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조루 공식 홈페이지, 운조루닷컴!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회원등록
커뮤니티
홈지기 소개
전체방문 : 15,771,206
오늘방문 : 233
어제방문 :
전체글등록 : 6,444
오늘글등록 : 1
전체답변글 : 162
댓글및쪽글 : 3990


 essay
'행촌' 에세이모음
작성자 정장영
작성일 2009-03-02 (월) 04:11
ㆍ추천: 0  ㆍ조회: 2252      
졸업의 계절에는
졸업의 계절은 왔건만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정장영



 졸업의 계절을 맞을 때마다 서운함과 남다른 감회가 스친다. 파란 많은 삶을 살면서 수난도 많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세월은 더 빠르다. 그래서 옛사람들이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다고 했던가보다.
 격동기에 태어나 이제까지 살아남은 것조차도 참으로 다행이며 기적이려니 싶다. 중일전쟁, 세계 제2차 대전, 조국광복, 미군정시절의 좌우갈등, 한국전쟁 등 나는 젊은 시절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아 생사를 넘나들었다. 일제 때는 우리 선배들이 정해진 수학연한을 단축하고 징병과 징용으로 희생을 강요당했다. 동년배들은 조국광복 뒤 좌우갈등과, 한국전쟁 때는 대한민국의 수호를 위해 자의든 타의든 학습보다 전선을 택해 학교를 떠나야만했었다.
올해 역시 졸업계절은 다가왔지만 예전 같지 않다. 세계적 금융공황과 불경기 탓으로 취업난이 심하여 졸업식자체가 축복받지 못한 분위기다. 세상이 안정되고 경기가 좋아야 졸업도 축복받는 분위기가 되는 모양이다. 더구나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善終) 소식 때문에 졸업의 계절은 일반대중의 관심조차 끌지 못했다.
나 역시 옛날에 몇 번의 축복 받을 졸업기회가 있었지만 씁쓸한 서류상의 졸업을 했기에 잊혀 지지 않는다. 세계 제2차 대전(일명: 대동아전쟁, 태평양전쟁) 중이었지만 초등교육을 마치려던 무렵. 일본열도는 패색(敗色)이 짙어져 대도시에서도 전시 피난교육(공습을 피해 학년단위로 농촌학교에 집단피난)에 시달렸다. 우리 학급도 집단으로 6개월 동안 시가겐(滋賀縣)농촌학교에서 지냈다. 본토 공습이 잦아진 1945년 초봄, 졸업식만큼은 본교에서 한다는 계획아래 귀교하여 3월 14일 졸업식을 갖기로 하고 그 전날 예행연습까지 했었다.
하교 때 담임선생님으로부터 그제는 도쿄[東京], 어제는 나고야[名古屋]대공습이 있었으니 오늘밤이 위험하다는 주의를 들었다. 예고는 적중하여 하룻밤 사이에 우리 가족은 이재민이 되어 며칠 뒤 타다 남은 교무실 한쪽에서 개별적으로 졸업장을 받은 것이 첫 번째 졸업장이다. 전쟁의 와중에 중학교에 진학했으나 학습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고, 그해 가을 귀국으로 학업이 중단되었다.
조국광복 뒤 미군정시절 중등교육은 3년제(초급중학)와 6년제(고급중학)였다. 노력 끝에 한글을 해득한 뒤 취학한 곳이 남원공립농업중학교다. 5학년 때 6·25를 맞아 전란으로 또다시 학업이 중단된 불운을 겪었다. 학제변경(중3, 고3)으로 두 번째 서류상으로 중학교졸업을 했었다.
늦게 시작한 학업이 광복으로 2년, 6·25로 2년, 결국 4년이나 늦어진 학창생활을 하게 된 셈이다. 전주사범학교 재학 때는 전시학생유보 연령초과로 졸업 2개월을 앞두고 군에 징집되어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한 게 세 번째 졸업이었다. 당시 병역법에는 사범학교를 졸업하면 동법 제63조에 따라 징집유예가 되었다. 1년만 더 빨리 취학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 뿐이었다. 사범학교 졸업생으로서 비록 법적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장장 6년간의 군대생활을 했지만 휴전이 된 뒤 군복무를 하게 된 것만으로도 행복으로 여겨야만 했다.
교직생활 40년간 졸업생을 보낼 때마다 과거가 회상되어 아쉬움에 잠겼었다.
“너희들은 때를 잘 타고나서 모든 교육과정을 제대로 이수하고 행복하게 축복을 받으며 졸업식을 맞게 되니 참으로 부러운 세대다.”
라고 생각한지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가슴 아프게도 나처럼 시국 탓이 아니라 가난 탓으로 명색이 의무교육이었지만 중퇴하거나 졸업식에 참석 못한 어린이들도 꽤 많았다.
광복이후 반세기동안 높아진 향학열은 질보다 양적발전을 가져왔었다. 한때는 콩나물교실과 우골탑이란 새로운 부정적인 낱말이 생겨나기도 했었다. 더러는 교육비를 부담하지 못한 계층도 많았지만 오늘의 한국건설에 초석이 되었음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돌이켜 보면 우리 세대는 변화무쌍한 시국상황에 따라 잦은 전학으로 정상적인 수업은 물론 교육과정 한 번 제대로 이수하지 못하였다. 부족한 학습교재 때문에 자학자습으로 학업을 마쳤으니 지금도 아쉬움만 남는다. 이제 정선되고 새로워진 교육과정과 발전한 교육환경, 넘쳐나는 학습참고서가 마냥 부럽다. 이 시대에 다시 태어난다면 제대로 진로를 선택하고 충분한 면학으로 제대로 졸업식을 겪어보고 싶다. 요사이 늦게나마 만학(晩學)으로 각 급 학교 교육과정을 마치고 졸업의 기쁨을 만끽(滿喫)하는 분들에게 진정으로 축하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졸업식 모습도 많이 달라졌다. 울음바다였던 졸업식은 사라진지 오래다. 모두 상급학교로 진학하니 울음이 나올 수 없다.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그래서 학교에서도 졸업이란 말이 차츰 사라져 ‘졸업장수여식’으로 바뀌었다. 또한 초, 중, 고, 대학별 차이는 있지만 부대행사가 다채로워졌으나 옛날 같이 축복을 못 받으니 냉랭한 분위기다. 심지어 식장에 나가지도 않고 서류만 찾아가는 진풍경도 생겼다. 대학을 나와야 취업이 막막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심지어 졸업을 될 수 있으면 미루려는 경향도 생겨났다. 더욱 평생학습이란 개념에 졸업이란 말은 이미 뜻이 바래버린 것이다. 언제 경기가 회복되어 ‘졸업생전원 취업’이 되어 예전같이 후끈한 졸업식을 맞을 수 있을까?
경기(景氣)란 참으로 무서운 것이구나 싶다. 내년 졸업식은 사회적 관심을 끌 수 있는 졸업시즌이 되기를 빌어마지 않는다.
                                (2009. 2.20.)


  0
3500
-->
    글 제 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중전, 미안하오 송병운 2009-04-09 2429
진정으로 행복하고 복 있는 사람 윤효숙 2009-04-09 2195
워낭소리 오귀례 2009-04-09 2471
사랑의 반지 박인경 2009-04-08 2830
세 가지 행운 이순종 2009-04-08 2175
사바사바 정장영 2009-04-08 2309
1달러의 기적 이의 2009-04-07 2115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 송민석 2009-04-07 2130
만 원짜리 여행 김상권 2009-04-06 2398
새로운 문학상, 새로운 문학행사들 김학 2009-04-06 2215
소 판 돈 김미자 2009-04-06 2283
내 나이 예순 여섯 살 때 김학 2009-04-05 2153
푸른 꽃 바다에 빨간 나비가 날아 김길남 2009-04-05 2083
호루라기 부는 사람 김동영 2009-04-05 2512
호박씨 한 알 김학 2009-04-04 2309
철부지와 철든 아이 양희선 2009-04-04 2217
자매의 기도 함경자 2009-04-03 2483
새벽을 여는 사람들 한일신 2009-04-03 2328
그때 강물은 따뜻했다 정장영 2009-04-03 2460
좋은 친구 이해진 2009-04-02 1886
1,,,201202203204205206207208209210,,,227
운조루 10대 정신


*주소: 전라남도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 103 ,061-781-2644,
*이길순 (류홍수 어머니) : 010-8904-2644, *류정수 : 010-9177-7705연락처(클릭!)
*사이트 관리: 유종안 010-7223-1691 yujongan@daum.net
Copyright (c) 2008 운조루 http://unjoru.com All right reserved