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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최정순
작성일 2009-03-11 (수) 16:32
ㆍ추천: 0  ㆍ조회: 2117      
세상은 배운만큼 보인다
세상은 배운 만큼 보인다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이의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아이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게 공부가 아닐까? 흔히 아이들은 왜 공부를 하는지도 모른 채 어른이 공부를 하라니까 그냥 한다. 부모들은 공부만 하라고 닦달을 하지 왜 해야만 하는지를 설명해 주는 부모는 별로 없지 싶다. 아이들은 자라며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알아가지만 확실한 이유를 깨달았을 때는 되돌릴 수 없는 위치에 이르렀을 때에야 후회하지만 타임머신이 없으니 옛날로 돌아갈 방법도 없다.
옛날에는 공부하는 선비를 제일로 알았고 현대에서도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인정받는 축이다. 그러나 현대 자본주의사회에서는 돈 많은 사람이 가장 양반으로 대접받으니 시대에 따라 가치개념이 변화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사회에서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일이고 인구가 많아짐에 따라 그 경쟁은 점점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처럼 땅은 좁고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경쟁은 더 치열해져 청소년들을 입시지옥으로 몰아넣고 있다.
인터넷에서 왜 공부해야 하는가를 검색하다 ‘스터디 코드’라는 공부하는 방법의 저자 동영상을 보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제대로 살기위하여 청소년들이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를 자신과 주위의 예를 들어 명쾌하게 풀어내고 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을 멋지게 살려면 명문대를 가라. 그리고 자존심과 미래의 꿈을 생각하고 공부를 열심히 해라. 그래야 나중에 억울하지 않을 것이다. 취업하려고 80번의 원서를 쓰고도 실업자로 남은 사람들이 소위 명문대 출신들은 아닐 것이다.
어느 기업에서 100명의 신입사원을 뽑는데 4,000명이 응시를 하면 회사측은 이 지원서들을 일일이 읽어볼 수 없을 것이다.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원서를 추릴 것이다. 실력이 아무리 출중하다고 해도 회사의 선별 방법에 못 미치면 탈락할 수밖에 없다.
인권이 평등하다는 미국도 예외일 수 없다. 미국의 어느 명문대학 전자공학과 학생들을 7일간 조건 없는 초대를 했다고 한다. 그것도 아름다운 섬에서 근사한 양복과 드레스를 입혀 파티를 열었다. 7일째 되는 날 컴퓨터의 황제 빌 게이츠가 나타나 졸업 후 우리 회사에 입사를 한다고 서명하면 고액의 연봉을 주고 타고 왔던 고급승용차를 가져가라고 했다. 열심히 공부한 믿을만한 인재에게 승부를 거는 건 어느 CEO나 마찬가지다. 준비된 사람을 선호하고 선발하는데 시간을 줄이는 건 상식이다.
공자께서도 말씀하시기를 공부란 앞으로 살날을 미리 준비하는 과정이며 그것이 우리가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공부를 해야 하는 본질이라고 했다. 자로가 스승 공자에게 왜 힘든 공부를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공자는 공부란 태평할 때 칼을 갈아두지 않으면 갑자기 적이 쳐 들어왔을 때 그들을 당할 수가 없는 것처럼 공부도 앞으로 닥칠 세상살이에 미리 슬기롭게 대처하자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공자는 또 공부는 농부가 농사철이 닥치기 전에 우물을 파고 둑을 쌓으며 농기구를 마련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한가한 겨울철에 우물을 파놓으면 가뭄에 논밭에 물을 대고 짐승도 먹일 수 있으며, 또 강가에 둑을 튼튼히 쌓으면 장마가 닥쳐도 걱정이 없고, 농기구를 미리 준비하면 봄에 삽과 괭이로 논밭을 갈아 씨를 뿌리고 호미로 김을 매고 낫으로 곡식을 거두어 큰 풍작을 맞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공부에는 때가 있는 법인데 어릴 때 그 기회를 놓치면 돌이키기 어렵다고 했다.
공자가 공부는 때를 놓치지 말고 미래를 위하여 해야 한다고 한 것은 오늘 날 같은 입시를 위한 공부를 의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교육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인성교육이 절실히 요구된다. 요즘 10대들의 대화를 들어보면 아이들의 입에서 나왔으리라고는 믿을 수가 없다. 그림자도 밟을세라 조심했다는 선생님을 향한 욕설은 기본이고 더러는 선생님을 구타했다는 기사도 있다. 교육의 위기를 실감한다.
그런데 오늘날의 학교교육은 어떤가? 오로지 인류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입시위주다. 의무교육인 중학교까지는 기초교육을 하지만 고등학교에서는 예능과목은 명목만 유지하고 영, 수, 국 위주로 한 교육을 하고 있다. 지식이 먼저가 아니고 인성을 잘 닦고 길러야 하는데 오로지 입시위주교육이 아이들을 황폐화 시키고 있다. 세계는 경쟁의 시대를 넘어 약육강식과 끊임없는 힘의 줄다리기다. 여기서 살아남을 민족은 과연 누구일까.
우리나라의 교육이념을 한 번 상기해 보자. 5000여 년 전 고조선의 건국이념이 바로 우리의 교육정신인 ‘홍익인간’이다. 홍익정신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여 사람들이 더불어 사는 세상으로 바꿀 수 있다. 홍익인간 10명이 100명이 되고 10,000명을 넘어 일억 명이 된다면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
그렇게 되려면 교육이념이 바로 서야 한다. 홍익인간 이화세계를 만들어 나갈 때 우리 한 민족은 물론 지구의 평화가 올 것이다.
                                  (2009.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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