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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최윤
작성일 2009-09-15 (화) 03:58
ㆍ추천: 0  ㆍ조회: 2895      
다시 돌아온 고향
다시 돌아온 고향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수요반 최윤


아기가 태어나서 우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가 잘 때 엄마의 자궁 안에서처럼 웅크리고 자면 왠지 편안함을 느끼는 것, 아기가 보챌 때 엄마 몸속의 양수와 같은 온도의 물속에 들어가게 했을 때 아기가 안정감을 느끼는 것, 그리고 어머니의 심장소리와 같은 진동을 들려주었을 때 아기들은 안정을 느끼며 마치 고향에 돌아온 평화로움을 맛본다고 한다.

나는 다시 내 고향으로 돌아왔다. 겨우 3년만이지만 어디론가 긴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전주에 돌아온 나의 생활은 변한 게 별로 없다. 사실 아파트 크기가 그전보다 좀 넓어졌을 뿐 가구의 배치도 그전 집과 똑같다. 그러나 변한 것이 있다면 청소를 하다가도 설거지를 하면서도 바깥을 자주 내다본다는 점이다. 군산에 살 때는 창밖을 잘 바라보지 않았다. 그냥 낯설고 답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곳의 창으로 바라보면 전주 시내가 다 보인다. 집안일을 하면서 익숙한 건물들을 바라본다. 마음만 먹으면 저곳으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왠지 즐겁다. 그리고 야경도 꽤 멋지다. 전 집주인 아주머니가 야경이 멋진 층이라면서 집세를 올려 받아야 한다고 했던 말이 이젠 이해가 간다. 그 야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렸을 때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에 쓰일 나무를 서리하러 아빠와 뒷산에 올라갔던 기억이 난다. 새벽녘에 산 위에서 내려다 본 시내의 가로등 불빛과 자동차 불빛을 보며 예뻐서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나만의 생각 같지만 지나치는 사람들의 얼굴도 정겹다. 다른 나라도 아닌데 군산 사람들과는 달리 내게 익숙한 생김새들이다. 좀 화가 난듯한 사람들의 음성도 정겹다. 예전엔 소음이 들리면 짜증이 났는데 이곳은 소음조차 친숙하다. 새벽녘의 오토바이 소리도, 취객의 소리도, 서툰 피아노 소리도 내겐 익숙해서, 자다가 깨어도 금방 다시 잠이 든다. 그리고 집 뒤엔 산이 있어서인지 밤이면 온갖 풀벌레와 새가 모여 노래를 한다. 군산은 바닷가여서 매미소리도, 풀벌레 소리도 듣기가 어려웠다. 어느 날, 자다가 방울소리가 들렸다. 귀뚜라미 소린가 했더니 엄마가 찌르레기 소리라 했다. 마치 작은 종소리처럼 들렸다. 이상하게도 자연의 소리는 시끄럽지가 않아 좋다. 오히려 자장가처럼 들리고, 교향악 소리 같다. 자연의 교향악 중에 단연 소프라노는 ‘소쩍새’ 라는 생각을 한다. 드라마 ‘전설의 고향’에나 나올듯한 소쩍새 소리를 난 어려서부터 좋아했다. 왠지 여름에 너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다. 바람이 불면 나뭇잎들 흔들리는 소리가 들리고, 뻐꾸기가 울기도 한다.

집에 있다가 무료하면 10분 거리인 친정으로 향한다. 혼자 먹기 싫어 자주 거르던 끼니도 이젠 잘 챙긴다. 집에 가서 엄마가 정성껏 챙겨준 음식을 가족들과 맛있게 먹는다. 집에 가는 길에 익숙한 상점들을 구경하며 가다가 30년 이 곳 토박이인 아는 아주머니와 만나기도 한다. 월요일에는 내 모교인 전주남초등학교에서 조회하는 소리도 들린다. 아직도 초등학교 옆엔 어렸을 때 이용했던 문구점이 그대로 있다. 그리고 세종대왕 동상이며 나무들도 아직 그대로다.

결혼 전엔 왜 그리도 이곳을 떠나고 싶어 했을까? 익숙하고 단조로운 것이 지겨워서 그런 것 같고, 그것이 진정한 평화로움이었다는 것을 모르고 살았던 것 같다. 아무튼 다시 고향에 돌아와 기쁘다. 이젠 그리워만했던 사물, 사람들을 만나고 싶으면 당장이라도 볼 수 있다. 아마 3년간의 이별이 없었더라면 이런 행복을 느낄 수 없었을 것이다. 같이 온 남편은 아직 이곳이 낯설겠지만 난 고향에 돌아와서 참 좋다. 정말 나의 집으로 돌아온 느낌이다.


                                            (2009.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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