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판문점 우리 측 '평화의 집'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날이다. 우리 겨레 8천만과 온 세계인들이 지켜볼 수 있도록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진행되어 더 관심을 끌었다. 모두가 그토록 바라고 바라던 남북정상회담은 문 대통령이 일행과 함께 아침 8시에 청와대를 출발하여 판문점으로 가면서 시작되었다. 나는 오늘 회담이 평화통일을 위한 다시없이 좋은 기회가 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빌었다.
오전 9시 30분쯤, 문재인대 통령은 북한 최고 지도자로서는 사상 최초로 남한 땅을 밟는 김정은 위원장을 군사분계선 남쪽에서 반갑게 맞으며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반갑게 인사말을 나누면서 “나는 언제 북한 땅을 밟을 수 있을까요?” 하자 “지금 바로 북한 땅으로 넘어 가시지요.”라면서 김 위원장이 깜짝 제의하여, 두정상이 다시 군사분계선을 넘는 깜짝 쇼를 벌임으로써 폭소와 박수를 유도했다. 이어서 두 정상은 전통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공식 환영식장으로 이동하여 3군의장대의 사열을 받은 다음, 평화의 집으로 이동했다.
평화의 집 1층에 들어선 김 위원장은 방명록에 ‘새로운 역사를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역사의 출발점에서’라는 내용의 글을 쓰고 서명한 뒤 잠시 접견실에서 대담을 나눈 다음, 오전 10시 15분부터 본격적인 남북정상회담에 들어갔다. 한반도의 정전체제가 평화체제로 가는 큰 걸음을 내딛는 두 정상의 회담 장면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남북분단 역사에 종지부를 찍기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했다.
오전 100분간의 정상회담을 마치고 남과 북의 정상은 자기 처소로 돌아가 점심을 먹은 뒤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오후 4시 30분쯤, 남북정상은 정주영 회장이 1,001마리의 소를 싣고 방북했던 판문점 바로 그 길옆 군사분계선에, 1953년생 소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이는 소나무에 한라산과 백두산의 흙을 섞어 덮고, 대동강과 한강물을 줌으로써, 남북이 하나되도록 마음을 모아 평화와 번영을 기원한다는 의미를 갖는 행사였다. 코끝이 시큰거렸다. 이를 바라보는 남북의 모든 동포들의 마음도 그렇게 하나로 모아졌을 것이다. 이어서 도보길 끝자락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배석자 없이 두 정상은 다정한 모습으로 대화를 나누었다. 두 분이 30여분동안 진지하게 진심을 다해 민족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참으로 꽁꽁 얼어붙었던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그런 뒤, 오후 6시 두 정상은 공동합의문을 발표했다.
판문점선언으로 명명된 합의 주요 골자는 남북관계의 전면적이고 획기적인 개선과 발전, 군사적 긴장완화, 그리고 종전을 선언하고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실현한다는 내용이었다. 세부항목을 살펴보면 완전한 비핵화, 일체의 적대행위 전면 중지, 확성기 방송금지와 전단지 살포 금지, 비무장지대의 실질적인 평화지대 화, 쌍방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 관리사무소를 개성에 설치하겠다는 내용, 실질적인 남북간의 경제교류 등이 포함되었다. “판문점은 평화의 상징이다. 통일의 속도를 앞당기려면 만리마처럼 빨리 가겠다.”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말에서 평화를 이루고야 말겠다는 굳은 의지가 느껴졌다. 제발 모든 약속이 꼭 지켜지기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만찬행사를 마친 뒤 남북의 정상내외와 그 일행들이 참석한 가운데 환송행사가 진행되었다. ‘하나의 봄’이라는 주제로 우리 역사의 희로애락을 아리랑으로 표현하고, 평화의 집 외벽 화면에 나비가 남북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었다. 우리 겨레 모두가 남과 북을 나비처럼 자유롭게 왕래하도록 하자는 우리의 간절한 염원이 담긴 내용 같았다. 김 위원장 일행은 우리측 인사들과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눈 뒤, 9시 30분쯤 북으로 돌아갔다. 김정은 위원장의 약속이 틀림없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유엔과 미국이 제재를 풀고, 경제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며, 남북정상회담을 정기적으로 갖고, 8.15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지려면 북미정상회담도 잘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어야만 비로소 남북 간의 합의내용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산가족상봉행사가 잘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만나야할 사람들이 뜻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버릴까 걱정된다.
위와 아래가 하나로 연결되고 빨강과 파랑이 굽이쳐 어울리며, 한반도가 남북이 구분 없이 한길로 이어진다. 평화의 종이 울리고, 화사한 신록이 부풀어 오르는, 결코 오지 않을 것만 같던, 꿈같이 아름답고 환한 봄이 한반도에 물밀 듯이 밀려올 것으로 믿는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우리 부부도 몇 년 전부터 한반도 평화통일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하고 있다. 이제 우리의 기도가 하늘에 닿아 한반도에 평화의 종이 울릴 그날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고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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