을 땐 말대꾸도 없이 묵묵히 자기 일만 할 뿐이다. 항상 생활비가 부족한 가운데에서도 지금까지 빠지지 않고 가계부를 적으며 알뜰살림을 해 준 아내였다. 정년퇴임을 한 뒤 아내가 아니었으면 지금의 내가 존재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니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환갑, 진갑 다 보내고 나서야 철이 드는 내가 부끄럽기만 하다.
집안일보다는 학교에만 매달리는 남편을 따라 가난한 집으로 시집을 와서 아들만 넷을 키우느라 애간장이 다 녹았을 텐데도 묵묵히 남편의 뒷바라지를 해 준 아내다. 남편의 장점을 찾아 아이들에게 아버지를 본받으라는 교육을 시키는 아내가 있었기에 자녀들도 바르게 성장해주었다고 믿는다. 한 때는 도시에 살면서 친구의 꼬임에 보증을 서주어 재산을 모두 날린 적도 있었다. 당시 절망에 빠져 고향근처 시골고등학교로 옮겨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면서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극진히 시부모를 공경하여 마을 어르신들로부터 칭찬을 받던 아내였다.
외딴섬으로 발령을 받아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낙도의 비좁은 단칸방에서 책 보따리를 다 풀지도 못한 채 뒤척일 때 아내의 격려 한마디가 내게 큰 용기를 주었던 기억이 새롭다. 8남매의 큰 며느리로서 명절과 제사 때마다 다른 형제들보다 먼저 부모님이 계신 시골집에 가서 음식을 장만하고, 행사가 끝나면 모두 떠난 뒤 하루를 더 머물면서 깔끔하게 마무리하면서도 불평 한마디 없던 아내가 그저 고마울 뿐이다.
어느 모임에서나 수다를 부리거나 남 앞에 나서지 않고 남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자세도 고맙다. 미장원에서 여인네들의 수다 속에 남편이 교장으로 있는 학교의 자랑거리가 나와도 전혀 내색을 하지 않고 듣고만 오는 아내다. 제 잘난 맛에 사는 요즘 사람들 같으면 함께 참견하여 우쭐댈 수도 있었을 텐데․․․․․․. 젊은 여자들일수록 자기 남편이 아니면 회사나 직장이 돌아가지 않는 것으로 믿고 어느 모임에서나 남편 자랑을 늘어놓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내 인생의 고비마다 나를 격려하고 용기를 주었던 아내가 있었기에 넘어지지 않고 오늘에 이를 수 있었다. 내가 교장으로 재직하는 고등학교가 전남에서 최다 서울대 합격생 배출과 32년 교직생활의 영예로운 정년퇴임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아내의 뒷바라지 덕이었다. 나는 다시 태어나도 학생들과 함께하는 교단에 설 것이며, 내 아내를 선택하고 싶다. 오늘도 가족을 위해, 이웃을 위해 새벽기도부터 올리는 아내가 자랑스럽다. 이런 정숙한 아내를 만나게 해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좀 더 멋진 노후를 보낼 것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