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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이수홍
작성일 2009-03-17 (화) 03:31
ㆍ추천: 0  ㆍ조회: 2202      
손수건
손수건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이수홍



나는 손수건을 좋아한다. 넥타이만큼이나 좋아한다. 쓰임새가 많고 나를 많이 도와주니 좋아할 수밖에 없다.
눈물, 콧물, 입, 손, 얼굴과 겨드랑이의 땀, 발 그리고 급할 때는 화장지 대용으로도 사용한다. 데이트 할 때 자리가 깨끗하지 않으면 벤치에 살짝 손수건을 깔아주어 상대를 감동하게 하기도 한다. 곱게 단장한 머리칼이 보슬비에 젖을세라 머리에 손수건을 살짝 올려놓고 한 손으로 그 끝을 잡고 종종걸음을 치는 모습은 귀엽다.
명창들이 판소리를 할 때면 부채와 손수건을 손에 갖는다. 깜박 잊고 손수건을 준비하지 않아 흐르는 땀을 닦지 못할 때 관객이 얼른 갖다 주면 박수가 터져 나와 분위기가 한층 살아난다. 손수건만큼 용도가 많은 것도 드물 성싶다.
손수건은 뭐니 뭐니 해도 눈물을 닦을 때 제대로 가치를 발휘한다. 눈물은 슬프거나 감격스러울 때 나온다. 인생살이에서 가장 슬픈 것은 이별이다. 이별할 때 흐르는 눈물을 손수건으로 닦는다. 그래서 손수건은 이별의 상징이기에 선물로 사용하기를 피한다. 그러나 나는 손수건을 선물하거나 받기를 좋아한다. 일본여행을 갔을 때 함께 근무한 직원 25명에게 손수건을 선물했었다.
 얼마 전 아내가 망팔(望八)이 넘은 은사님께 선물을 해야겠는데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양말과 손수건으로 결정했었다. 내가 은근히 받을 사람을 부러워하는 눈치를 채고 내 것도 산다고 해서 자기 것도 사라고 했다. 아내는 사용하던 두 장의 손수건을 남자가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나에게 주어서 4장을 다 내가 사용하고 있다.

엊그제 전북도립국악원에서 소리를 지르고 겨드랑이 땀을 닦고 차안에서도 사용하고 집에 와서 옷을 갈아입고 한참 있다가 손수건을 찾으니 보이지 않았다. 작은 물건이라도 잊어버리면 서운하다. 자동차에 흘렸는가 하고 찾았으나 없었다. 이별이 슬퍼 눈물을 흘릴 때 해결해 주는 손수건이 나와 이별을 선언하는가 싶어 야속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분명 내 과실이고 틀림없이 어디서 나타나리라고 생각했다.
밖에서 집에 들어오면 손수건을 내놓고 사용하다가 밤이 되면 화장실 세면기로 보낸다. 전에도 손수건이 보이지 않아 며칠 전에 입었던 바지를 뒤져 찾은 일이 있었다. 이틀이 지난 오늘 집에서 가끔 입은 조끼 속호주머니에서 숨바꼭질이라도 하듯이 뾰조롬히 내다보는 손수건을 찾았다. 필요할 때는 애지중지하다가 안 쓸 때는 이렇게 방치하느냐고 손수건이 원망하고 있었다. 건망증 환자냐고 항의를 하는 듯했다. 옷을 갈아입으면서 손수건을 꺼내 옮겨놓고 깜박 잊어버린 것이다. 얼마나 반가웠던지 정중히 사과했다. 흐려진 내 정신을 계속 탓하지 않게 되어 더 고마웠다. 젊었을 때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확실히 나도 이제 늙었나보다. 잊어버렸던 물건을 찾았을 때의 기분은 경험해본 사람만이 안다.

내가 손수건을 처음 가졌던 것은 중학교 다닐 때 누님이 거즈 갓 테두리에 뜨개질을 해서 만들어준 것이었다. 하얀 천에다 파란색으로 갓을 두른 손수건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누님은 시집갈 때 신랑 친구들에게 준다고 여러 장을 만들었다.
나에게는 몹쓸 버릇이 있다. 목욕탕이나 학원에서 문손잡이를 잡을 때 여러 사람이 잡는 부분을 피해서 위나 아래를 잡는다. 비누로 씻어서 사용하니 더 말해 무얼 하랴. 결벽증 환자라고 하는 말이 맞겠다. 그래서 내 몸에는 손수건이 떠나지 않는다. 게다가 알레르기성비염이 있어 콧물이 많이 나오는 나에게 손수건은 필수품이다.
요즘은 화장지가 많이 나오고 물티슈까지 나와서 손수건 대용으로 사용되지만 그래도 손수건이 호주머니에 없으면 허전하다. 손수건 9장을 놓고 사용한다. 골고루 사용하지 않고 화려한 것만 좋아해서 내 호주머니를 차지하지 못한 놈이 나를 원망하니 미안한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평소 나를 많이 도와주는 손수건은 나에게 자기가 필요할 때만 찾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교훈도 주었다.
봄이다. 꽃이 웃고 새가 노래하고 벌 나비는 춤을 춘다. 내가 좋아하는 손수건으로 이별의 눈물이나 비염의 콧물, 황사는 말고 입과 손 그리고 판소리를 열창하면서서 흘리는 땀만 닦고 싶다.
                      [2009.3.5.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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