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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오귀례
작성일 2008-12-31 (수) 18:57
ㆍ추천: 0  ㆍ조회: 2173      
첫눈 내리는 새벽길
첫눈 내리는 새벽길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수요반 오귀례




계절따라 기쁘고 아름다운 추억이 많았다. 어느덧 앙상한 나뭇가지에 하얀 눈꽃이 피고 온 들과 산은 흰옷을 갈아입는 겨울이 왔다.

첫눈이 소리없이 내린 오늘 새벽은 꼬마들이 썰매타기에 좋은 빙판길이었다. 남편과 나는 서로 손을 꼭 잡고 서로를 의지하며 이십여 분 정도 걸어서 새벽기도회에 참석하고 주님의 은총 아래 하루를 시작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기도하는 사람들은 주님과 동행하며 기도하기를 우선 생활화 한다.

집에 돌아올 때는 삼천천 천변을 거닌다. 평상시 그 많던 새벽 산책객들이 오늘은 집안에 꼭꼭 숨어 한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길다란 삼천천이 얼음판이 되어 우리를 반겨주며 가로등 불빛에 반짝인다.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이 건강의 보약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우리가 전주 진북동에서 이곳 평화동으로 이사온지 벌써 7년이 되었다. 퇴임 후 남편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마당발로 살던 그가 어느 때부터인가 술과 담배를 멀리하고 이순이 훨씬 넘어서는 나의 다정한 친구로 변했다.

이해도 저물어 가는 추운 겨울, 내 마음을 꿈틀거리게 하는 것이 있다. 남자를 알지 못하고 약혼한 마리아는 성령으로 잉태하여 12월 25일 마굿간에서 예수님을 낳았을 때 얼마나 춥고 어설펐을까?

이 땅에서 처녀의 몸을 빌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인성으로 태어나게 하신 하나님. 약혼자 요셉은 그 시대 얼마나 놀랐을까? 해산할 때까지 총각으로서 마리아를 돌보는 요셉은 어떤 사람이길래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하지 못했을까?

나를 깨워 맑은 공기를 마시며 정답게 데이트를 청하는 남편이 한 걸음씩 주님 가까이 간다. 포근한 눈꽃처럼 보기 좋은 남편의 노후생활에 나는 감사한다. 사랑의 관계로 살아가는 이웃 사람들이 소중하고 고맙다.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때지만 이 추위에 배고파 떠는 사람이 없기를 기도한다. 너도나도 분별있는 아름다운 가치관으로 서로서로 위로하며 검소하게 헤쳐나가는 이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새봄을 맞을 준비를 해야겠다 싶어 귀여운 어린아이의 맑고 빛나는 눈빛을 떠올려 본다.
                (2008.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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