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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정장영
ㆍ작성일	2009-03-26 (목)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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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량미달
함량미달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정장영

요즘 신문방송의 톱뉴스로 떠들썩한 게 모 대법관의 이메일사건이다. 세상에 비밀은 없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이 무색할 지경이다. 법원 내에서 이루어진 일이라 보안이 잘 될 것으로 믿고 대외비로 단속까지 했다. 그러나 구성원의 양식과 시대변천의 인식에 감각이 무딘 탓이다. 더욱 자유민주국가인 삼권분립제도 아래 사법부의 법관이고 법원장 직분으로 한 행위여서 국민적 관심이 매우 크다.

지금은 한때 집권당의 시녀로 추락한 검찰권의 확립과 신뢰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때다. 더욱 국민들은 엄정해야할 법관마저도 행정부에 동조하는 세상이 되었다니 실망이 클 뿐이다. 검찰은 법적으로 독립이 보장되어 있으나 대통령의 지휘감독을 받아야할 조직이라 별 수 없다고 치부해 왔다. 그러나 이번 일은 국민만을 바라보고 엄정 중립해야할 법관의 행위로서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재판 간섭행위냐, 행정 추진행위냐 하는 시비에 명확한 해명을 못하고 대법원은 진상규명소동에 빠졌다. 속된 말로 개인적 돌출행위일까, 함량미달일까! 또 앞으로 무사할까, 자진사퇴할까! 리콜 대상일까, 징계대상일까! 매우 궁금하다.
일전에는 행정부의 한 외교관인 모 서기관은 이란유적지에서 사소한 물건을 반출하려다 세관에 적발돼 국제적 망신을 샀다. 최고 학벌과 최상의 고시를 치른 뒤 여러 전형과정을 거처 오를 대로 오른 고급공무원의 일이다. 국민정서와는 너무 거리가 머니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

세상사 남의 말은 쉽게들 하지만 모든 공직자는 스스로 자성해볼 점이 많다고 생각된다. 나도 퇴직한지는 오래 됐지만 공직인 교직생활로 교사, 교감, 교장직분을 40여 년 간 지냈다. 진정 학생들을 위한 행위를 했었는지! 혹시 직분에 걸맞지 않은 함량미달의 행동은 없었는지! 늦었지만 스스로 자평해 볼 기회였다.

모든 상품들도 제조제작규정에 따라 함량미달이거나 초과되면 불량품으로 낙인 찍혀 식품은 환수 폐기하여 보상하고, 공산품은 리콜(recall)이나 환수와 변상소동이 벌어진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 KS마크제니 검자마크제 등 제도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소비자보호를 위한 여러 법률과 단체까지 생긴 세상이 되었다.
제품도 아닌 사람을 물품으로 비하(卑下)하여 속된 말로 ‘함량미달’이라 표현해 보았다. 오죽하면 인간답지 않고 직분에 걸맞지 않은 처신이니 사람대우를 할 수 없는 행위라 이렇게 폄하(貶下)된 말이 적당하지 않겠는가?

아직도 “정치가 국민을 따라가지 못 한다.”고들 하지만 많이 발전하여 주민소환제까지 마련되었다. 함량미달 일부 의원들은 지역발전은 외면하고 잿밥에 어두워 부조리와 이권개입에 걸려 리콜(recall)당하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이제 스스로 챙기고 지켜 나가야할 우리의 권리와 의무를 각성할 때다. 과연 이 나라의 삼권분립에 사법부는 이상이 없겠는가? 모두들 지켜볼 일이고 모든 3부의 공직후보자는 철저한 검증과정에 따라 현명한 선탁만 있을 뿐이다. 그래야 공직사회에서 함량미달이란 단어가 사라질 게 아니겠는가? (2009. 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