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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한일신
작성일 2009-03-13 (금) 06:51
ㆍ추천: 0  ㆍ조회: 2264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전주안골노인복지복지회관 수필창작반 한일신



요즈음 아침이면 나는 공부하러 가는 학생처럼 희망에 부푼다. 내가 가는 곳은 주방용 요리기구를 팔며 각종 요리를 강습하는 곳이다. 그곳에 가면 요리를 사랑하는 많은 주부들을 만난다. 낯이 익어 만나는 사람마다 반갑고 정겹다. 이런저런 이야기들로 한바탕 시끌벅적하다가 요리 선생님이 강단에 서서 인사를 하면 강의실은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와 함께 장내는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진다. 초롱초롱한 눈망울들이 한곳으로 모이며 긴장한다. 입시공부에 임하는 수험생들처럼.

오늘 가르쳐 줄 요리가 소개된다. 오늘은 시루떡과 미역볶음, 해물스파케티, 두부 만들기, 삼겹스테이크 등 다양하다. 강사는 유머와 위트, 재치있는 말솜씨로 때때로 웃음바다를 만들어가며 마술 같은 손맛과 재주로 순식간에 척척 잘도 해낸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맛을 보면 인공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깊은 맛이 우러난다.

하나의 요리가 완성되기까지는 음식의 특성에 따라 들어가는 양념과 재료도 다양하다. 여러 과정을 거쳐 순차적으로 연결되어야 하며 손끝의 감각이나 기술로만 하는 게 아니란다. 사랑을 듬뿍 담아 즐거운 마음으로 만들어야 맛있는 음식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화가는 화실에서, 작가는 서재에서, 주부는 주방에서 작품을 만든다. 어느 화가의 그림이, 어느 작가의 글이 이처럼 아름답고 먹음직스러울까?  애정과 정성을 쏟아 아름답고 우아하게 만든 요리를 보면 예술품을 보는 듯하다.

강의를 무료로 하면서 매출을 위한 어떤 압박감은 주지 않는다. 열과 성을 다해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배운 걸 열심히 활용하여 인스턴트식품을 지양하고 자연식으로 집에서 해먹을 것을 권유한다. 외식을 하거나 라면 등으로 식사를 때우면 속이 쓰려 고생하는 나에게 하는 말 같다. 30대부터 70대까지의 주부들이 배움의 열정으로 똘똘 뭉쳐 2시간 이상을 꼼짝 않고 강의에 집중하여 하나라도 놓칠세라 열심히 보고 듣고 필기하기에 여념이 없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의 일이다. 소풍을 갈 때면 김밥 싸오는 아이들이 무척 부러웠다. 또한 잔칫집에 가서 잘 차려진 음식상을 보면 무척 궁금했다. 그러다가 기회가 주어져 한식조리 공부를 했지만 경험이 없다 보니 늘 미흡했다. 그런데 이곳에 오면 한식은 물론 중식, 양식 등 다양한 요리들을 아주 쉽고 간편하게 잘 가르쳐준다. 배운 걸 또 배워도 항상 새롭다. 시간이 금세 지나간다.

나도 요리를 잘하고 싶다. 서양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그리스 의사 BC460-377)는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이나 의사도 고치지 못한다.”라고 했다. 고혈압이나 당뇨 등 각종 성인병은 잘못된 식습관 때문이란다. 그러니 음식이 바로 만병을 고치는 의사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약물치료를 하면서도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라고 하나보다.

오늘은 강습이 끝난 뒤 동료 K를 따라 완주군 구이로 갔다. 단독주택으로 넓은 마당과 깔끔하게 잘 정리된 집안에 들어서니 벽에 걸린 성경구절이 평온함을 주었다. 창밖엔 멀찌감치 산이 병풍처럼 둘러 있고 졸졸졸 흐르는 물가에 두 마리의 소가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왔다. 건강이 좋지 않아  이곳에 터를 잡고 살면서 건강이 회복되어 잘 살고 있는데 이는 오로지 남편 덕이라며 행복해 했다. 주방 용기들이 반짝반짝 윤이 난다.

K는 날마다 배운 요리로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시간이 제일 즐겁다며 흐뭇해하는 표정으로 정갈하고 푸짐하게 점심을 차려준다. 평강과 과일, 쑥, 차 등 후식이 계속 나왔다. 전해주는 손끝이 정으로 가득했다. 산 좋고 물 좋은 자연을 닮아서인지 그녀의 후덕한 인심과 넉넉한 인간미가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우리는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는데 가랑비가 인제 그만 가라고 재촉하는 듯했다. 후한 대접에 고맙다는 인사말을 남기고 그의 집을 나오면서 생각에 잠겼다.

2008년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대한민국 국민의 걱정거리 1위로 10명 중 7명이(69.0%) 먹을거리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먹을거리가 많이 오염된 이 시대에 우리 주부들은 항상 깨어서 꾸준히 공부하는 자세로 가족의 주치의가 되어야겠다. 가족특성에 맞는 식품을 고르는 안목과 요리의  테크닉을 잘 살려 영양의 파괴를 줄이는 조리법 등을 익혀야겠다. 그래서 잘못된 식생활 습관을 바로잡아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 진정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주방에 들어가야 할 것 같다.

                                                                                                  (2009.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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