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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신기정
작성일 2009-01-03 (토) 04:02
ㆍ추천: 0  ㆍ조회: 2426      
몽키 폿 트리
몽키 폿 트리(Monkey Pot Tree)
                                        행촌수필문학회 신기정




‘몽키 폿’은 우리의 국립수목원에 해당하는 싱가포르의 국립식물원(Singapore Botanic Gardens)에서 보았던 나무다. 전체적인 모습은 우리의 참나무와 비슷한데 커다란 바구니 같은 희한한 열매를 달고 있었다. 열매 색깔은 푸른 나뭇잎에 대비되는 황갈색이었다. 익으면 아랫부분이 벌어지고, 씨앗은 주로 원숭이들이 즐겨 먹는다고 했다.

나무 이름은 “현명한 늙은 원숭이는 단지에 손을 넣는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라는 정글지역의 속담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늙은 원숭이들은 씨앗을 조금씩 꺼내어 먹는데 어린 녀석들은 욕심껏 많은 양을 움켜쥐어 낭패를 당하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실제 열대지방에서는 야자열매나 상자에 간신히 손이 들어갈 정도의 작은 구멍을 내고 그 안에 견과류를 넣어두어 원숭이를 생포한다고 한다. 유인된 원숭이를 내몰면 견과류를 움켜쥔 손이 야자열매에서 빠지지 않아 쉽게 잡힌다는 것이다.

비슷한 이솝 우화도 있다. 어느 날 늑대가 몸이 겨우 들어가는 구멍 속에 있는 음식을 보았다. 군침이 돈 늑대는 무작정 안에 들어가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그러나 잔뜩 부른 배로 구멍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오랫동안 붙들림의 공포와 배고픔을 겪고서야 탈출하게 된다. 모두다 과욕과 앞뒤 가리지 못하는 성급한 행동을 경계한 이야기다.

경제가 어려워지자 온갖 방법으로 사람들을 속여 돈을 뺏는 전화사기도 더 심하다고 한다. 목 좋은 땅을 권하는 ‘기획부동산’도 일확천금이라도 얻을 듯이 사람들을 현혹시켜 돈을 챙기는 사기다. 전문가들은 투자를 권하는 곳이 그렇게 좋다면 사기꾼들이 결코 남에게 권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인간의 탐욕과 이를 자극하는 사기꾼들의 기발한 수법에 오늘도 애꿎은 희생양이 속출하고 있다. 흔한 말로 세상에 공짜가 어디에 있을까? 자신의 땀과 노력이 없는‘한 방의 꿈’은 스스로를 나락으로 내모는 허황된 덫일 뿐이다.

만약 과일과 아이스크림이 있다면 무엇을 먼저 먹어야 할까? 이 경우 자극이 적은 과일을 먼저 먹는 것이 정답이다. 먼저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담백하고 깔끔한 과일 맛은 제대로 느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몸은 한 번 맛본 자극을 기억하며, 이후에는 더 강한 자극에만 반응하기 마련이다. 도박이나 마약에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헤어나지 못하고 좀 더 강한 자극을 찾다가 폐인이 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최근 인터넷 도박으로 문제가 된 연예인의 경우도 처음 잃은 돈에 대한 미련 때문에 그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많은 로또복권 당첨자들이 그로인해 오히려 불행해진 경우가 많다고 한다. 돈을 놓고 다투다가 가정이 깨진 경우도 있고, 어떤 이는 몇 십억 원의 당첨금을 탕진하고 절도범으로 붙잡히기도 했다. 통제하지 못한 행운이 오히려 그들에겐 불행이 된 것이다. 거액의 당첨금 일부를 과감히 기부한 사람들은 어떠했을까? 자료는 없지만 그나마 행복한 쪽이 더 많았을 거라 짐작된다. 그들은 주어진 행운에 감사하며, 스스로 욕심의 크기를 줄이는 현명한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오래전 여행사진에서 ‘몽키 폿’ 나무를 보며, 과유불급(過猶不及)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본다.

                           [2009.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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