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길고 춥게 느껴졌던 겨울이 지나고 어느새 춘곤증이 가득한 봄이 왔다. 나른하고 입맛이 떨어지는 때이고, 지구의 이상기온에 의한 변덕스런 기후 때문인지 따사로운 햇살인 것 같아 밖으로 나가보면 찬바람이 불고 있다. 낮에는 따뜻한데 밤에는 춥다. 이런 기온차이 때문에 주위에서 감기로 고생하는 사람도 많다.
나 역시 코감기가 떠나지 않는다. 봄이 되면 면역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이런 증상들이 나타나는데 이럴 때 가장 좋은 대표 음식은 역시 봄나물이다. 대부분 쌉쌀한 맛을 지니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옛말에 입에 쓰면 몸에 좋다고 했다. 봄나물은 냉이, 달래, 취나물, 쑥, 두룹, 방풍나물, 엄 나무순, 가죽 순, 옻나무 순, 오가피순, 등 다양하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나와는 거리가 멀다. 잘 알지 못하는 것도 있고, 채취하려면 있는 곳도 알아야 하고 장비도 있어야하는데, 나에게는 그런 것이 없을 뿐 아니라 설령 있다 한들 교통수단이 안 되고, 몰라서도 가지 못하고 또 보이지 않으니 소용이 없다.
나는 돌나물을 좋아한다. 쉽게 얻을 수 있고 먹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효능이나 맛 어느 것 하나 뒤지지 않으면서 입맛을 돋우어 주기 때문이다. 나는 일주일에 2,3일은 학산으로 가는데 대문을 열고 나가면 집 앞 화단에도 있고 산을 올라가려면 집 주위 모퉁이 울타리를 돌아가는데 막 벗어나서 산등성이로 올라가기 전 잡초 속에 어우러져 돌나물이 있다. 번식률도 좋아 한 번 나기 시작하면 채취하기가 쉽다. 비닐봉지에다 손으로 뜯어와 잘 씻어 초고추장에다 버무려 먹으면 맛과 향이 아주 좋다. 김치, 물김치, 비빔밥고명, 돌나물잡채, 돌나물비빔국수, 피자의 로핑, 등 다양한 요리의 식재료로 활용하고 있다. 효능은 해열작용, 소염작용이 있어 인후염완화, 간 보호, 황달, 급성만성간염증상 개선, 호흡기, 소화기, 등에 효과가 있다. 그래서인지 술집에서 안주로 나올 때도 있지만, 특히 나에게는 아주 딱이다. 술을 좋아하고 2번이나 수혈을 하고 간에 대한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돌나물에 들어 있는 칼슘은 우유의 2배이며 수분함량도 수박보다 많아 콜로스토리의 수치를 낮춰 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한 비타민이 풍부해 육류와 궁합이 잘 맞아 서로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해 준다. 여성들의 폐경이후에 호르몬 감소로 인한 고지혈증, 부탄력 감소, 골다고증을 개선할 수 있다. 돌나물이 쉽게 얻을 수 있고 먹을 수도 있어 가볍게 여길 수도 있지만, 모든 면에서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듯 무엇이든 가까이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도 몸에 좋은 것이 많다는 것은 좋은 교훈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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