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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나인강
작성일 2009-01-11 (일) 05:48
ㆍ추천: 0  ㆍ조회: 2589      
빚도 아닌 빚을 짓고 가신 할머니
빚도 아닌 빚을 지고 가신 할머니

                     전주안골노인복지회관 수필창작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수요반 나인강                    



작년 어느 뜨거운 여름, 성당에서 미사를 마친 뒤 차를 타고 나오는데 길가에 앉아 계시던 할머니 한 분이 손을 들었다. 차를 멈추고 물어보니 태워달라는 것이었다. 성당에 다니는 할머니였다. 할머니 집은 보통사람 걸음으로 10분이 못 걸리는 곳에 있었다. 집에까지 모셔다 드리면서 자녀가 없으시느냐고 물었더니,
“혼자 살지 뭘.”
하시면서 주먹에 쥐고 있던 구겨진 천 원과 백 원짜리 동전 몇 개를 의자에 놓고 내리시면서,
“고마우이.”
“돈 안 받아요.”
“돈 안 받는 기사도 있어?”
“저는 성당 다니는 사람이지 택시기사가 아니어요.”
“그래도 받아야지. 나는 빚지고는 못살아.”
하시는 것이었다. 겨우 돈을 손에 쥐어 드렸다. '작은 도움을 빚이라니…….' 그 뒤에도 두세 번 더 모셔다 드린 기억이 난다. 그런데 엊그제 그 할머니가 돌아가셨단다. 그 뒤 들은 얘긴데 고령이어서 택시를 잡아주어야 성당에 다닐 수 있었다고 했다.

빚지지 않으려는 그 마음을 생각하며 할머니의 내력을 들었다. 독립투사의 집안이지만 아들이 북쪽 김일성대학 교수여서 독립유공자 대접도 못 받고 홀로 사셨다는 것이다. 지난번 남북 이산가족상봉 때 아들을 한 번 만나고 혼자 지내셨단다. 혼자 한 많은 세월을 보내면서도 의지하고 애원했던 한 분이 계셨으니 그분이 바로 하느님이셨단다. 하느님을 얼마나 사랑하셨기에, 아니 하느님의 사랑을 얼마나 받으셨기에 걷지도 못하시면서 주일이면 성당을 찾으셨을까?
“나는 빚지고는 못 살아.”
하시던 그 할머니의 말씀이 떠오른다. 나는 빚도 지고 죄도 많이 지으면서 살고 있다. 그러기에 그 할머니의 말씀을 생각하면 얼굴이 붉어진다.

세상에는 빚을 지고 사는 사람이 너무도 많다. 자의든 타의든 빚을 지고 못 갚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형편이 어려워 못 갚을 수 도 있고, 고의로 떼어 먹을 수도 있다. 갚으려는 마음만 항상 가지고 산다면 언젠가는 빚을 갚고 타인에게 도움을 주며 사는 착한 사람이 될 것이다. 고의로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의 삶의 말로는 뻔한 일이 아닌가.

양심적인 빚은 얼마나 많은가. 남을 미워하고, 이간질하며 정신적으로 얼마나 많은 고통을 안겨 주던가. 지금은 남의 불행을 감싸주고 어려울 때 위로해주며 추우면 함께 에워싸고 어루만져 주는 사랑이 필요한 때이려니 싶다.

하느님의 사랑을 모르고, 쫒기듯 뛰고, 바쁜듯 회피하고, 빼앗기는듯 핑계만으로 하느님이 주시는 사랑을 얼마나 소홀히 했던가! 풀잎에 맺혀있는 이슬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도 애련함을 느낄 수 있고, 잎 진 나뭇가지 위에 앉은 한 마리의 새를 보고도 외로움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이 생기도록 사랑하는 법과 긍휼을 배워야하리라.

우리 주변에는 빚만 지고 사는 것이 아니라 남을 애타게 하고, 속이고, 울게 만들고, 심지어는 상처를 주고, 죽이는 죄를 짓고 사는 사람이 너무도 많다. 누구에게도 빚을 져서는 안 되지만 서로 사랑하는 빚은 지고 살아도 좋지 않겠는가.( 로마서 13:8 )

새해에는 할머니의 '빚 아닌 빚을 졌다.'는 말씀을 되새겨 보면서 더 이웃을 사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삼가 할머니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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