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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서상옥
ㆍ작성일	2010-01-18 (월)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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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원을 모으기보가 추억을 만들라
1억 원을 모으기보다 추억을 만들라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서상옥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금요반

2010년 새해를 맞아 처음으로 방송되는 아침마당 초대석에 개그맨 윤세윤과 주철환 PD가 무대에 올라왔다. 내 인생의 별이요, 내 인생의 등불이라면서 자기의 결혼식에 주례를 맡아주셨던 극작가 주철환 PD와 함께 윤세윤의 인사말로 아침무대가 환하게 열렸다.
사회자로부터 결혼식장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때 지금까지 마음속에 남아 내 꿈을 이룰 수 있는 말씀 한마디가 있다. 바로 “1억 원을 모으기보다 추억을 만들라!”고 한 말씀이었다. 참으로 멋지고 감동적인 말이었다.

주철환 교수는 후배들에게 그야말로 멘토의 왕이요, 등대였다. 그에게는 학창시절에 꿈을 심어준 은사님이 한 분 계셨다. 어느 날 담임선생님도 아닌 국어 선생님이 교내 백일장 대회에서 우수작으로 뽑힌 제 글을 보고 “네 자품이 제법이구나! 이번 교내 문학의 밤에는 네가 출연하면 좋겠다.”고 하시면서 격려해 주셨다.
〈인생찬가〉를 쓴 롱펠로우는 자기의 화살이 어느 곳에 꽂히느냐에 따라 운명이 좌우된다고 하였다. 주철환 교수의 화살은 바로 이 은사님의 칭찬 한마디에 꽂혀 지금까지 가슴에 머물러 있다고 한다. 이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는 스승, 나도 저렇게 훌륭한 선생이 되어야지 하는 꿈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스승은 인생의 안내자다. 희망한대로 국어국문과를 나와 한 때는 교단에 서 보기도 했고, 극작가로서 빛을 보기도 했으며, 마침내 방송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몸이 불편해서 나오지 못한 은사님과 전화로 목 멘 인사를 주고받는 장면은 너무나도 가슴을 울려주었다. “선생님! 안녕하셨어요?" "응! 나도 잘 있어! 그리고 항상 자네를 지켜보고 있네.”

나 역시 초등학교시절, 은사님을 잊을 수가 없다. 졸업식장에서 졸업장과 함께 당신의 명함판 사진 한 장씩을 나누어 주면서 어깨를 토닥거려 주시던 은사님! “너는 무엇이던 잘 할 수 있을 거야. 열심히 공부해라.” 그 한 말씀이 오늘날까지 나를 지켜주었다고 믿는다. 세월이 살 같이 흘러 그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면서 살아 온 지 어느덧 고희를 넘긴 지 오래다. 스승과 제자는 똑같이 백발이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은사님의 정겨운 말씀은 잊을 수가 없다.
은사님이 변산초등학교 교장으로 계실 때였다. 어느 여름날 우리 제자들을 초대하였다.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변산 해수욕장에서 밤을 지새며 친구처럼 뛰놀던 기억이 새롭다. 모래밭에 새긴 우정은 파란 물결에 씻겨 갔지만 그 아름다웠던 추억은 지금도 내 가슴에 남아 있다.

유서 깊은 고도(古都) 익산 변두리에서 자연을 즐기며 사시는 은사님은 미수(米壽)를 내다보면서도 건재하시니 참 다행이다. 나는 자주 연락을 주고받는 편이다. 지난해에는 늦깎이로 문단에 등단했다는 내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뻐하셨다. 봄에는 시인(詩人)으로 등단하고 가을에는 수필가(隨筆家)로 등단했으니 그야말로 문단의 2관왕이 되었다고 찬사를 보내 주셨다.
“자네는 무엇인가 해낼 줄 알았네!”
스승은 언제나 제자들을 지켜보고 있다. 그러기에 옛날부터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 하지 않았던가. 언제나 감사할 따름이다.

이 세상에는 빛을 남긴 사람들이 많다. 성현군자들과 위대한 과학자들은 모두 인류를 위한 등불이었다. 모세는 이스라엘의 등대였고, 마하트마 간디는 인도의 등불이었다. 아인슈타인은 물리학의 횃불이요, 슈바이처는 원시적인 아프리카의 등불이었다. 절망 속에 방황하는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안겨준 헬렌켈러나 세계적인 악성 베토벤은 우리 인류에게 영원한 빛을 남겨 주었다.

어느 천재소년의 일기 한 구절이 생각난다.
"모든 악을 미분하고 선을 적분하면 얼마나 좋은 세상이 될까?"
올해에는 악하고 더러운 것들을 모두 미분해 버리고 선을 쌓아 이제라도 멋진 삶의 추억을 만들고 싶다.
소망에 벅찬 경인(庚寅)년 새해를 맞아 백호의 기백과 힘찬 기상으로 새로운 꿈을 가지고 나아가야겠다. 내가 꿈을 이루면 누군가에게 꿈이 되고 빛이 된다지 않던가? 많은 돈을 모으기보다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면서 살아가리라.
(20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