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앳된 열여덟 어린나이에 세계를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고 여왕이 되어 돌아왔다. 꿈의 200점대를 훨씬 넘은 세계 최초의 신기록을 수립한 것이다.
얼음판에서 하는 운동으로는 스케이팅과 아이스하키가 있다. 스케이팅은 스피드 스케이팅, 피겨 스케이팅, 쇼트트랙으로 나누어진다. 피겨 스케이팅은 싱글, 페어, 아이스 댄싱이 있으며, 그리고 동계 스포츠의 꽃, 눈 위에서 즐기는 스키가 있다.
피겨스케이팅(Figure Skating)은 높은 테크닉과 현란한 예술성을 요구하는 아름다운 운동으로 여성에게 더 친숙하다. 아름다움과 멋을 추구하는 예술적인 운동으로 수중발레, 리듬체조, 체조, 다이빙, 무용으로 분류되는 발레 등이 있다. 피겨 스케이팅은 정(靜)과 동(動)이 어우러진 아름다움의 으뜸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이 어수선하여 국민들은 양 어깨가 축 처져있는데, 심심찮게 즐거운 소식들이 우리의 시름을 달래준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박태환과 야구선수들, 엊그제 끝난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서의 아쉬운 준우승, 이번엔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가 일본의 세계적인 선수 아사다 마오와 안도 미키를 시원스레 누르고 우리 민족에게 크나큰 기쁨을 가져다주었다.
한때 피겨 스케이트는 미국과 유럽, 일본의 독무대였다. 1980년대는 볼륨이 큰 독일의 카타리나 비트가, 90년대는 신비스런 혼혈 중국계 미국인 미쉘 콴이 전설처럼 주름잡고 있었다. 금세기에는 일본의 안도 미키, 아사다 마오, 우리의 자랑스러운 김연아가 트로이카 체제를 이루고 있다.
나는 영재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한 사람이다. 우리나라는 뒤늦게 2000년에야 영재교육진흥법이 제정되었다. 우수한 인력은 유아기부터 특수교육을 시켜 국가인적 자원으로 삼아야 한다. 1960년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IQ 220인 김웅용 군은 제도상의 희생양이 된 줄 안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엔 영재교육시설과 전문 교육자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교육열이 세계으뜸인 우리나라는 사교육으로 일구어 온 현실 이였다. 피아니스트 한동일, 바둑의 이창호, 첼로의 장한나, 골프의 박세리 김미현, 수영의 박태환, 피겨의 김연아등 기라성 같은 영재들이 많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국가에서 그들에게 교육의 터전을 마련해주지 못했었다. 열성적인 부모들의 사교육에 의하여 성공한 영재들이다. 그들은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빛내고 있다. 그러나 김웅용처럼 수많은 영재들이 적절한 교육을 받지 못하여 안개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용수철처럼 튀어 올라 한 마리 나비가 되어 사뿐히 내려앉고 팽이처럼 황홀한 빠른 회전,
백조처럼 우아한 유영, 은반에서 토란잎에 아침이슬방울 구르듯 자유자재로 매끄럽고 막힘이 없다. 동양적인 신비스러움과 선이 예쁜 몸매, 해맑은 미소, 강열한 눈빛, 단정한 의상, 물 흐르듯 자연스런 스케이팅, 어느 것 하나 흠 잡을 데 없는 완벽! 그것이었다. 배경음악과 조화를 이룬 안무 등으로 관중의 기립박수를 아니 받을 수 없었다. 연출된 작품이지만 탄성이 저절로 나왔다.
어린 소녀 김연아는 몇 년간 무리한 프로그램과 잦은 부상 탓으로 아사다 마오와 안도 미키에 가려 2인자로서 큰 좌절과 아픔이 있었으나, 드디어 그 큰 산을 넘었다. 큰 점수 차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그의 앞길엔 탄탄대로가 펼쳐져 있다. 오랫동안 챔피언으로서 종주국에서 붙여준 여왕의 자리를 지켜주기 바란다. 내년 동계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를 오래 오래 지켜서 가장 장수챔피언이 되기를 바란다. 몇 안 되는 선수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위대한 승리를 거둔 김연아 선수가 장하고 대견하다.
영재 한 명의 국가기여도는 외교관 수십 명의 몫을 한다고 생각한다. 하루빨리 앞날이 기대되는 우수한 인재를 찾아내어서 훌륭한 교육을 시켜 넓은 세계의 바다에 띄워야한다. 영재교육진흥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하루 빨리 보완, 제정되기를 바란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로서는 훌륭한 인재양성 만이 우리의 살길이고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니겠는가.
[2009/03/3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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